★★★☆☆


영화 감상의 만족도를 구성하는 요소들 가운데에는 '발견의 기쁨'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거의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추격자>를 보신 분들은 완성도 높은 한국영화, 그것도 하드보일드 스릴러의 발견을 기뻐하셨을테고 더군다나 나흥진 감독이라는 능력있는 신인 감독의 발견을 기뻐하셨을 겁니다. 김윤석과 하정우라는 배우들의 연기를 이전에 못보셨거나 또는 출연작을 보더라도 유심히 봐두지 않으셨던 분들은 <추격자>를 통해 이들을 발견하는 기쁨 또한 누리셨을 겁니다. 그 분들이 몹시 부럽습니다. 영화를 통해 이미 알고 있거나 들었던 사실을 '확인'만 한다는 것은 모르는 상태에서 발견하는 기쁨에 비할 바가 못됩니다. 저에게 <추격자>는 영화가 아주 끝내주게 잘 만들었다는 소식을 확인하는 영화였고 김윤석과 하정우의 뛰어난 연기력을 다시 확인하는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발견의 기쁨은 거의 얻지 못한 영화였습니다.

발견의 기쁨은 영화 감상의 만족도를 구성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아닙니다. 새롭게 발견할 일이 없다 하더라도 그야말로 영화가 좋으면 얼마든지 영화 감상의 큰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영화가 좋다는 건 무엇보다 내용과 주제가 자기 취향에 잘 맞는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취향의 문제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그런 영화는 발견의 기쁨이 없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만족할 수가 있습니다. 아마도 <추격자>를 보고와서 발견의 기쁨이 없이 여러 가지를 확인만 하고 말았다는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자체가 이 영화의 내용과 주제가 제 취향에 맞지 않아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취향이 많이 바뀐 탓일까요? 최근에 본 <스위니 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의 잔혹 장면도 그리 썩 보기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또 보고 싶은가? 사양하겠습니다.

(스포일러가 엄청 많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술적인 면에서 <추격자>는 번번히 장르의 컨벤션을 빗겨나가는, 무척이나 될성부른 영화입니다. 탈출에 성공한 미진(서영희)이 끝내 영민(하정우)의 장도리에 맞아 죽는 장면은 <추격자>를 장르의 무덤에서 탈출시키는 일등공신의 역할을 합니다. 미진이 끝내 처참하게 살해당함으로써 이 영화는 가족 이데올로기에 봉사하는 영화도 아니요 허접한 해피엔딩을 선사하는 영화도 아닌, 말 그대로 절망과 고통의 정서만을 안겨주는 보기드문 하드보일드 픽션으로 남게 됩니다. <추격자>는 더군다나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좋을 대목들은 절대 제 입으로 떠들지를 않는 예의바름까지 갖춘 영화더군요.1) 미진의 어린 딸이 다름아닌 중호(김윤석)의 딸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중호의 절박함을 설명하는 아주 중요한 동기 요소입니다만 영화는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힌트만을 던져줄 뿐 배우들의 입를 통해서는 끝내 발설하지 않습니다. 이 역시 피붙이에 대한 인간의 애착을 노골적으로 전시하지 않음으로써 다른 상업 영화들(상업성이 있어야만 하는 강박을 못이겨 상업성의 무덤 안에서 죽어버리는 많은 영화들)로부터 스스로를 차별화해내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만약 미진이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으로 끝났다면 어땠을까요? 잘 나가던 영화가 막판에 허접해졌을까요? 물론 오직 절망과 고통의 정서만을 남겨주는 지금의 <추격자>로 남을 수는 없었겠죠. 하지만 저는 미진이 죽지 않았다 하더라도 중호에게는 영민과 최후의 결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진이 죽지 않았더라면 미진과 중호, 그리고 그들의 딸에게는 새로운 시작의 기회가 주어졌으리라 생각합니다.(굳이 단란한 가정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없고 셋이 한 자리에 있는 모습만 잠깐 보여주고 끝내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미진이 죽기 전까지 영화를 잘 달리게 했던 감독의 능력이라면 미진을 굳이 죽이지 않았더라도 얼마든지 가족 판타지의 덫에 빠져들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훌륭한 영화를 완성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러나 <추격자>의 세계에는 구원이란게 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단편 <완벽한 도미 요리>(2005)의 그 감독 장편 데뷔작이라고 해서 저 역시 봉준호 감독을 떠올렸습니다. <지리멸렬>(1994)이라는 단편 이후 첫 장편 <플란다스의 개>(2000)로 깜짝 놀라게 했던 그 재능이 다시 한번 출연했나 보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추격자>를 직접 보고나니 봉준호 감독과는 전혀 다른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란 생각만 듭니다.(물론 나흥진 감독 입장에서도 제 2의 봉준호라는 말을 안듣는 편이 나은 것이겠죠) 내용 상으로는 <살인의 추억>(2003)에서 못 다 이룬 권선징악의 판타지를 속 시원히 해결해주는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을 <추격자>는 차라리 최동훈 감독의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003)이나 최 호 감독의 세번째 장편 <사생결단>(2006)과 비교가 될만 합니다. 탄탄한 현장 조사로 사실적인 드라마를 구성하고 있는 데다가 거침없이 달려주는 하드보일드를 지향하는 점이 유사합니다. 여러 차례 반복되는 장도리 액션은 혹시 <올드보이>(2003)의 오마쥬일까요? 이건 괜히 갖다붙여 본 것이니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시고요.2)

