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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전(反轉) 영화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 <식스 센스>(1999)와 특히 <언브레이커블>(2000) 이후 M.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라면 100%의 신뢰를 보내왔었고 과연 그의 영화는 한번도 실망시키는 법이 없었습니다. 덕분에 개별 영화를 좋아할 뿐 특정 감독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일이 거의 없는 저에게도 샤말란 감독은 예외적으로 감독빠 노릇을 하게 만들고 있죠. 샤말란의 영화가 좋은 이유는 초현실적인 현상에 접근하는 개성적인 스릴러의 구성 방식이나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기술적인 완성도와 그에 대한 신뢰감도 있지만 무엇보다 샤말란의 영화 속에 등장하는 등장 인물들의 평범함 때문입니다. 때로는 사후 세계를 헤매고 있는 유령이기도 하고 절대로 몸이 다치는 일이 없는 초자연적인 능력의 소유자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삶의 무게에서 자유롭지 못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믿음과 희망이라는 주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으로 받은 상처와 슬픔은 샤말란 영화 속 인물들의 공통점이고 그로 인해 인간에 대한 연민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 샤말란 감독의 작품들입니다. 대리만족을 위한 욕망의 판타지가 아닌 성찰과 위로의 판타지가 되고자 하는 샤말란 영화는 언제나 영화를 보는 관객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등장 인물들로부터 출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품 마다 다뤄지는 초자연적인 현상들 앞에서 극도의 공포를 경험하면서도 실낱 같은 희망과 믿음의 끈을 이어갑니다.1)

