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제영화제 도착 첫 날, 계속해서 영화를 보는 대신 가볼만한 행사가 뭐가 있을까 싶어서 찾아봤더니 해운대 바닷가에서 레드카펫 행사를 하더군요. 오후에 롯데시네마에서 <힌드미스>를 보고 해운대로 돌아와 숙소 문제를 해결한 다음(그리하여 무거운 짐을 더이상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어 좋더군요. 하지만 방값은 무시무시했습니다.) 해운대 바닷가로 천천히 나가봤습니다. 해운대에 마련된 피프 빌리지에는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3층짜리 피프 파빌리온이 있어서 멀리서부터 눈에 잘 띄더군요. 네온사인이 켜지고 서치라이트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었습니다. 해변도로가 영화 포스터들로 장식되면서 그야말로 영화의 거리로 변신한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13회 부산 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 행사 장소는 스타 로드(Star Road)라고 명명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피프 파빌리온까지 이어지는 구간이었습니다. 파라다이스 호텔을 나와 걷다가 중간에 보도 사진 기자들을 위해 마련된 포토존에서 잠시 포즈를 취해준 다음 마지막으로 피프 센터로 들어가는 거죠. 피프 센터 쪽에는 차량들이 순서대로 대기를 하고 있다가 레드카펫 행사를 마치고 나온 배우들을 태우고 떠나는 식이었습니다. 경호 인력들과 경찰들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는 가운데 꽤 많은 인파가 행사를 지켜보기 위해 모여있었습니다. 얼굴을 아는 배우가 나올 때마다 파라다이스 호텔 쪽에서 큰 환호성이 터져나왔기 때문에 그 환호성의 크기에 따라 이제 보게 될 배우가 과연 누구인지 기대해보는 재미가 있더군요. 반면에 잘 모르는 외국 배우들이 나올 때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가 없어 조금 답답했습니다.





저도 자리를 잡고 부산 시장과 안성기씨, 김동호 위원장과 강수연씨를 필두로 배우들이 하나씩 지나갈 때마다 갖고 있던 똑딱이 디카로 열심히 사진을 찍어보긴 했습니다만 제대로 건진 사진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워낙에 야간인데다가 특히 배우가 빠른 발걸음으로 지나가버리는 경우에는 이건 뭐 초점을 제대로 맞출 수가 없더군요. 걸음 빠르기로는 오광록씨가 최고였고요 두 명의 한국계 미국인 배우인 문 블러드굿과 제임스 카이슨 리는 좌우에 모인 관람객들을 향해 90도 각도로 인사를 하는 상당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레드카펫 행사에서 정말로 사진을 좀 찍고 싶다 할 때에는 최대한 포토존 근처에 자리를 잡고 배우들이 가만히 서서 포즈를 취해주고 있을 때 촬영을 시도하는 편이 가장 낫겠더군요. 조명도 밝고 무엇보다 피사체가 가만히 서 있어주니까요.

아래는 제가 찍은 사진들 가운데에서 그나마 잘 나온 편인 한국배우 사진들입니다.







너무 오래 서있었더니 무릎에 이어 등짝까지 아파오길래 10시쯤 자리를 떴습니다. 잠시 후 파라다이스 호텔 쪽에서 지금까지 들어본 중에 가장 큰 환호성이 터지더군요. 다니엘 헤니였습니다. ㅋ

5년 전에 처음 갔을 때 부산 국제영화제의 중심은 남포동이었고 해운대는 메가박스를 중심으로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수준이었습니다만 이번에 다시 가보니 영화제의 중심이 완전히 해운대로 옮겨왔더군요. 여러 옥외 행사를 치르기에는 남포동 거리가 너무 좁아서 엄청난 인파 때문에 사고 위험마저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해운대가 여러모로 인프라도 좋을 뿐만 아니라 해변가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서 장점이 많다는 생각입니다. 바닷 바람이 약간 쌀쌀하긴 합니다만 모래 사장 옆으로 스타 로드를 만들어놓고 레드카펫 행사를 하는 것도 부산 국제영화제만의 특색이 아닌가 싶고요. 덕분이 크게 혼잡하지 않은 분위기에서 행사가 잘 치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낮시간에 다시 가본 피프 빌리지와 피프 파빌리온의 풍경을 보여드리겠습니다.