<추격자>를 보는 동안 흥분과 긴장이 그리 많이 느껴지질 않았던 건 왜였을까요. 아마도 우리의 주인공 중호가 김윤석이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반드시 잡아낼 것이고 또 싸워 이길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거든요. 애타는 절박감은 있으나 긴장이나 공포감은 많지 않은 영화가 <추격자>입니다. 영화가 관객들에게 스릴을 제공하려면 주인공을 해하려는 상대방이 미지의 존재이거나 압도적으로 강한 존재여야 하잖아요. 그래서 <추격자>는 미진이 영민의 위협 하에 놓여있을 때에만 어느 정도의 긴장과 스릴을 전달합니다. 그래서 미진을 살려놓은 후에 중호가 "너 이리와 개새끼"하면서 가뿐하게 혼내주고 끝나는 것이 차라리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일체의 판타지를 거부하고 지극히 사실적인 액션과 내러티브만을 고집합니다.3) 아무튼 이런 한국영화가 아주 잘 만들어져서 많은 관객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건 분명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연쇄살인범의 범행 동기를 굳이 밝히지 않는다는 얘길 어디선가 봤는데, 영화가 그런 부분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는 건 아니더군요. 범인의 과거를 보여주기 위해 플래쉬백한다거나 자기 입으로 주절주절 떠드는 대신 심문 과정을 통해 충분하게 설명하고 있는 점 역시 <추적자>가 괜찮은 영화로 인식되게 해주는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 중호와 영민의 맞대결 장면 역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악당이 잘난 척 주절주절 떠들다가 결국 혼구멍이 난다'는 식의 컨벤션이 없습니다.

2) 사실 영화를 보는 도중에 생각난 다른 영화는 <공공의 적>(2002)이었어요. 정신나간 연쇄살인범과 그를 잡고자 하는 누군가의 이야기. <공공의 적>의 억지로 구겨넣는 듯한 캐릭터 조형 방식에 비하면 <추격자>는 정말 흠잡을 데가 없어 보입니다. 영화를 보고난 이후에 김윤석 보다 하정우의 잔상이 훨씬 더 강하게 남을 정도예요.

3) 물론 그러기엔 중호의 캐릭터부터가 판타지와는 거리가 너무 멀었죠. 정두홍식 액션을 싫어하는 저로서는 꽤 훌륭한 액션을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 무술감독이 누구신가 찾아봤더니 서울액션스쿨의 유상섭으로 나오네요. 무술감독이 궁금해서 크리딧 찾아보기는 또 처음입니다. 물론 감독의 연출 의도에 맞춰 동선을 디자인하고 연습시키는 것이 무술감독의 역할이겠지만요.
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10 : Comment 28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페니웨이™ 2008.02.21 10:42

    리뷰 잘봤습니다. 일단 오타하나.. 김두홍(x)->정두홍(o)입니다 ^^ 저도 이 양반의 무술안무를 꽤 싫어합니다. 너무 빙글빙글 돌아요~

    저는 [추격자]리뷰를 포기했는데요, 이유는 잘 만들었지만 다른사람에게 권하기엔 부담가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심리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워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꼭 저렇게까지 진하게 만들어야 했을까"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물론 요즘 관객들의 눈높이에서 어지간한 충격요법은 먹히지 않은 시대이기 때문에 그럴거라고는 하더라도, 암튼 마이 힘들었습니다.