<레이디 인 더 워터>(2006)에서 샤말란 감독이 직접 연기했던 젊은 작가 빅의 캐릭터는 감독 자신이 영화를 만드는 이유와 방향성를 밝히기 위해 끼워넣은 인물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스토리라는 이름의 요정(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그가 앞으로 쓰게 될 책으로 인해 암살을 당하게 될 것이지만 그 책을 읽고 성장한 다른 인물이 미래의 인류를 구원하게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들려줍니다. 확실히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단순한 오락성 보다는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로 인해 대중적인 흥행 영화 감독으로서의 생명줄이 끊기게 될지라 하더라도 자신은 맡은 바 사명을 다하겠다고 작심한 듯한 첫 영화가 <해프닝>이 아닌까 생각되기도 하네요. <레이디 인 더 워터>의 흥행 참패 이후에 샤말란 감독은 이제껏 영화인으로서의 경력을 함께 해왔던 디즈니 터치스톤과 결별하고 20세기 폭스사로 옮겼습니다. 개인적으로 작품 경향이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치는 않습니다만 이런저런 맥락상 <해프닝>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필모그래피에 있어서 하나의 큰 분기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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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최초의 18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등급을 낮추기 위해 애를 썼는데 억울하게 받은 판정이 아니라 폭스사의 제작자들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그렇게 가자고 설득했다는군요. 실제로 <해프닝>에서 '해프닝'하는 사건들은 눈을 제대로 뜨고 지켜보기 어려울 만큼 끔찍하기 짝이 없습니다. 잔인한 장면을 노골적으로 전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암시적으로만 다루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다양한 자살 방법 레퍼런스'로 오인 받기에 딱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일상적인 자연 현상을 인간이 완전히 이해하고 통제할 수가 없다는 전제(그래서 그저 '해프닝'일 수 밖에 없는 것일테죠)에서 출발하기는 하지만 <해프닝>의 공포는 비교적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설명되고 있습니다. 오래 전에 읽은 프로이트 심리학 관련 서적에서 '모든 생명체에는 생명의 경향과 죽음의 경향이 있다'는 가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러나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들은 죽음을 회피하고 생명을 유지하려는 체계를 갖고 있죠. <해프닝>에서는 죽음의 경향을 제어하고 생명을 유지하려는 체계가 식물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정체불명의 독소에 의해 오작동을 일으킨다는 것으로 대참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식물들이 인간들을 떼죽음으로 몰아가느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특정한 종이 과도하게 인구를 늘려가고 있을 때 그 개체수를 줄여주는 대자연의 자기 조절 능력 때문일 수도 있고 인간의 오만을 경계하기 위한 자연신의 경고일 수도 있을테지만 모든 것은 그저 가설일 뿐입니다. 어쨌든 그런 대참사 속에서도 살아남는 방법을 주인공들을 통해 제시하고는 있죠. 문제는 그것이 너무 교훈적이고 또한 지나치게 영화의 중심으로까지 나서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는 데에서 생겨나는 직접적인 서스펜스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좀 더 강조되고 있는 부분이지만 마크 월버그나 존 레귀자모와 같이 다른 영화들을 통해 마초적인 영웅 이미지를 형성해온 배우들에게 지극히 평범한 서민들의 캐릭터를 연기하게 하고 있다는 점은 샤말란 감독 영화의 근간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나무와 풀들이 치명적인 '자살 독소'를 뿜어대고 바람이 그것을 실어 나르는 광경이 <해프닝>의 주요 서스펜스라고 본다면, 이것 역시 M. 나이트 샤말란 답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독창적인 발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과연 이런 정도의 비주얼에 극장 안의 관객들이 얼마나 만족할 수 있을지는 의문(사실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는 것이 극장 안 분위기에서 감지됩니다)입니다.
만약 인간으로 하여금 자해하게 만드는 독소가 아니라 상대방을 공격하게 만드는 '좀비 독소'였다면 어땠을까요. 자연 속에 홀로 지내고 있던 덕에 독소로부터 안전했던 할머니가 과도한 분노에 휩싸이면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매우 좀비 영화스러운 장면이 있긴 합니다만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인간관 자체가 성선설 쪽에 가깝기 때문에 독소는 마치 고래나 쥐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떼자살을 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로만 설정되고 있습니다. 그것이 공격 성향을 폭주시키는 '좀비 독소'였다면 정말이지 끝내주는 액션 스펙타클 영화가 되었을테지만 샤말란 영화에서 그런 전개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당초 잘못된 기대입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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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를 너무 들이대는 영화치고 그 메시지 전달에 성공하는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메시지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명확해서, 그리고 그런 설득과 교훈을 얻고자 극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마이클 무어의 영화들이나 <불편한 진실>(2006)과 같은 선동적인 다큐멘터리라면 심지어 관객들이 앞으로 해야할 일을 적어주기까지 하더라도 거부감을 느낄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다큐멘터리와 달리 극영화의 메시지 전달 수법은 책갈피 속에 숨겨진 자그마한 쪽지처럼 한꺼풀 숨겨져 있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해프닝>은 오락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작품성이라는 측면에서도 그리 높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운 영화가 아닌가 싶네요. 이것은 메시지가 담고 있는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영화를 통해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레이디 인 더 워터>에서의 예언과 같이 이 영화를 보게 될 누군가가 <해프닝>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얻게 되고 인류를 절망에서 구원하게 될 인물로 성장하게 된다면, 또는 그런 위치에 있는 인물이 당장에라도 큰 영감을 얻을 수 있다면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충분히 자신이 목표로 했던 바에서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영화의 흥행 보다는 무엇인가를 전달하는 것이 자신에게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감독이 자신의 믿음을 실천에 옮긴 작품이 <해프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것을 관람하는 관객들의 일반적인 기대치에 부응하는 일과는 별개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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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런 점에서는 M.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들이 스티븐 킹의 소설 및 영화화된 작품들과 유사점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스티븐 킹이 직접 각본까지 썼던 <미스트>(2007)에는 마을을 덮친 미지의 괴생물체들의 공격을 피해 사람들이 수퍼마켓 안에 격리되면서 결국 '진정한 공포는 우리들 안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게 되는데요, <해프닝>에서 더이상 열차로 이동할 수 없게된 많은 사람들이 작은 식당 안에서 뉴스를 보고 경악하는 장면은 <미스트>의 설정과 바로 매치가 되더군요. 그러나 샤말란 영화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도중에 악당으로 바뀐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악한이 등장하더라도 그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는 법이 없고 심지어 유령이나 외계인조차 악의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

2) 이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면 저는 여전히 샤말란빠 관객인 모양입니다. 영화야 엄청 재미있을 수도 있고 때로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마음에 크게 와닿는 작품들을 만들어온 감독이 그 기조를 크게 잃어버리지 않는다면야 저도 등을 돌릴 이유가 없는 것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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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배트맨 2008/06/14 19:58

    <레이디 인 더 워터>의 참패때문인지 이 영화를 만들기 전에, 샤말란의 시나리오가 여러 제작사에게 거절을 당했었다고 하더군요. 저 또한 샤말란의 열렬한 팬인데 그의 요즘 입지가 조금 안타깝기도 합니다.

