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듯이 보였던 전기·전자·정보통신 산업이 최근 몇 년 간은 정체된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 보다 더 빠르고 뛰어난 기술 개발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문제는 지나치게 높은 사양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없기 때문에 몇 년 전에 이미 상용화된 것들과 비슷한 정도의 성능에 전력 관리 등의 효율성을 좀 더 강조하는 추세로 전환된 탓입니다. CPU나 메모리 뿐만 아니라 OS와 각종 어플리케이션들 역시 몇 년 전에 사용하던 것들을 지금도 큰 불편함 없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지요. 그 보다 더 좋은 것들이 나와도 그다지 큰 호응은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제가 최근에 구입한 전기·전자·정보통신 관련 제품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라고 할만한 물건이 하나 있어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이것이 뭐에 쓰는 물건인고 하니 바로 노트북 어댑터에 연결해서 쓰라고 만들어진 전원 케이블입니다. 최근 넷북/미니노트북의 열풍 속에서 아무도 지적하지 않고 있던 구시대적인 어댑터와 전원 케이블의 문제적 구성에 매우 간단한 발상의 전환으로 매우 큰 변화를 주고 있는 매우 작은 부속품이지요.




기존의 노트북용 전원 케이블은 데스크탑용과 거의 비슷한 엄청난 두께와 무게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노트북 무게를 아무리 줄여도 결국 어댑터와 이 거대한 전원 케이블 때문에 가방의 부피와 무게는 커질 수 밖에 없는 노릇이죠. 그런데 미니 전원케이블은 어떻습니까. 말이 필요 없습니다.




노트북을 들고 나갈 일이 없어서 기존이 전원케이블에 큰 불만이 없으시다고요. 그럼 위의 사진은 어떠신가요. 노트북 전원 공급 장치의 연결을 이렇게 깔끔하게 하고 지낼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저는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여기에 필적할 만한 노트북 전원 공급 장치는 델 미니 시리즈의 일체형 어댑터 정도 밖에 없을 겁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거리가 짧아진 만큼 긴 거리를 소화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그 만큼 긴 케이블을 필요로 하는 경우를 저는 여태껏 보지 못했습니다. 또 한 가지는 과도한 전력 사용으로 인해 케이블이 과열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기존의 굵은 케이블에 길이만 짧게 한 제품이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제 경우 지금까지 저 짧고 얇은 케이블이 문제가 된 일은 없었습니다.


구멍 3개짜리인 것을 꼭 확인하고 사세요. 2개짜리도 있거든요.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이 효과 좋은 전원 케이블의 가격이 일반적인 택배비 보다도 싸다는 겁니다. (이쯤되면 10개 정도 사서 주변 분들 나눠주고 싶어지죠) 소매가 기준이 그러하니 대량 구입을 하게 되면 불과 몇 백원이 될 수도 있겠지요. 이쯤되면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왜 노트북 제조사들은 이제까지 길고 무거우며 거추장스러운 데스크탑 시절의 전원 케이블을 고집해왔는가? 지금이라도 미니 전원케이블을 하나 더 줄 생각은 없는 것인가?

혁신은 이제껏 듣도 보도 못한 신기한 기술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아주 간단한 발상의 전환으로 사용자들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안겨주는 방식도 있을 수 있다는, 너무 당연하지만 실제로는 그리 자주 발견하게 되지 않는 사실을 이 작은 전원케이블을 통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5년간 사용해본 전기·전자·정보통신 제품들 가운데 이 제품이 가장 혁신적이고 그래서 비용 대비 효과가 좋았습니다. 이견 있으신 분은 얼마든지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2 : Comment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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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날개 2009.06.28 17:35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정말 첨단 기술이 녹아들어간 그런 혁신적인 제품을 말하는 줄 알았어요. ㅋㅋ
    혁신적인 IT 소모품이란 주장에는 완전 공감입니다.
    근데 이거 어디서 살 수 있나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9.06.28 19:05 신고

      첨단이 아니어도 이 정도면 충분히 혁신적이지 않나요. ㅎㅎ
      '미니 전원케이블'로 검색해보시면 두세 군데 파는 곳이 나옵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Psi 2009.06.29 00:54 신고

    와우. 최고네요. 어뎁터가 무거워서 많이 곤란했었는데...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9.06.29 08:29 신고

