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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3 17:07

관련 글 : 와이브레인 B1H vs 라온디지털 에버런 S60H 외형 비교


와이브레인 B1H와 라온디지털 에버런 S60H와의 외형 비교에 이어 활용성 비교편입니니다. 두 제품의 '성능 비교'가 아니라 굳이 '활용성 비교'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된 이유는 제가 이쪽 제품군에 대한 전문 리뷰어도 아닌 바에야 평소에 구경만 하던 CPU 벤치마크 테스트나 발열성, 중량 체크 등을 진행하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하기가 싫은 건 아니고?) 솔직히 그런 것들은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그저 참고 자료가 될 뿐이지 그런 숫자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외형 비교에서도 이미 두 제품 간의 기본적인 스펙과 성능 차이에 대해 간단한 언급을 해버리기도 했고요. 중요한 것은 다소 주관적일 수 있으나 역시 체감 성능이라 생각합니다.

결론부터 미리 말씀드리자면 와이브레인 B1H는 여러가지 제약 조건에도 불구하고 "노트북을 대체하기 위한 야심만만한 UMPC"인 반면 라온디지털의 에버런 S60H는 "PMP를 대체하고 그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UMPC"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B1H는 투박한 외형에도 불구하고 노트북을 대신해서 쓸 수 있을 만한 고성능이 돋보이는 UMPC 제품인 반면(물론 입력 장치의 물리적 한계는 감안해야겠지요) 에버런 S60H는 노트북을 대체하기에는 성능 면에서 많이 부족하지만 노트북과 병행해서 사용하는 가방 속 PMP 대체 용도로서는 괜찮은 UMPC 제품이라 생각합니다. 두 제품의 활용성에 있어서의 차이라는 것들도 결국은 위와 같은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


① 기본 성능과 조작성


외형 비교에서 이미 언급했던 내용이긴 합니다만, 두 제품의 크기와 무게는 체감상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어차피 모바일 PC라는 제품군은 현실적으로 닌텐도 DS나 애플의 아이팟 제품군 만큼 작고 가벼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크기와 무게감은 감안해야만 합니다. 개인적으로 B1H를 산업용 계산기 같은 외형이라며 외면을 했었는데요, 실제로 손에 쥐고 사용해보니 LCD 창 안을 들여다 보느라 바빠서 제품 외관에는 그리 큰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B1H는 확실한 CPU 성능 우위가로 1024 사이즈의 LCD, 그리고 쓰기 편한 키패드로 '못생겨도 일은 잘하는' 성실한 일꾼 같은 제품이었습니다.

에버런의 우측 상단에 부착된 광터치 마우스에 익숙해져서인지 B1H의 우측 하단에 위치한 마우스 패드가 다소 불편하더군요. 어차피 잠깐씩 사용하는 키패드라면 아래 쪽에 오는 것이 더 좋지 않은가 생각도 해봤지만 메신저를 하면서 장시간 사용할 경우에는 키패드가 아무래도 위쪽에 위치하는 것이 양손의 파지가 안정적이고 피로감도 덜 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마우스 패드는 사용자에 따라 만족도가 다를 수 있을텐데요, 커서의 속도를 빠르게 조절할 수가 없는 데다가 정확도가 떨어지고 무엇보다 노트북 키보드에서와 유사한 눌림 현상이 가끔 발생해서 불편했습니다. 왼편의 하단의 좌우 클릭, 스크롤 버튼 등의 조작 키들은 생긴 것에 비해 매우 유용하고 쓰기 편했습니다. 에버런의 기능 키들이 제품 측면에 분산 배치되면서 조합 키 방식으로 사용해야 하는 데에 반해 B1H는 대부분의 조작 버튼들을 전면에 배치하는 동시에 그 숫자를 크게 줄인 점 역시 사용자를 편하게 해주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② 미디어 파일 재생과 멀티 태스킹

멀티미디어 재생이란 것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고 각각의 사용 환경에 따라 체감 만족도가 다를 수 밖에 없겠지요. 일단 하나씩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에버런 S60H을 구입하고 가장 자주 쓰는 기능이 음악 파일 재생입니다. 항상 갖고 다니면서 mp3 플레이어 용도로 쓰는 것이죠. 그런데 하드디스크 안에 저장해놓은 mp3 파일을 단순히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블루투스 헤드셋과 연결하고 여기에 이동통신사의 미디어 플레이어를 사용합니다. 리소스를 상당히 많이 잡아먹는 방식이지만 하드디스크 용량도 크고 좋은 음질도 얻을 수 있는 편이라 핸드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에 비해 크게 만족하며 즐겨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에버런 S60H에서 블루소레일과 멜론 플레이어의 동시 구동


