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09 08:00
★★★★★제가 알고 있는 밥 딜런은 '뮤지션들의 뮤지션'이랄까요. 일반 대중들은 그리 좋은 줄을 잘 모르는데 다른 뮤지션들이나 예술가들에 의해 추앙받는 그런 음악을 하는 뮤지션 말씀입니다. 밥 딜런이 저와 동시대의 음악가가 아니기 때문에 더 그런 인상을 갖는 것일 수도 있을 겁니다. 과거형으로만 접할 수 밖에 없었던 60 ~ 70년대의 대중 음악가들 가운데에서도 밥 딜런은 음악의 창고 가장 깊숙한 곳에 틀어박힌 비밀의 박스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가끔씩 접하게 되는 그의 노래들은 '이렇게 노래를 못불러도 가수가 될 수 있다'는 표본이었다고 할까요. 말랑말랑한 멜로디와 가창력의 80년대 팝 음악에 익숙했던 귀에는 밥 딜런의 음악이란 너무 단조로운 멜로디에 노래도 못부르는 가수가 이름만 굉장히 유명했던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더군다나 포크 뮤직이란 것이 원래 가사를 못알아듣고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면 들어도 듣는 게 아니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마크 노플러가 밥 딜런 덕분에 자신도 노래를 직접 부를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했으니 저 혼자만 그렇게 느꼈던 건 아닌 듯 합니다. 국내 라디오 방송에서도 밥 딜런의 노래는 그리 자주 들을 수 있는 편은 아니었죠. 다들 아는 이름이긴 하지만 그 실체를 접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마치 고대어로 씌어진 신화의 원전 같은 인물이 밥 딜런이 아닌가 싶습니다.
평소에 즐겨 듣던 뮤지션의 전기 영화라면 모를까 <아임 낫 데어>는 밥 딜런에 관한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원전을 접한 사람은 극히 드물고 그나마 번역본을 읽은 몇몇이 담론을 주도하는 화석 같은 대상이 밥 딜런이니까요. 밥 딜런에 비하면 커트 코베인은 전기 영화를 관람하는 입장에서 훨씬 편한 소재였습니다. 하지만 거스 반 산트는 <라스트 데이즈>(2005)를 너무 난해하게 만들어 버렸죠. <라스트 데이즈>와 같은 접근에 비하면 <아임 낫 데어>는 훨씬 수월한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알려진 대로 <아임 낫 데어>는 밥 딜런이라는 인물을 대표하는 7개의 이미지를 각기 다른 배우들이 연기한 작품입니다. 어떤 인물은 다른 실존 인물을 데려와 밥 딜런의 한 측면으로 묘사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인물은 완전히 새롭게 창조해낸 경우이기도 합니다. 러닝타임을 일관하는 단일한 내러티브 없이 그야말로 편집의 예술을 펼쳐보이는 <아임 낫 데어>의 최종적인 상영 버전이 만들기까지 수많은 장면들이 촬영되고 삭제되고, 때로는 그 순서가 뒤바뀌기도 했을테지요. 그런 과정을 통해 <아임 낫 데어>는 신화 속에 묻혀 잊혀져있던 밥 딜런의 동시대성을 형상화해내는 동시에 그것만으로는 밥 딜런을, 아니 한 인간의 삶을 규정해버릴 수가 없다는 중요한 전제 사항을 스스로 지켜내고 있습니다. <아임 낫 데어>를 봤다고 해서 밥 딜런을 다 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밥 딜런을 통해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바는 충분히 전달받을 수 있겠다는 얘깁니다.