      예전에 비해 어댑터의 크기와 무게가 많이 줄었으니
      여기에 미니 전원케이블을 곁들이면 훨씬 가벼워지실 겁니다. ^^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mahabanya 2009.06.29 16:15

    살짝 낚인 기분도 들지만 노트북/넷북 사용하는 사람들은 반론을 제기하기 힘든 orz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9.06.29 17:23 신고

      ㅎㅎ 감사합니다. 노트북 때는 원래 그런 거겠거니 주는대로 썼었지만 넷북/미니노트북이라고 휴대성을 강조하면서도 여전히 전원케이블은 기존의 두껍고 무거운 걸 제공하고 있으니 참 거시기한 일이죠.

  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woodstock 2009.06.30 11:10

    대박 낚시 타이틀이네요 하하....하긴 무거운 케이블에 항상 불만을 가지면서도 이렇게 만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사용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니 왜 진작 보급되지 않았는지가 이상할 정도네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9.06.30 21:11 신고

      UMPC/MID 제품들의 경우 일체형으로 만들어진 훨씬 가벼운 어댑터가 제공되곤 하죠. 기존의 전원 케이블이 안정적인 전원 공급과 혹시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의 목적이 있긴 하겠지만 적어도 저전력/저전압/저발열의 넷북/미니노트북 계열에는 그렇게 두꺼울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저는 메인으로 쓰는 펜린 노트북에 저걸 쓰는 중인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네요.

      낚으려는 의도 보다는 미니 전원케이블을 손에 쥔 순간 떠오른 생각이 저거였어요. 10년은 좀 이론의 여지가 있을 것 같아 5년으로 줄였습니다만. ㅎㅎ

  5.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필그레이 2010.06.07 10:12 신고

    신어지님~~~이거 대박인데요?+_+ 당장 구입해야겠어요.!!!오우.완전 감사드려요요요욧.ㅋㅋ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10.06.07 20:43 신고

      현재까지 굉장히 하드하게 사용했던 때에도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잘 찾아 구입해서 사용하세요. ^^

  6. addr | edit/del | reply landashy 2010.08.13 01:31

    실제로 회사에서 사용하게 되면, 전원선 길이가 짧을 때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앉았던 회사의 책상과 전원까지의 거리가 멀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사용하는 것은 짧은 길이와 긴 길이를 전부 소화해내는 버튼을 누르면 말리는 형태의 전원선입니다.
    몇 년 전에 일본에서 근무 할 때에 필요해서 샀는데, 가격은 좀 나갔습니다.(일본에서는 뭐든 가격이 나갑니다. 상품명은 FILCO. 아마 일본의 중소 기업이겠지요.) 진공 청소기의 전원선 처럼 당겨서 선의 길이를 늘리고 가지고 다닐때나 선이 거추장 스러워서 정리할 필요가 있을때는 한번 당겼다가 놓으면 선이 말려 들어갔습니다. 완전히 말렸을 때의 크기는 손바닥의 절반정도. 그리고 끝까지 선을 빼면 120 cm에 달했지요. 구멍은 두개짜리입니다만...

    차라리 이쪽이 혁신적이라고 해야 올바를 듯 합니다. 그냥 겨우 선의 길이를 짧게 한 것이 혁신적인 상품이라고 부르기에는 그렇군요. 언제나 사용자의 가장 최적의 선의 길이를 유지할 수 있는 filco 사의 제품이 혁신적이라고 봅니다.(정말 편합니다. 선이 거추장 스럽지도 않고, 또 짧지도 않고, 1미터 20센티 이내라면 얼마든지 길이를 조정할 수 있어서)
    제가 이 제품을 구입한 시기는 2007년 이었습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10.08.13 13:02 신고

      사실 이 글은 저렇게 짧고 가벼운 전원 케이블이 정말 '혁신'이라는 표현에 어울려서가 아니라 미니노트북 제품에 데스크탑용 전원 케이블을 넣어주고 있는 제조사들을 비아냥하기 위해 쓴 겁니다. 말씀해주신 돌돌이형 노트북 전원 케이블이 콘센트까지 거리가 먼 경우에도 대응이 가능한 훨씬 참신한 아이디인 것 같네요. 좋은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