    덧붙이자면 [추격자]는 삭제된 장면도 꽤 되는 작품입니다. 이작품이 오리지널 그대로 간다면 얼마나 더 하드할런지 상상만해도 ㅎㄷㄷ입니다. DVD에서는 분명 그 복원장면이 나올것이 확실시 됩니다만.. ㅡㅡ;;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2.21 12:33 신고

      하핫. 김두홍은 제 동창 이름이랍니다. 수정하겠습니다. ^^

      저도 비슷합니다. 잘 만든 영화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막상 보는 중에 흥미로운 부분이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나는 왜 <추격자>를 보면서 그다지 즐겁지가 않았나를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발견'의 기쁨이 없었다느니 하는 얘기까지 꺼내게 됐습니다. 제 경우 <복수는 나의 것>과 <돌이킬 수 없는>도 기본적인 정서는 비슷했지만 이렇게 무덤덤하게 보지는 않았었거든요. 시각적인 충격이 얼마나 더 보여지느냐의 문제와는 좀 다른 아쉬운 부분이 <추격자>에 있었던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배트맨 2008.02.21 12:33

    꼬마 아이가 김윤석의 딸이기도 한 것이였었나요? 생각해보니 그럴수도 있을 것 같네요. 편의점에서 아이가 사발면을 먹고 있을때 나누는 대화를 떠올려보니까요.

    감독 인터뷰를 보았는데 범행 동기를 일부러 삽입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동기는 취조 장면에서 아주 친절하게 알려주는 것 같던데, 왜 그런 인터뷰를 했는지는 의문스럽네요. 취조당하면서 범인이 유일하게 - 경찰서 안에 있는동안 - 반응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아주 격하게 반응을 하죠. 그렇게 경찰들 앞에서 소심하게 있던 녀석이요.. 그외 살아남은 매춘부의 이야기에서도 짐작할 수 있었고요..

    저는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과 같은 올해 최고의 발견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상영관을 찾은 것인데요. 그만큼의 임팩트는 없더군요. ^^* 물론 영화는 전체적으로 흥미롭게 진행이 되었지만요.

    저도 긴장감이라던가 박진감 같은 것은 생각외로 느낄수가 없었어요. 대신 흥미로움과 안타까움은 유지가 되었지만요. 전자까지 모두 갖추어졌다면 정말 흥분감에 몸을 떨면서 나왔을텐데요. 아쉬움이 조금은 남는 작품이네요. ^^;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2.21 13:33 신고

      저도 아무 이유없이 사람을 죽이는 절대악 캐릭터가 하나 나왔나 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장르적인 관습에 따라 밝히지 않고 있을 뿐이지 범행 동기나 몇 가지 중요한 사항들은 영화 속에 다 넣어두었더군요. <추격자>가 다른 영화들에 비해 훨씬 잘 했던 부분인데 왜 그렇게 알려졌을까 궁금하더군요. 감독 인터뷰를 저도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기대했던 것 보다 덜 긴장하고 덜 흥미로워하면서 봤던 영화였어요. 그래서 상당히 섭섭합니다. ㅎㅎ 잔혹한 장면이 더 많았다고 좋아라 했을리는 없겠고요, 영화가 절망과 고통의 정서만을 남겨준다 하더라도 그게 내 것이 되지 못하고 겉으로 떠돌기만 하다가 끝나는 그런 경우였어요.

      김윤석 보다 하정우가 연기하는 모습의 잔상이 더 강하네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2.22 00:23 신고

      감독 인터뷰에서 여자 아이가 중호(김윤석)의 딸로 설정된 것이 아님을 확인했습니다. 범행 동기 보다 중호의 과거나 그토록 애타게 미진을 찾아다니는 동기를 더 숨겨놓은 점이 인상적이네요. 감독 말로는 범인이나 중호나, 똑같은 부류라고 하는데 좀 의외였습니다. 중호의 동기도 여러가지일 수 있고 관객이 상상하라는 거였어요. 저로서는 저렇게까지 절박하게 찾아다니는 건 딸 아이의 엄마인 미진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논리적인 설명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한방블르스 2008.02.21 13:07 신고

    "<추격자>의 세계에는 구원이 없습니다."라는 말씀에 절대 공감합니다. 위의 배트맨님의 말처럼 아이가 혹(?) 김윤석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였지만 영화에서는 관객의 상상으로 넘기더군요. 하지만 마지막 '병상'신은 그 의구심이 맞다는 방향으로 가지게 하였습니다.