일찌감치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보였던 소년(마커스 칼 프랭클린)은 자기가 직접 보고 경험하는 일들을 노래로 만들어 부르기로 하고 일약 저항 음악의 아이콘(크리스챤 베일)으로서 유명세를 타게 됩니다. 유명인이 됨에 따라 타인들에 의한 자기 규정에 염증을 느낀 그는 시상식에서 술주정을 하며 시대와의 불화를 경험하기도 하고 목회자로 변신하여 복음성가를 부르기도 합니다. 한 여인의 남편이자 인기 연예인(히스 레저)으로서 사랑과 이별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아임 낫 데어>가 핵심으로 다루고 있는 측면은 기존의 음악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거나 음악 평론가와 갈등하는 모습(케이트 블란쳇)입니다. 자신의 이름과 음악을 버리고 은둔자(리차드 기어)로 살아갈 때에도 세상의 강요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지만 마침내 소년이었을 때의 그 열차에 다시 올라 기타를 손에 쥐는 장면은 밥 딜런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경험치에 상관없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합니다. <아임 낫 데어>가 밥 딜런이라는 인물을 소재로 하면서도 결국 은둔과 구원, 그리고 자유에 관한 영화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엔딩 크리딧과 함께 밥 딜런의 곡들을 추가로 감상할 수 있는데 마지막 곡 Knockin' On Heaven's Door의 리메이크 버전(Anthony & the Johnsons)은 이제까지 들어본 가운데 가장 감동적인 경험일 수 밖에 없습니다.
케이트 블란쳇이 <아임 낫 데어>로 베니스 영화제와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죠. 히쓰 레저의 유작이기도 한 <아임 낫 데어>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배우는 단연 크리스챤 베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포크 싱어 잭 롤린스와 목회자로 돌아온 존(실제 밥 딜런은 기독교에 심취한 곡들을 발표했을 뿐 목회자로 전향한 일은 없다는군요)을 연기한 크리스챤 베일은 최근 블럭버스터 영화에 자주 출연하면서 완전히 뜬 배우로 인정받고 있지만 양적인 성장 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결코 소홀하지 않고 있는 모습을 확인시켜줍니다. 찬양 예배에서의 Pressing On(실제로는 John Doe가 불렀습니다) 연주 장면은 복잡한 인간적인 감정들이 뒤엉킨 가슴 뭉클함을 전해주더군요. 케이트 블란쳇의 여우주연상도 자격이 충분하고 다른 배우들도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크리스챤 베일이야말로 남우주연상을 줘야할 정말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앨리스(줄리안 무어가 연기한 조안 바에즈) 등의 인터뷰가 섞이면서 가장 다큐멘터리적인 기법으로 다뤄진 에피소드라서 훨씬 사실적으로 느껴진 탓도 있을테고 무엇보다 유명인으로서의 명성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완전히 다른 생활을 통해 자기 구원을 찾고자 했던 간절한 심정이 잘 다뤄져서 그런 듯 합니다.
ps1. 밥 딜런의 곡이 OST로 사용된 작품은 1965년부터 TV 시리즈를 비롯해 약 230 여 편에 달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수록곡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2005년 다큐멘터리 <No Direction Home : Bob Dylan>이 눈에 띄더군요. 토드 헤인스의 상상에 토대를 제공해준 밥 딜런에 관한 '사실'들이 잘 정리된 작품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200분이 넘는 대작인데 EBS 같은 채널에서 한번 방영해주면 정말 좋겠어요.
ps2. <아임 낫 데어>에 밥 딜런의 상징 인물들로 출연한 주연급 배우들의 옆에는 마찬가지로 주연급인 다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서 밥 딜런의 주변 인물들을 연기하고 있는데요, 영화의 맥락상 밥 딜런의 최고 상대역은 런던의 음악 평론가 키넌 존스(브루스 그린우드)였다고 생각됩니다. 브루스 그린우드는 아톰 에고이안 감독의 작품에 단골로 출연하던 캐나다 출신 배우인데 <디데이 13>(2000)에서 존 F. 케네디 대통령 역을 맡아 주가를 한껏 올렸었죠. 오랜만에 보는 상영작에서 살떨리는 악역(?)을 연기하시는 모습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덕분에 "상처받기를 거부하겠다"는 케이트 블란쳇의 명대사가 아주 돋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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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idiothing.com | 2008/06/09 09:05 | DEL
고등학교 방학기간 중 보충수업을 강제 받았었다.
추운겨울 학교가 아닌 근처 극장으로 향해 조조영화를 감상하신다.
영화가 끝나면 또 근처 사우나에서 자다만 잠을 채워넣는다.
