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해 별점 평가를 하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는 분들도 계신 줄로 압니다. 영화를 대하는 입장의 차이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고요(영화가 객관화된 평가 대상인가 아닌가), 별점 평가 자체의 모호성과 부정확성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사람마다 영화 보는 눈이 다르고, 같은 사람조차 영화 볼 때의 컨디션과 환경에 따라 또 다를 수가 있는게 영화에 대한 만족도 아니겠습니까. 저역시 그러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부터 별점 평가질을 일삼아온 건 아닙니다. 이걸 시작하게 된 건 1년 정도 하던 이글루스 때부터였어요. 최근 네이버에서도 도입한 영화 DB와 블로그를 연계하는 기능이 있는데, 영화 감상문을 쓸 때 해당 영화에 별점을 부여하도록 되어 있거든요. 하다보니 습관도 들고, 오래 전에 부여했던 별점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에 내가 본 영화 중 별 네 개 이상이었던 영화를 따로 정리한다거나 할 때 상당히 편리하더군요.
저에게 영화 별점은 스스로를 위해 정리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경우에 따라 영화를 추천해드리는 또 하나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특히 티스토리 블로그를 하면서부터는 무언가를 알려드리기 위한 성격이 더 강해졌습니다. '주간 개봉예정작 옥석 가리기'에서 영화를 보지도 않은채 무모하게 감행하고 있는 '기대치 평가'나 영화를 보고 난 후에 감상문과 함께 매기는 '만족도 평가'나 모두 저의 의견을 알려드리기 위함입니다.
굳이 말씀드리지 않더라도 감안하여 봐주실테지만, 그래도 한번 더 말씀드리자면 제가 쓰는 영화 감상문 내용도, 별점 평가도 모두 저의 주관적인 이해와 선호도의 한계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입니다. People has all different tastes입니다. 그러나 저의 취향이나 관점과 어느 정도 잘 맞으신다면 영화에 대해 제가 적는 내용이나 별점 평가 결과에 대해서도 충분히 신뢰하실 수 있고 앞으로 보게 될 영화 선택에 참고해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왕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별점이라면 좀 더 정확한 이미 전달을 위해 별점 평가의 기준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혹시 궁금하셨던 분들이 있으셨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아하, 이런 의미였어?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
별 다섯 개는 만점입니다. 입장료 7천원이 아니라 2만원을 내고 봤어도 좋았겠다 하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런 영화는 제가 영화표 대신 내드리고 꼭 보러 가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는 영화입니다. 영화 평가에서 만점이란 있을 수 없다는 엄격한 분들도 계시더군요. 100명이 함께 평점을 매기고 평균을 낸다면 그런 경우가 나오기 힘들겠지요. 그러나 저는 만점 영화가 자주 있습니다. 그래서 1년에 두 세 편 정도의 만점 영화를 만나곤 합니다. 그만큼 즐겁고 행복했다는 거 아니냐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기대치 평가에서 별 다섯 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보겠다고 할 때입니다. 꼭 봐야겠다고 하는 이유는 그야말로 근거 빈약입니다. 그리고 실제 보고난 후의 만족도는 그보다 낮게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영화에 대한 만족도란 언제나 기대치와의 쌍곡선을 그리곤 하니까요.
★★★★☆
영화가 전반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러웠을 때가 별 네 개입니다. 장르를 불문하고 각본과 연출, 배우들의 연기와 기타 기술적인 부분들의 완성도가 충분하고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또한 마음에 들었을 때입니다. 영화를 보러 갈 때 기대하는 일반적인 수준이 바로 이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영화를 고를 때와 극장을 찾을 때는 바로 이런 정도의 영화를 만나고자 하는 바램을 갖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정도 영화라면 누가봐도 실망할 일은 없겠다고 판단되는 추천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럼 별 다섯 개와 네 개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별 다섯 개는 별 네 개를 기본으로, 그 이상의 각별한 무엇인가가 하나 더 얻혀진 경우라고 할 수 있겠죠. 그 각별한 하나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별 다섯 개 영화란 반드시 객관적인 기준에 따른 걸작 영화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나의 별 다섯 개 영화에 다른 누군가가 공감을 해주면 그것 만큼 기분 좋은 일이 없습니다. 별 네 개 영화는 당연히 그러려니 하는 편이지만 말입니다.