    저는 이 영화의 소재와 그런 결말에 - 식물에 관한 -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있었으나, 인물과 연계된 과정과 결말은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메시지를 표현하는 방법이 너무나 진부하더군요. 그 과정에서 오락성과 완성도까지 결여되는 모습을 볼 수밖에 없었고요.

    샤말란의 네작품을 모두 극장에서 재미있게 푹 빠져서 보아왔지만, 이번 작품은 실망이 든 영화예요. 테크닉을 떠나서 샤말란의 완성도에 생각지도 못한 낭패감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_-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6/14 21:44

      결국 20세기 폭스사가 시나리오를 사기는 했지만 흥행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던지 차라리 18세 이상 관람가 영화로 만들자, 그러니까 좀 흉칙한 영화로 만들자는 제안을 했던 모양이예요. 제 생각엔 표현 수위와 관람 연령대를 좀 낮추는 편이 적당했을듯 싶은 작품이네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너무 들이대는 걸 그리 좋아하지도 않고 전반적으로 아주 대만족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M. 나이트 샤말란 영화는 참 좋은 거 같습니다. ^^

    • addr | edit/del BlogIcon 배트맨 2008/06/15 00:42

      그래서 시나리오가 수정되었나보군요. 여러 제작사들로부터 거절을 당한 후, 수정한 시나리오로 폭스와 연결이 되었다고 들었거든요. 수정되기 전의 원래 시나리오로, R등급이 아닌 등급으로 연출을 했으면 영화가 어떻게 나왔을지 참 궁금해집니다.

      저도 이번 작품을 보면서 샤말란의 장점이 R등급때문에 오히려 사라진듯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상영관을 나설때 '차라리 등급을 더 낮추고, 샤말란의 스타일을 살렸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폭스 이 양반들 샤말란을 끝까지 믿고 가지, 왜 자기들이 감독을 흔들어놓아가지고.. T.T 그렇게 감독을 흔들어놓으면서도 제작비의 절반은 인도쪽 투자사를 끌어들인 것을 보면, 폭스는 정말 조금도 - 혹시 모를 - 손해를 안보겠다는 생각이였던 것 같습니다. 감독에 대한 믿음이 없었던 것 같아요.

      오랜만에 같은 영화를 공유하며 신어지님과 말씀을 나누니 좋습니다. 마음에 드는 카페의 테라스에서 냉커피를 마시는 기분이랄까요. ^_^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6/15 02:10

      잔인한 장면은 확실히 제작자들과의 협의에 의해 표현 수위가 높아졌다고 하고요, 그러나 줄거리가 어느 정도 바뀌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메시지를 그렇게 들이대는 것이 대중 영화로서 그리 큰 흠집이 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이거 무슨 폭스TV 방송용이냐는), 배트맨님 블로그에서 댓글로 말씀드렸듯이 만약 샤말란 감독의 영화가 아닌 신인 감독의 작품이었다면 나름 신선한 데뷔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정도의 영화로서는 충분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어쨌거나 샤말란 감독 입장에서는 이전까지 작업했던 환경이 많이 달랐고 그런 영향이 이번 작품에 직간접적으로 반영되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의 흥행 부진을 만회하는 엄청난 작품을 차기작으로 내놓아준다면 참 근사한 역전 홈런이 되겠지만 지금과 같은 정도로만 계속 영화를 만들어준다 해도 괜찮지 싶습니다. 다른 감독들의 범작에 비하면 <더 해프닝>도 그리 허접했던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시각적으로만 삐까번쩍하지 알맹이 면에서는 완전히 정신줄을 놓고 영화를 만드는구나 싶은 스필버그나 마이클 베이에 비해 샤말란 영화는 여전히 완소입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배트맨 2008/06/15 03:42

      이 영화야말로 배후 세력이 있었네요. -_-a 이번 작품은 힘들 것 같고, 차기작이 북미에서 2억$ 이상 벌어들여서 차차기작은 100퍼센트 샤말란 스타일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 또한 샤말란이 영화를 만들어주는 것이 고마운 사람이기는 하지만요.