보충수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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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오선지위의 딱정벌레 | 2008/06/09 10:08 | DEL
I'm Not There - Bob Dylan 영화는 복잡한 밥 딜런의 머릿속 만큼 복잡하다. 인간은 단순하지 않기에 1명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기엔 처음부터 어려웠고 감독은 그것을 더 잘 알고 있었다. 보는 사람이 혼잡(?)하게 느낄 정도이지만 모든 다중 인격체인 6명의 밥 딜런이 잘 어울어져 있다. 영화를 보러 간 이유도 밥 딜런이라는 이유와 밥 딜런의 역할을 6명이 한다는 것이다. '정신적 무법자' 빌리 역을 맡은 리차드 기어의 "밥 딜런의 음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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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스테판's Movie Story | 2008/06/09 11:24 | DEL
리뷰라고 제목을 적어놓긴 했지만, 사실 리뷰는 아닙니다. 그냥 일종의 주절거림이라고 해야겠네요. 이유는 아래를 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영화 "아임 낫 데어"는 다들 아시겠지만, 밥 딜런에 대한 영화입니다. 사실 전 밥 딜런에 대해 잘 모릅니다. 'Like A Rolling Stone', 'Knocking On Heavens Door ' 같은 몇몇 유명곡들만 아는 수준이죠. 그럼에도 영화를 보러 갔던 것은 감독도 그렇지만, 일단 배우들이 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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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the Real Folk Blues | 2008/06/09 12:50 | DEL
아임 낫 데어 (I'm Not There, 2007) 밥 딜런의 몽타주 음악을 듣는 사람치고 밥 딜런 (Bob Dylan)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미 여러 뮤지션을 통해 리메이크 되었던 'Knocking on Heaven's Door' 같은 곡은 누구나 알 정도로, 밥 딜런은 단순히 뮤지션이라기 보다는, 당시 문화를 상징하는 하나의 아이콘이었으며, 시인이기도 했다. 그의 관한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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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밥 딜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그의 노래를 단 한번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으며 그의 일생에 관한 글이나 영상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어렵다는 반응이 실감이 났다. 우선 밥 딜런이란 인물의 일생을 표현하기 위해 감독은 6명의 인물들을 등장시켜 밥 딜런의 특성을 각 인물의 개성에 맞게 표현했는데, 감각적이면서도 함축적인 영상이 조금은 난해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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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낫 데어 (I'm Not There, 2007) 그다지 공감 안되고, 몰입 안되고, 그래서 실망스럽고도 미안한 영화. 사람이 정도껏 난해해야지, 처음엔 호기심에 관심이 가더라도 그 정도가 심하면 오히려 무관심해진다. 밥딜런이 얼마나 난해한 인간인진 모르겠지만 난 이 영화를 보고 밥 딜런에 대해 별로 알고 싶지가 않아졌다. 포크음악이 물론 시대를 반영하는 음악이라지만, 그래도 어쩐지 시대적 상황과 억지로 끼워 맞추는 듯한 느낌, 너무 많은걸 한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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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에 대한 지식은 지극히 얕은 편이다. 예를 들면 난 '밥 딜런' 이라는 이름을 들어보긴 했지만 그가 얼만큼 대단한 뮤지션인지, 그의 대표곡은 무엇인지 조차 모른다. 그럼에도 내가 이 영화를 봐야겠다 생각한건 퇴근 이후 영화 상영시간이 딱 맞았던 우연과 급작스레 세상을 떠난 '히스레져' 때문이다. 영화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뮤지션을 이렇게도 모르니 나에게 이 영화는 그냥 '픽션'의 느낌이었다. 6명의 배우들이 각각 '밥 딜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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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벗어난 정신0.밥 딜런, 그는 누구인가?밥 딜런, 그는 누구인가? 라고 물으면 우리는 사전적인 정의를 내릴것이다. 저항 가수, 대중 음악의 음유 시인, 포크 가수 등등...하지만 그런 단어들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일까? 그렇게 간단히 정의 할 수 있는 걸까? 사람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다양한데, 그런 것들로 그 사람을 제대로 이해 할 수 있는 걸까?1.밥 딜런 없는 밥 딜런 영화토드 헤인즈 감독의 [아임 낫 데어]는 괴상한 영화다. 명색이 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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