★★★☆☆
별 세 개의 영화도 괜찮은 경우입니다. 별 네 개 영화 만큼 뿌듯하고 흡족한 건 아니지만 이 정도라면 괜찮다, 잘 만들었다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러나 흠을 잡으려고 달려들면 얼마든지 헐뜯을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완성도는 문제가 없는데 메시지가 그다지 다가오지 않는다거나 영화의 시도는 높이 살만 하나 조금 고르지 못했던 경우도 있습니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영화 볼 시간이나 금전적인 여유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이 정도 영화로는 극장 관람이 충분하지 않다고 할 수가 있는 영화들입니다. 따라서 괜찮은 영화이나 '강추'라고는 하기 어려운 영화들입니다.
아주 많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건이 되는 한 관심가는 영화들은 많이 챙겨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때로는 상당 기간 별 세 개 영화만 계속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땐 무척 답답하고 지치기까지 합니다. 제가 보고 싶은 건 별 네 개 영화인데 말이죠. 그래서 별 네 개 영화를 만나기 위해 나름 애를 쓰곤 합니다. 그러나 별 다섯 개 영화는 언제 만날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
두말할 나위 없이 아쉬운 구석이 많은 영화들입니다. 더 직설적으로 얘기하자면 실망스럽다, 못만들었다는 뜻입니다. 여가 시간이 충분할 때는 그런대로 너그럽게 넘어갈 수도 있는 영화들이긴 하지만 무척 바쁘고 돈도 없고 할 때 극장까지 가서 이런 영화를 보게 되면 상당히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가치 없는 영화란 뜻은 아닙니다. 특히 영화 만드느라 고생하신 제작진 여러분들의 노고를 생각한다면 함부로 욕할 수만은 없는 노릇입니다. 그럼에도 엄격한 '유료 관객'의 입장에서는 절대로 두둔해줄 수 없는 영화입니다.
별 두 개 영화들 가운데에는 DVD나 다른 방법으로 안방에서 편안하게 볼 때에는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영화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극장 관람을 기준으로 한다면, 입장료 뿐만 아니라 극장까지 오고 가는 시간과 그 안에서 보내는 시간 가치까지 고려했을 때에는, 이 영화 보시려거든 차라리 예전에 봤던 좋았던 영화를 다시 보시거나 좀 더 유용한 다른 일에 시간을 활용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영화들입니다.
★☆☆☆☆
마지막으로 별 하나 짜리는 영화 자체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저 스스로에 대해 대단히 화가 났을 때입니다. 이런 걸 미리 간파하지 못하고 헛 돈과 시간을 낭비했다는 낭패감이 이렇게 박한 평가를 내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영화를 만나는 경우도 별 다섯 개 영화 만큼이나 드물긴 합니다. 대부분은 미리 예상을 하고 충분히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 못하고 깜빡 속았을 때 화를 내는 겁니다. 너무 기대치가 높았기 때문에 그만큼 만족도가 형편없이 떨어져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영화를 좀 더 너그러이 보시는 분이라면 '그렇게까지 형편없지는 않은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는 말씀이니다.
기대치가 별 하나인 경우는 세상에 그런 영화가 있건 없건 나하고는 별 상관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시간이 아무리 남아돌아도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죠. 물론 기대치가 별 두 개인 경우도 보러 가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보통은 별 넷을 먼저 챙겨보고 상황에 따라 별 셋인 영화까지 보곤 합니다. 물론 영화를 보고난 후의 만족도는 기대치와 전혀 다른 경우도 있고 비슷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