      신인 감독이였다면.. 흠.. 어려운 말씀을 하셨는데.. 개인적으로 주목할만한 감독으로 기억되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차기작을 한번 더 지켜보자' 정도였을 것 같아요. ^^;

      개인적으로 스필버그의 영화를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스필버그는 그래도 가끔씩 괜찮은 작품 만들지않나요? ^^ 그의 최근작중에서는 <뮌헨>이 꽤 괜찮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형태의 작품에 관심이 꾸준히 있는 감독은 아닌 것 같지만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6/15 14:09

      말씀대로 '만약 완전히 다른 감독의 데뷔작 정도였다면 어땠을까'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수 밖에 없겠네요. 제 요점은 일부 리뷰에서 극악의 평가를 내리고 있는 정도는 아니었지 않았겠냐는 겁니다. 호불호를 떠나서 <해프닝>을 통해 던져진 화두를 좀 더 발전시켜서 정리하고 있는 리뷰를 거의 볼 수 없는 것도 저를 포함한 블로그 리뷰어의 한계라는 생각도 드네요.

      스필버그는 <우주전쟁>을 통해 9.11에 대해 이사람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알고 완전히 고개를 돌리게 됐어요. <뮌헨>도 굉장히 잘 만든 영화이긴 하지만 고리타분한 메시지 전달은 헐리웃 대중영화의 한계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배트맨 2008/06/16 00:08

      신어지님의 말씀은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정신줄 놓은 연출가들이 - 꼭 그 두명이 아니더라도 - 돈과 명성을 긁어모으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반면,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샤말란에 대한 신어지님의 생각에도 동의는 합니다.

      다만 샤말란이 던진 화두가 너무나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 세련되지 못하고 정말로 들이미는 어쩌면 샤말란 답지 않은 - 진부함이 묻어나오기 때문에, 그 메시지에 대한 정리를 하기 이전에, 질타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훨씬 더 어려운 영화였다고 할 수 있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꽤 멋지게 해석해낸 블로그들이 있었던 것을 보면, 블로그 리뷰어의 한계라는 적용은 글쎄요.. 대중성과 오락성을 함께 추구하는 블로그 리뷰어들의 태생적인 한계로 보아야 할까요.. 저같은 사람이 그중 하나이겠지만요.

      메시지와 정리를 텍스트로 훌륭히 소화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블로거들조차 대부분은 신어지님과 달리, 감독의 의도를 애써 지워낸 셈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신인 감독 말씀을 하셨지만, 샤말란이 그동안 워낙 대단한 작품들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런 방법의 메시지를 이제는 원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고요.

      글로 정리하려니까 좀 어렵네요. ^^*
      저와 신어지님께는 주류 감독인 샤말란이, 할리우드에서는 - 여러 성공에도 불구하고 - 여전히 주류로 편입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샤말란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 아닐까 싶기도하고요.

      여전히 많은 관객들이, 리뷰어들이 '샤말란=반전'이라는 공식을 떠올리고 있는 점도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그점이 샤말란도 싫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감독의 몫이지만, 대중과의 소통하는 방법도 조금은 샤말란이 고려해주었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6/16 01:06

      글쎄요. 전부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일부 감상평은 기존의 샤말란 영화와 달리 메시지가 너무 직접적이고 진부하다는 정도가 아니었어요. 그런 정도의 이유로 <해프닝>이 완전히 폄하될 정도의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저는 부득불 강조할 수 밖에 없네요. 답글을 읽고 보니 아무래도 대세가 '이 영화 별로다'이다 보니 그 이상 영화 내용과 관련된 담론을 발전시키지 못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습니다. 별로 재미도 없었던 영화를 놓고 길고 오랜 시간 이야기하는 건 누구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런 점에서는 저 역시 마찬가지이고요. '샤말란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라는 말씀이 와닿습니다. 감상평에 적어두신 '매직 트릭'과 같이 자기가 알고 있던 흥행 요소들을 샤말란 감독이 일부러 멀리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주고 있어요.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주성치 2008/06/14 21:16