    미진을 살렸다면 살인자의 무차별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아무도 살아남지 않고 또 왜 살인을 하였는지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도 없는 것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탄탄하기는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전직 형사를 부각시키기 위하여 남(모든 형사들)을 바보로 만들어야 했냐는 점입니다. 개그에서 남을 비하하면서 자신을 부각시키는 저질 개그가 떠오르는 것은 저의 지나친 오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2.21 13:29 신고

      저는 주인공과 여자 아이의 관계가 실제로 딸이 아니더라도 주인공은 여자 아이를 자기 딸로 생각했다는 데에 확신을 갖고 있어요. 마지막 장면에서 범인을 장도리로 끝내 내려치지 못한 이유도 자기라도 딸 아이를 보살펴야 한다는 '피붙이에 대한 애착과 고려'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영화는 이런 것들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기 때문에 관객들은 제각각 상상할 수 있는 거죠. ^^

      미진이 살아남는 것으로 하면 어땠을까 하는 건 순전히 저 혼자의 상상입니다. 영화가 지향했던 방향 자체에 대해 의문을 한번 던져본 거예요. 꼭 이렇게 좌절감만 안겨주는 영화로 끝냈어야 했느냐는 거죠.

      다른 형사들에 대한 묘사는 주인공과 범인의 맞대결 국면을 만들기 위해 불가피한 설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영화 속에서 경찰 조직은 무능력자들의 집단으로 그려지곤 하죠. 사실 <추격자>는 우리나라 사회의 '계급이 깡패'인 상황을 비교적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현실 교회와 범인의 정신세계(하정우의 방 안에 가득했던 예수의 벽화)를 은근히 연결시키고 있기도 하고요. 그러나 이런 부분을 직접 연결시키지 않더라도 영화가 궁극적으로 지향했던 지점에 성공적으로 도달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중요하게 다룰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다른 어떤 한국영화에 비해 <추격자>에서 다뤄지는 형사들의 모습은 굉장히 사실적이었어요. 처음 선배 경찰들이 중호의 전화를 받고 어시장 앞에 대기하고 있는 장면에서는 그들이 뭐하는 사람들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형사들이 바보가 아니라 구조(검찰-경찰서-파출소)가 바보 같이 묘사된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것 때문에 범인이 풀려나고 미진을 죽일 수 있었다는게 이 영화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관객들의 감정을 이끌어 내는 데에)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2.21 17:35 신고

      나홍진 감독 인터뷰들을 찾아 읽어보는 중입니다. 경찰 수사과정 취재에 관한 대목에서, "사실 취재과정에서 느낀 것은 개개인들은 너무나 훌륭하고 멋있고 프로페셔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스템이 그들을 뒷받침 해주지 못 했다. 솔직히 왜 그런 시스템을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다. 개개인의 능력이 단체 안에서 좀 더 배가돼야 하는데 그것을 약화 시키는 시스템을 보며 울화통이 터지더라"고 합니다. 영화에서도 경찰들이 그리 무능하게 보이지는 않더라고요. 단지 법 제도와 여러 상황들이 뻔히 범인인 것을 알면서도 놔줄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거였죠. 마지막 대결 장면에서 경찰들이 우루루 나타났을 때는 '저것들 또 뒷북이네'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뭐 어쩔 수 없는 설정이 아니냐는 생각을 했고요. ^^

    • addr | edit/del BlogIcon 한방블르스 2008.02.21 17:54 신고

      인터뷰를 보니 가졌던 의구심이 사라졌습니다. 감사합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2.22 00:24 신고

      여자 아이와 중호(김윤석)의 관계에 대해 감독 인터뷰에서 확인한 점과 관련, 한방블르스님 포스트에 댓글 남겼습니다. 트랙백 감사합니다. ^^

  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배트맨 2008.02.21 13:57

    엔딩 크레딧을 보다가 저도 서울액션스쿨이 표기되는 것을 보았는데요.
    제가 알기로는 서울액션스쿨을 세운 것이 정두홍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정두홍의 문하생이 아닐까 싶은데요..