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1 : Comment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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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주드 2008.10.06 13:44

    와. 사진 잘 찍으셨네요!
    하지만 우에노 쥬리가 없어 살짝 섭섭?ㅎㅎ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10.06 14:11 신고

      우에노 주리는 기자회견 때 이쁘게 나온 사진 많습니다.
      다음 포스트를 기대해주세요. ㅎㅎ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comodo 2008.10.06 15:37

    레드카펫도 직접 목격하셨군요.. 윤진서가 좋아요 전..... 뭔가 좀 뜬금없는 리플이 되는 느낌이라 죄송해요 크크크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10.06 17:48 신고

      '목격했다'는 표현이 딱 적당한 것 같네요. 관람객으로서 별로 할 일이 없고 그저 지켜볼 뿐이더군요. 그리고 '윤진서가 좋아요'도 뭐 괜찮습니다. ㅎㅎ

    • addr | edit/del BlogIcon miaholic 2008.10.06 18:07 신고

      저도 윤진서 씨가 좋아요,
      :)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10.06 18:16 신고

      넵 윤진서 한표 더 나오셨습니다. ^^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빈상자 2008.10.06 19:27 신고

    정말 사진 잘 찍으셨네요

    혹시..후지 f100fd?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10.06 20:03 신고

      네 저의 최근 사진들은 전부 F100fd로 찍은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광학 5배줌 이빠이 땡기고 손떨림 방지와 얼굴 인식 기능의 합작품이죠. ^^;

  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즐거운하루이야기 2008.10.06 21:36 신고

    님덕에 좋은 구경하고 갑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10.06 22:25 신고

      좀 더 사진이 많았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만 드네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5.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jez 2008.10.07 10:06

    파빌리온이 다 지어졌군요 ;; 한참동안 당최 저것이 다 지어지는 걸까...라고 의심을 품게
    만들었거든요. 훗훗
    그리고...해운대엔 -_- 갈 때마다 멀티플렉스가 늘더니, 최근 롯데까지 합쳐서 4개나 되더군요!
    센텀시티라고 불리는 지역에 백화점이 다 들어차면 아주 난리날 것 같습니다. 으흐흐..

    현장을 또 한번 잘 느끼고 갑니다. ^^ 감사~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10.08 00:49 신고

      되게 뜸들이면서 만들어졌었나 보군요. 그리 크지는 않아도 해운대에서는 나름 부산 영화제의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더군요. 영화제가 끝나면 아마도 해체가 되지 싶은데 괜히 아깝네요.

      메가박스 말고는 롯데시네마 밖에 못가봤는데 굉장히 잘 만들어놨더군요. 2층에 옥외 휴식공간을 만들어놓아서 도움이 많이 되었더랍니다. 예전에 갔을 땐 벡스코 밖에 없는 횡한 곳이었는데 다른 분들 말로는 밤이 되면 센텀시티가 거의 미래도시 분위기가 된다더군요. 영화제가 아니더라도 나중에 다시 놀러 가야겠어요. ^^

  6.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필그레이 2008.10.08 03:01 신고

    덕분에 가지 않고도 영화제를 즐기는 기분이 듭니다.^_^ 내년엔 좀 가볼 수 있으려나요.흑.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10.08 12:34 신고

      감사합니다. 부산은 확실히 가볼만한 좋은 여행지이고요
      그러나 주말을 이용한 부산 영화제는 좋기도 하고 여러모로
      힘든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

  7.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tmrw 2008.10.10 23:44

    다니엘 헤니...악!!!
    ㅠ.ㅠ

    레드카펫까지 보셨다니.^^b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10.11 11:41 신고

      첫날 저녁부터 이거 본다고 체력이 다 바닥나 버렸다는.
      레드카펫은 집에서 TV 중계로 보는게 젤 좋은데 부산 영화제는
      그런 중계를 해주지 않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라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