    할머니는 원래 좀 미친상태였고 공격적으로 보이던건 그냥 자학의 방법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

    저는 재밌었습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6/14 21:45

      어찌되었거나 저 창문 깨지면 독소가 들어오게 되는데 완전히 피투성이가 된 모습으로 박치기를 해대는 모습은 거의 좀비의 공격 만큼이나 무시무시했어요. ^^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액션늘보 2008/06/15 00:36

    아~~ 슉슉 읽어버렸습니다.
    해프닝 예고편을 보고 정말 보고 싶었고, 내용이 궁금했는데.. 아직 극장을 찾지 못했어요.
    글을 보니 더 보고 싶네요. 어서 극장으로 달려가야겠습니다. ㅎㅎㅎㅎ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6/15 01:41

      영화 감상하시는데 큰 방해가 되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개별 작품으로 봐서는 그리 흉하게 만들어진 영화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름대로 의미있는 메시지와 적당한 수준의 서스펜스를 충분히 맛보실 수 있을 거예요.

  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필그레이 2008/06/15 18:50

    스포일러 있음에 그냥 돌아서 갑니다.^^;;;;마지막에 쓰신 건 읽었는데...저또한 샤말란 팬이라서 좀 유할거같긴해요.ㅋㅋ 워낙에 말 많은 전작들도 전 꽤 흥미롭게 봤거든요.담주중에 꼭 봐야겠어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6/15 19:13

      샤말란 감독의 영화에 걸게 되는 기대 수준에 비하면 완전히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부 감상평에서 언급되고 있는 만큼이나 완전히 망가진 영화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필그레이님은 어떻게 보실런지 궁금하네요. ^^

  5.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아쉬타카 2008/06/16 23:52

    저도 샤말란빠 임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
    혹평들이 너무 많아서 살짝 걱정했었는데, 나름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서스펜스는 더욱 좋아졌으나, <싸인>과 비교한다면 메시지는 조금 약해진 듯 하더라구요 ^^;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6/17 08:23

      M. 나이트 샤말란 빠돌이 빠순이 카페 하나 만들어야겠어요. 그러나 혹시 회원 2명의 초미니 카페가 되는 건 아닐런지. ㅋㅋ 저도 '그 정도 심한 혹평을 받을 영화 아니다. 나름 준수하다.'는 쪽이예요. 그러나 제가 보기엔 메시지가 약해진 것이 아니라 너무 부각이 된 느낌이던데요. 메시지의 내용도 좋기는 하지만 좀 낯간지럽기도 하고요. ^^

  6. addr | edit/del | reply woodstock 2008/06/17 09:36

    전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두 남자가 외국어-_ 쓰길래 너무나 자연스럽게 센트럴파크에 산책나온 외국인 노동자나 유학생이겠거니 생각했어요_-;; 제가 사는 동네에서 산책나가면 늘상 보는게 외국분들이라 그랬나....흑흑. 그게 파리였다니 왠지 허탈하네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6/17 16:26

      공원 모습도 센트럴 파크는 아닌 것 같았는데... 암튼 미 동북부를 한 차례 휩쓴 자연산 테러가 다른 곳에서도, 영화 속 이야기지만 실제로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그런 뜻으로 받아들였어요. ^^;

  7.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라면한그릇 2008/06/17 15:57

    관심있던 영화중 하나였는데요. 오히려 좀비독소였다면 레지던트 이블이나 나는 전설이다 그런류의 전개가 되지 않았을가요? 아직 보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자살독소라는것이 더 치명적이거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큰 충격일거 같은데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6/17 16:31