    저도 정두홍의 액션/무술은 합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서 싫어하는데요. <달콤한 인생>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은 바뀌게 되었습니다. ^^;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2.21 15:38 신고

      그쵸. 서울액션스쿨 대표가 정두홍씨예요.
      그래서 표현을 '정두홍식'이 아니라 '류승완/정두홍식'이나
      '홍콩식' 액션이라고 해야 하나 잠시 고민했었습니다.
      정두홍씨의 실력이나 활동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정두홍식' 액션이라고 하면 대충 어떤 스타일을 의미하는지
      가장 쉽게 통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어떤 액션 감독이든 연출자가 요구하는 스타일에 맞춰서
      동선을 짜고 지도를 하고 그런 거겠죠. ^^

  5.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아쉬타카 2008.02.21 14:16 신고

    추격자를 좋게 보신 분들 가운데도, 아무래도 암울한 결말 때문에 불편해 하시는 분들도 꽤 계신것 같았습니다. 저는 뭐 영화는 영화이고, 이런 영환 이래서 좋고, 저런 영환 저래서 좋다는 생각이지만, 예전 <미스트>가 그랬던 것 처럼 엔딩의 분위기라던가 주요인물의 죽음이 감상의 전반적으로 끼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네요 ^^;
    신어지님의 생각대로 결말 부분을 이어갔다면, 좀 더 '신난' 영화가 될 수도 있었을 것 같네요 ^^;
    감독이 영화를 기획하게 된 동기 자체가 무능한 경찰에 대한 분노였기 때문에, 결국 아무것도 바로잡지 못한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영화를 끌고 간 것 같네요. 감상기 잘 보았습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2.21 15:51 신고

      주인공이 행복해지면서 끝나거나 불행해지고 죽으면서 끝나거나, 그 감정을 함께 느끼면서 영화관을 나올 수 있는 것이 가장 행복한 감상이라고 생각해요. 감정이입, 몰입이라는 건데요 그게 잘 되는 쪽이 좋은 영화이고 좋은 영화 감상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격자>는 상당히 잘 만들어진 영화였음에도 몰입이 잘 안되더군요. 암울한 결말도 불편했다기 보다는 그 불편함 마저 좀 무덤덤했다고 할까요.

      네 저도 제가 상상한 다른 결말대로 영화가 만들어질 수는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애초에 지향점 자체가 그게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아쉬타카님은 <추격자>의 기획 의도가 무능한 경찰에 대한 분노라고 보시는군요. 솔직히 저는 <추격자>에서 경찰 조직에 대한 분노가 잘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한방블루스님이 말씀하신 것이 오히려 영화의 연출의도를 잘 파악하신 것이 되겠군요. 현행 법 체계가 그런 범법자를 그냥 풀어줄 수 밖에 없다는 건 분노할 일이 아니라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되거든요. 제가 경찰이나 현행 법 체계의 입장을 너무 이해해주는 편이라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6.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주드 2008.02.21 15:28 신고

    끝내 미진을 죽인것이 저에겐 좀 충격이었어요.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생각해보니 그 장면 하나로 인해서 영화 전반적인 느낌이 명확하게 결정지어 지더군요. 제 생각으론 꽤 영리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나저나 신어지님도 해가 바뀐거 아직 실감하지 못하시나봐요. 제목에 추격자 제작연도가 2007로 되어있네요. 왠지 리뷰보다는 이 부분에 더 공감이 가는군요.ㅋㅋ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2.21 16:03 신고

      꽤나 정성들여 찍었더라고요. <스위니 토드>에서 판사를 죽이는 장면 만큼이나 화려하고 또 그만큼 효과적이었던 사실상의 클라이막스였어요. 클로즈업과 피 튀는 효과, 음악과 하정우의 표정까지 기술적인 면에서 거의 최상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지나고 나니 중호가 범인을 장도리로 내려치려고 할 때는 관객들이 모두 쳐라 쳐! 하게 되는 거죠. 하지만 영화는 그런 기대마저도 배신하고요. ㅋ