CPU 성능이 빈약하다는 에버런이지만 이 정도는 윈도우 XP를 따로 최적화해서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수행해줍니다. 단, 이동 시에는 무선 네트웍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Wireless Zero Configuration 기능을 서비스 목록에서 찾아 중지시켜놓아야 안정적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주기적으로 접속 가능한 주변 무선 네트웍을 검색하느라 CPU 점유율이 상승하여 끊김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일단 무선랜과 연결되어 있는 상태라면 괜찮습니다) 우습게 생각될지 모릅니다만 이런 사정은 B1H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능 면에서 B1H가 훨씬 앞서 있음에도 블루투스 + 미디어 플레이어 재생 시에 끊김이 현상이 있길래 이게 어찌된 일인가 의아했었는데 와이파이 무선랜 기능이 On 상태로 되어 있는 것을 Off로 바꾸면서 간단히 해결했습니다. B1H는 와이파이 On/Off 스위치가 오른쪽 측면에 있어 간단히 전환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에버런은 하드디스크 내에 있는 음악이나 저화질의 동영상 파일을 재생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는 성능을 보여줍니다. 무선랜으로 접속하여 스트리밍 방식으로 음악을 듣는 일도 결국은 하드디스크 어딘가에 음악 파일을 다운 받아 듣는 셈이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동영상을 감상하려고 할 때에는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맙니다. 비교적 가벼운 편이라 할 수 있는 유투브 동영상도 에버런에서는 끊김이 많아 제대로된 감상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미디어 플레이어로 음악 파일을 재생하는 동시에 인터넷 웹페이지를 띄우는 일도 에버런에서는 쉽지가 않습니다. 불가능은 아니나 멀티태스킹 시에는 느려터지고 잘 넘어가지를 않게 됩니다.


B1H에서 유투브 동영상 실행. 무리없이 잘 됩니다.


B1H를 처음 사용해봤을 때 감격했던 순간은 에버런 대비 짧은 부팅 시간이나 시원시원한 LCD 때문이 아니라 유투브 동영상이 끊김 없이 깨끗하게 재생되는 모습을 보았을 때였습니다. B1H는 미디어 플레이어로 음악을 감상하다가 웹 페이지를 검색하는 등의 간단한 멀티태스킹에서도 무리 없는 성능을 보여줍니다. 위에 스크린 캡처한 화면을 메일로 보내는 일만 해도 에버런은 미디어 플레이어를 중단시켜 했지만 B1H는 그럴 필요 없이 음악을 듣는 중에 웹 메일을 사용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B1H의 성능 우위는 CPU 뿐만 아니라 내장형 Vx700 그래픽 칩셋의 역할도 크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컴퓨터 게임은 잘 하질 않는 편입니다만 들은 바로는 최적화한 에버런에서 스타크래프트까지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물론 싱글 플레이겠지요) 그러나 에버런의 AMD CPU가 기본적으로 3D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무거운 게임들은 전혀 구동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B1H는 게임 구동에 있어서도 그와 같은 한계가 없는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에버런이 펜티엄 3 초기 시절의 성능을 보여준다면 B1H는 펜티엄 4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체감 성능상의 확실한 차이 때문에 에버런은 PMP를 대체하기 위한 UMPC이고 B1H는 노트북까지도 대체할 수 있는 UMPC라는 정의를 감히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③ 무선 인터넷 활용

그렇다면 무조건 B1H가 좋은 UMPC이고 에버런은 그 보다 못한 UMPC인 걸까요?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무선 인터넷에도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특정한 위치에서 사용 가능한 와이파이 무선랜 접속 방식이 있고 또 하나는 이동 시에도 사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와 HSPDA 방식이 있습니다. 무선랜을 통한 인터넷 활용은 위 미디어 재생과 멀티 태스킹 부분에서도 언급을 했습니다만, 에버런도 멀티태스킹을 하지 않고 웹 브라우저만 구동할 시에는 쾌적한 무선랜 사용 환경을 제공합니다. 최적화된 LCD 가로 사이즈가 800에 불과하고 스트리밍 동영상에서 한계가 역력하지만 전반적인 웹 서핑 속도 자체는 크게 불편하지 않은 수준입니다.

문제는 이동형 무선 인터넷이라 할 수 있는 와이브로나 HSPDA를 사용할 때입니다. 그 모든 성능 상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에버런 S60H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전히 있습니다. 특히 와이브로 내장형 제품으로 4.8인치 LCD 사이즈의 UMPC는 아직까지도 에버런 밖에 없습니다. UMPC에서 이동형 무선 인터넷의 지원은 생각보다 중요한 부분입니다. 실내에서 또는 특정 위치에서 무선랜만 연결해서 쓸 거라면 훨씬 쓰기 편한 노트북을 굳이 마다하고 UMPC를 선택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UMPC가 노트북을 대체할 만큼 성능이 좋으면 싫을 이유가 없지만 제 생각에 UMPC는 노트북이나 PC를 대체하기 보다는 이동 시에 사용하기 위한 노트북/PC의 병행 또는 보조 제품군입니다. 물론 UMPC로 무거운 노트북에서 해방되고자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입력 장치의 한계 때문에 노트북 만큼의 작업 편의성까지는 UMPC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실내에서는 노트북이나 PC, 그리고 바깥에서는 UMPC가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버런에서 와이브로 접속. 와이브로 자체도 앞으로 한참 더 좋아져야 합니다.