      <레지던트 이블>, <나는 전설이다>, <28일 후...> 등등이 그런 설정이죠. 그런 경우라면 주인공도 좀 더 액션이 되는 캐릭터로 바뀔 수 밖에 없을테고요. 생명 유지의 기능을 상실한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모습과 그 공포로부터 달아나야 하는 상황이 <해프닝>의 가장 큰 서스펜스인데 영화 속에서 제시되는 대처 방법이 너무 착해부러요. ^^;

  8.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J준 2008/06/18 21:15

    m.night라는 이름이 제가 사용하던 아이디와 같아서 그냥 친한 느낌이 드는 감독이었습니다. -_-;;

    언제부터인가 반전에 목매는듯한 느낌을 줘서 약간은 실망을 했습니다만...이번 해프닝은 사실 꽤 기대됩니다. 뭐 스포일러 읽어도 본 영화를 볼 때쯤이면 이미 기억하지 못할테니..ㅎㅎ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6/19 00:35

      그러고 보니 J준님 이메일 계정에 m night가 들어가있네요. ^^
      <해프닝>이 전세계 동시개봉이라더니 호주에서는 늦게 개봉을 하는 건가요?
      대단한 스릴러로 기대하기 보다는 이런 것도 한번 생각해보자는 내용으로
      생각하시고 보면 나름 재미있게 보실 만한 영화라고 생각되네요.

  9.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castello 2008/06/18 22:54

    스포 경고 보고 쫄아버렸네요. 대충 띄엄 띄엄 읽었어요. 그래도 '자살 방법 레퍼런스'와 '메시지가 너무 명확해서'가 눈에 들어와버렸어요. 모호하게 빙 둘러 말하는 쪽이 샤말란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좀 아깝네요. 아아, 너무 온순한 샤말란 감독님...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6/19 00:38

      흐흐.. 아직 안보셨으면 대충 분위기 파악만 해두시는 편이 아무래도 좋죠. <해프닝>의 내용에 관해 간략히 말씀드릴 수 있는 두 가지를 잘 집어내신 듯 합니다. '너무 온순한' 샤말란 감독님이긴 하지만 자기가 영화로 만들고 싶은 내용을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로 찍는 모습은 약간 고집스러워 보이기도 해요. ^^

  10.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슈리 2008/06/19 12:49

    봐야할지 말아야 할지 심히 고민되네요. 나이트 샤말란 작품은 국내에선 혹평받았던 싸인이나 빌리지 모두 괜찮게 봤는데...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6/19 22:17

      <싸인>과 <빌리지>도 모두 좋으셨다면 <해프닝>도 큰 무리는 없으실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서스펜스의 밀도는 <싸인>과 <빌리지>가 더 컸던 것 같아요. <해프닝>은 이제 반전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서스펜스의 종류가 좀 다르고 무엇보다 메시지가 너무 두드러진다는 약점이 있긴 합니다.

  1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윗미 2008/06/19 16:29

    저 역시 심한 샤말란빠였던지라..그간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보고픈 영화네요. 아무래도 보고 그에 대한 평을 해야할 듯 싶습니다.^^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6/19 22:51

      역시 영화는 직접 보고 자신의 호불호를 얘기하는 것이 맞는 거죠. 영화 즐감하시길 바랍니다. ^^

  1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제노몰프 2008/08/17 23:05

    저는 무엇보다도 왜 그렇게 긴장감 넘치게 봤는지 모르겠어요. (죽음을 암시하는)바람이 이동하는 모습을 나무가 흔들리는 것만으로 표현하는데도 두근두근하며 본 것 같아요. 언뜻 <주라기공원>1편에서 물컵의 흔들림만으로 티렉스가 다가오는 것을 표현했던 스필버그가 떠오르더라구요. <해프닝>은 그의 전작들에 비해 좀더 공포(또는 긴장)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재밌게 봤어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8/17 23:52

      바람에 나무가 움직이는 장면을 보면서 '저거 분명히 무서우라고 넣은 장면이긴 할텐데 표현하기 참 어려운 걸 시도했구나' 했었어요. 제노몰프님은 영화에 제대로 몰입해서 보셨던 것 같습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영화에 대한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새로운 관점에서 인간과 사물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던 작품이었어요. 전작들에 비해 직접적인 공포가 강조되었다는 점에 동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