      <추격자>가 2008년 개봉이지만 제작 연도는 2007년으로 되어 있어서요. 하지만 수입 영화도 아니고 한국영화 최신작이니 2008년으로 해주는게 훨씬 낫겠습니다. 사실 '작년에 끝냈어야 할 그 일' 아직도 들고 있는 것도 맞아요. 어떤 연유에서건 태클 보다는 공감을 해주시는게 반갑습니다. ㅎㅎ

    • addr | edit/del BlogIcon 슈리 2008.03.03 23:58 신고

      친구들하고 같이보면서 그 장면에서 감독님이 좀 멋진 분이라고 하더라구요. 저도 끝내 그 분이 죽지 않았다면 영화의 매력 중 하나가 사라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3.04 09:18 신고

      현재 상영되고 있는 <추격자>에서 미진의 죽음은 내러티브 상에서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죠. 이 부분이 큰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7.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tmrw 2008.02.21 16:49 신고

    공짜로 볼일이 생겨서 이걸 무려 심야로 봤어요 OTL.
    게다가 하정우는 초딩 동창이라..머 저랑 직접적으로는 친분이 없지만 ㅋㅋ. 왠지 ㅋㅋ
    한번 보자 어떻길래..하고 봤는데..잠을 제대로 못잤어요. 자꾸 생각나서요..
    생각해보면 스토리야 뭐 그런 살인마 얘기지.. 단순하긴한데,
    저도모르게 은근 정신적 충격을 좀 받았나봐요.ㅋㅋ

    요즘 검찰과 경찰 사이의 시스템에 의한 폐해를 잘 보여주더군요. 증거불충분으로 그냥 풀려나는건 충분히 가능한 얘기고. 얼굴 좀 망가뜨렸다 사람들 난리날까봐 몸사리는것도 뭐 충분히 이해되고요.
    미진이가 동네슈퍼로 숨었을땐 아 죽겠구나..싶더라구요. 슈퍼아즘마 너무짜징. -.-;
    아줌마 연기때문인지..암튼 그부분 좀 억지스럽단 생각을 했구요.. 근데 영화가 전반적으로 별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긴 하더라구요.

    다른거 다 제껴두고 밤에 집에오는데 아 진짜 무서워서 -.-;;
    잊으려 노력중이라..포스팅두 안할려구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2.21 17:24 신고

      어떤 분은 이 영화 보고 현관 자물쇠까지 바꾸셨다는군요.
      어제 우연히 다음 뉴스의 사회면 페이지를 봤는데 뭔 놈의
      연쇄살인 사건이 많은지... 아직 감독 인터뷰를 못읽어봐서
      정확한 기획 의도를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 영화를 통해
      허술한 법 제도에 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했던
      것이라면 의도했던 바를 잘 이룬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연쇄살인범이 어떤 식으로 법망을 피해가는지를 사실적으로
      잘 보여준 작품이 되는 거죠.
      그럼에도 제 경우에는 그런 연출 의도 보다는 상업적인
      재미 쪽에만 신경을 기울였던 영화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살인의 추억>과 다시 한번 비교가
      될 수 있을 것도 같네요.

      은근한 정신적 충격, 잘 극복하시길 바랄께요. ^^;

  8.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풀코 2008.02.22 10:37 신고

    비오는날이였습니다. 제가 예전에 살던 집 바로앞에, 어떤 남자가 우산을 받쳐들고 어떤 여자와 실랑이를 하다가, 자기네 집으로 들어가더군요 .. 속으로 허~ 참 남여관계란 쯧쯧 ~ 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저 앞집에 경찰이 쫙 깔리더라구요 .. 그리고 제가 보는 모습 그대로 tv에서 앞집을 생중계를 하고있었습니다. 그 남자, 유영철이였습니다...... ㅠㅠ 그래서 오늘 아마 이 영화를 보러갈것 같아요 .. 유영철사건 영화라 ... ^^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2.22 12:36 신고

      ㅎㄷㄷ한 얘기를 들려주시는군요. <추격자>가 원래 유영철 사건을 계기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던 작품이라더군요. 완성한 것이 3년 전이고 이후에 30차례 정도 수정하면서 현재의 작품이 나왔다고 합니다. 우리 사는 현실하고 너무 유사한 내용인데다가 또 굉장히 잘 만들기까지 해서 적잖이 놀라고 가시는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9.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truewriter 2008.02.23 00:41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신어지님 글(또 더불어는 덧글들)을 통해 느끼는 듯 하네요...