와이브로는 와이브로 나름대로 아직 한계가 있습니다. 서울과 분당 지역만 서비스가 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서울 내에서도 음영 지역이 많고 그리하여 이동 중 사용 시에 자주 끊기는 답답한 서비스입니다. 그럼에도 긴요할 때 제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굳이 버릴 수가 없는 중요한 기능입니다. 핸드폰에서 풀 브라우징을 하고 PMP에서 인터넷 접속을 한다고 해도 반드시 UMPC이어야만 하는 이유는 이동 시에 인터넷에 접속하여 금융 거래를 하거나 기타 결정적인 인터넷 세일링(Sailing, 단지 웹 페이지를 둘러보기만 하는 Surfing 보다 적극적인 인터넷 활용을 의미함)을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에버런은 처음부터 와이브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UMPC로 기획된 제품이었고 마침내 와이브로 내장형 제품을 출시함으로서 현재까지 유일무이한 5인치 대 와이브로 전용 UMPC로서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외장형 단말기를 별도로 부착해서 사용하지 않고 제품 안에 내장하고 있다는 것은 실제로 사용해보면 엄청나게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따라서 저와 같은 와이브로 가입자에게 B1H는 여전히 계륵 같은 제품일 수가 있습니다. 사실 B1H 렌탈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와이브로 외장형 단말기를 하나 구입해서 사용해볼까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B1H의 엉뚱한 USB 포트 위치가 그 생각을 접게 만들었지요. B1H의 USB 포트는 오른쪽 측면 하단, 즉 마우스 패드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와이브로나 HSPDA의 외장형 단말기를 연결해서 쓰려는 사용자에게는 극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끔 메모리 스틱이나 꽂아서 잠시 사용하려면 모를까, 어쩌자고 저런 위치에 USB 포트를 달아놓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뭐 쓰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USB 포트 위치가 어디에 붙어 있는들 못쓰기야 하겠습니까만 저 위치는 아무래도 가장 불편할 수 밖에 없는 곳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와이브레인이 곧 출시하기로 한 HSPDA 내장형 제품은 B1의 마지막 단추를 풀어줄 해결점이 되어주리라 생각합니다. B1의 차기작은 아톰 플랫폼을 채택해 배터리 사용시간이 30% 가량 늘어날 뿐만 아니라 외관도 좀 더 고급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전국구 무선 인터넷인 HSPDA 모뎀을 내장하고 있어 이동형 무선 인터넷 사용에 적합한 제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B1의 차기작은 가격과 사용료에 대한 부담은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고성능의 제품을 꼭 필요로 하는 사용자들로부터 크게 환영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에버런이 KT 보조금을 활용하여 실 판매가를 낮출 수 있었듯이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정책과 연계하면 UMPC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제품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모두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와이브레인의 B1H는 이동형 무선 인터넷(와이브로와 HSPDA)의 활용을 제외하고는 모든 면에서 뛰어난 활용성을 보여주는 제품입니다. 음악 파일이나 동영상 파일 재생용으로만 쓰기에는 아까울 정도의 성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 전원 공급 없이 장시간을 이용해야 할 시에는 추가 배터리가 필요하다는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이에 반해 라온디지털의 에버런 S60H는 최장의 배터리 스테미너를 구현하느라 성능을 지나치게 낮추어놓은 제품이지만 그럼에도 PMP 대용으로는 무난한 성능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와이브로 내장형 제품인 경우는 이동 시에도 인터넷 활용이 가능하다는 편의성을 제공합니다.

항간에는 B1H가 발열이 심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두 제품을 모두 사용해본 결과 발열 문제는 에버런 S60H 쪽이 더 심합니다. 에버런은 소음이 거의 없는 대신 열 배출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 CPU 보호를 위해 CMOS 쪽에서 시스템을 다운시켜버리는 현상도 종종 발생하는 편입니다. 이에 비해 B1H는 팬 소음이 있는 대신 발열 문제에 있어서는 훨씬 여유가 있습니다. 여기에 팬 소음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주변 환경에 따라 사용자가 임의로 소음 크기와 발열 제어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에버런 S60H만 쓸 때에는 조악한 키패드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썼었는데, B1H의 키패드를 써본 이후로는 에버런의 키패드에 약간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에버런의 실패는 다른 무엇보다 키패드의 불편함 때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궁극의 키패드는 슬라이딩 방식으로 제품 밑에서 나와주는 것이겠지만 B1H의 양쪽으로 나뉘어진 키패드도 에버런 S60H에 비하면 훨씬 쓰기 편합니다.


저의 B1H와 에버런 S60H의 외형 비교를 보고 '구입 가이드'로 참고하시려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그런 분들을 위해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성능의 UMPC를 원하시면 B1H를 구입하면 됩니다. 단, 와이브로를 써야겠다는 분들에게는 여전히 에버런 S60H도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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