    저 또한 '김미진/서영희'를 죽게하지 않는 씬은 어땠을까 생각한번 해봤는데...음.

    어떻게보면 감독 나홍진 개인의 능력만으로 이루어진 영화라기 보단
    많은 스탭들의 노고나 그런 것이 어우러진(무엇보다 실화에 의지한?)
    작품이라고 평할수도 있겠어요^^

    어디선가 어떤 분 말씀대로.. 저도 미국영화 <조디악>이 더 무서웠답니다..
    하긴 데이빗 핀처와 신출내기 감독을 같은 선상에 놓는다는건...좀 어폐겠지요..만^^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2.23 14:14 신고

      김미진이 끝내 살해당하게 된다는 점이 <추격자>를 성공적인 작품으로 만든 가장 큰 요인이고 또한 '영화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높은 완성도의 영화를 만들어낸 것은 물론 참여한 모든 스탭들의 공이지만 <추격자>와 같이 연출자의 선택에 의해 차별화가 많이 된 경우는 아무래도 나홍진 감독 개인이 많은 주목을 받게 되는 것 같네요.

      <조디악>도 머리가 쭈뼛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장면이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고단한 느낌을 준 영화였어요. 러닝타임 자체도 상당히 길었고요. <추격자>는 관객들이 기대하는 수준에 가까운 기술적인 완성도를 보여준 한국영화이지만 제작 여건이 훨씬 좋은 해외의 경우와 같이 비교하게 되면 여전히 미흡한 부분도 있을 수 밖에 없겠죠. ^^

  10.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finicky 2008.02.23 02:49 신고

    극중 김미진이 결국 죽는다는 설정은, 영화 내적으로는 그 완성도를 더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요, 같이 본 여자애 말이, 너무 소름끼치도록 무서웠고, 실제로 몸이 아파올 정도로 괴로웠다고 하더라구요. 이 영화가 만약 흥행한다면, 그 사회적 영향력 - 특히 그건 '한국의 여자' 에게 한정될 수도 있겠네요 - 까지 고려해볼만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여자친구 택시 태워 보내기도 무서워 지잖아요. 이건 일종의 남성 중심 영화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해요. 단지 '더러운 남성의 모습' 을 까발린다는 핑계는 실제로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심리적 고통을 치료해주지는 못할것 같고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2.23 14:20 신고

      제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그런 거예요. <추격자>는 현실 한국 사회에서 소재를 가져온 굉장히 잘 만들어진 한국영화거든요. 인간 존재에 대한 연민이나 사회 정의 쪽 보다는 말 그대로 인간에 대한 공포가 너무 실재와 같이 느껴졌다는 거죠. 그게 <추격자>의 뛰어난 점이기도 하지만 영화가 과연 거기까지 갈 필요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저는 영화 자체 보다 이 영화를 보고 현관문 자물쇠를 바꿨다는 분의 얘기나 finicky님 친구분과 같은 후일담이 더 충격으로 느껴지고 있어요.

  1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GoldSoul 2008.03.10 19:26 신고

    제 주위에 <추격자>를 본 친구들은 (거의 여자예요) 영화 얘기를 꺼내면 소름이 돋는다면서 거기에 대해서 더 말하지 말자고 해요. 제 동생은 제가 <추격자> 얘기를 꺼내면 귀부터 막아버려요. 뭔가 자기에게도 일어날 것같은 느낌이라면서요. 영화 본 뒤로 문단속을 철저하게 하고 있다는 친구말에 저도 밤에 창문들을 꼭꼭 잠그고 있어요. ㅠ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3.11 00:33 신고

      flicky님이 <주노>에 관해 쓴 글을 읽다가 생각난 건데요, <추격자>가 기분 나쁜 건 표현 방식 자체가 아니라 다양한 표현 요소들을 통해 드러나는 만든 이의 진심이 꺼림직하기 때문이예요. <주노>와 오늘 본 <4개월, 3주... 2일>은 여성성에 관한 전혀 다른 톤의 영화였지만 그 진심, 인간에 대한 태도는 얼마든지 어깨동무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었거든요. 하지만 <추격자>는 내 어깨를 움츠리며 자리를 피하게 만드는 몹시 의심스러운 성질의 것이었던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