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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깐느 영화제 60주년 기념작. 영화관이라는 공통 소재에서 출발한, 무려 서른 다섯 명의 거장들이 만든 그들 각자의 단편들. 과연 깐느가 아니면 어디서 이런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겠나 싶으면서도 그래 참 잘 나셨네요, 하게 되는 얄궃은 심정이었달까. 왠지 제대로 만든 영화 같지가 않고 다른 DVD 타이틀에 번들로나 들어가야 어울릴 법한 이상한 조합품은 아닐까 의심했다. 그래야만 조금이나마 공평한 세상을 살고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거봐, 괜한 문화 사대주의 같은 건 가질 필요가 없다고. 깐느라는 브랜드에, 그리고 유명한 감독들의 이름값 때문에 헬렐레 하면서 달려드는 건 역시 쪽팔리는 일이잖아. 그러나 제 집안 잔치를 위해 만들었다는 이 짤막짤막한 필름 쪼가리 모음집은 문화적 왜소감에 시달리는 어느 관객의 질투심을 가볍게 넘어서며 그 명성에 충분한 이유가 있음을 증명한다. 깐느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그 많은 감독들의 명성도 결코 헛된 것이 아니다. 영화관을 드나들며 2시간짜리 여흥 이상의 그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아왔던 관객들이라면 <그들 각자의 영화관>에 가득 담긴 수많은 쉼표들을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쉼표는 지구 반대편에서 보내온 깐느에 대한 따뜻한 존경과 축하의 메시지이기도 하고 또 어떤 쉼표는 미래의 영화가 좀 더 관심 가져줘야 할 또 다른 반대편의 모습을 비춰주기도 한다. <그들 각자의 영화관>은 과연 그들 각자의 이해와 관심, 스타일과 연출 역량을 반영하는 개별적인 작품들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한데 모여 상영되는 동안은 결국 같은 결론으로 수렴된다. 우린 오랫동안 영화를 사랑해왔고 영화와 더불어 사랑했으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랑하게 될 사람들이라는 거다. 아무런 강요나 원칙도 필요하지 않다. 한결같은 그 마음 하나로 충분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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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영화관>의 단편들 (스포일러 만땅)


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5 : Comment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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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Chacun Son Cinema : 35 greatest artists

    2008/05/20 18:40 tracked from with muzik

    휴. 드디어 봤다. 시네큐브에서. 근데 멍청하게 카메라를 안 들고 갔다 -_- 오늘 날씨 진짜 좋았다. 화창하다, 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그런 날씨. 그런데 카메라를 안들고 가서, 물리적 기억에도 남기지 못하고 응모전에도 준비하지 못했다. 어우, 아까워. 내일도 시네큐브에 갈 예정인데, 내일은 잊지 말고 꼭 챙겨야지. 명불허전. 이 영화에 참여한 모든 감독의 영화를 보지 못했다. 단 한편이라도 주의깊게 봤다면, 나는 '그 감독을 안다' 고 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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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그들 각자의 영화관 _ 그들이 영화와 극장을 사랑하는 이유

    2008/05/21 18:02 tracked from the Real Folk Blues

    그들 각자의 영화관 (Chacun Son Cinema Ou Ce Petit Coup Au Coeur Quand La Lumiere S'Eteint Et Que Le Film Commence, 2007) 그들이 영화와 극장을 사랑하는 이유 미처 이름을 다 거론하기에도 벅찬(아마 이런 수식어를 썼던 가운데 가장 벅찬 경우가 이번이 아닐까 싶다), 무려 35명의 거장들이 만들어낸 깐느 영화제 60주년 기념작 <그들 각자의 영화관>. 지금까지도 가끔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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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리뷰] 그들 각자의 영화관 Chacun son cinéma, To Each His Cinema (2007)

    2008/05/21 22:49 tracked from 스테판's Movie Story

    여러분에게 '영화관'이라는 장소와 그 곳에서 보내는 시간은 어떤 의미인가요? 옴니버스 영화 "그들 각자의 영화관"은 지난해 칸영화제의 60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거장이라 꼽히는 35인의 감독들이 그 물음에 대한 각자의 대답을 담은 33편의 단편(마이클 치미노와 코엔형제의 작품 경우 자신들의 이 영화가 상업적인 용도에 쓰이지 않았으면 해서, 그들의 작품은 빠져있습니다. 즉 31편)을 담은 영화입니다. 칸영화제의 생일을 위한 참 특별한 선물인 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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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그들 각자의 영화관 (Chacun Son Cinema Ou Ce Petit Coup Au Coeur Quand La Lumiere S'Eteint Et Que Le Film Commence, 2007)

    2008/05/25 04:38 tracked from Ripley Effect,

    영화관이라는 것은 나에게 어떤 것일까. 영화관을 단순히 극장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고 영화를 보는 관점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이 영화는 칸 영화제 60주년을 맞아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감독 35명이 영화관이라는 주제와 3분이라는 시간적 제약 이 두가지만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낸 것을 모아 영화로 만든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다. 영화관이라는 대강의 주제를 주어져 있건만 3분이라는 시간적 제약이 부담으로 다가올만도 할 텐데 2시간이라는 시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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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그들 각자의 영화관 Chacun son cinéma To Each His Cinema (2007)

    2008/06/12 13:46 tracked from 독단과 편견이 가득한 블로그

    그들 각자의 영화관 Chacun son cinéma To Each His Cinema (2007) 옴니버스 | 프랑스 | 100 분 | 2008-05-15 연출 테오 앙겔로플로스 Theo Angelopoulos 감독 올리비에 아씨야스 Olivier Assayas 감독 빌 어거스트 Bille August 감독 제인 캠피온 Jane Campion 감독 유세프 샤힌 Youssef Chahine 감독 첸 카이거 감독 마이클 치미노 Michael Cim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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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finicky 2008/05/18 12:26

    으악! 스포일러 안읽으려고 애써 참고 있는중이예요 ㅜ ㅜ 다른 영화 보러갔다가 이 영화 예고편을 봤어요. 어떤 여자가 감독 이름 하나하나 열거하는데, 저도 예고편 속 관중들처럼 한명 한명 불릴때마다 꺅 꺅 비명을.. ㅋ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5/19 07:36

      감독 각자의 스타일이 숨김없이 잘 드러나있는 편이라 이건 누구 꺼구나 대부분 알 수 있더군요. 제목, 영화, 감독 이름과 크리딧, 이런 순서로 진행되니까 32개의 영퀴 같기도 하고요. 총 32곡이 수록된 더블 CD 컴필레이션 음반 감상회 같기도 해요. 행복한 관람 되세요. ^^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Malick 2008/05/19 19:58

    정말 영퀴같았어요. 대부분 아셨다니 역시 고수군요! 저는 반정도 맞춘것 같아요 ㅋ
    박찬욱이나 임권택이 초대를 받았어도 괜찮을 것 같았는데 아쉬워요. 저는 다르덴 형제와 허우샤오시엔이 제일 좋았답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5/19 21:46

      음.. 가슴에 손을 얹고 다시 생각해보니 '대부분'은 좀 과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 다케시, 왕가위, 허우 샤오시엔 등은 단번에 알 수 있었고 이냐리투나 다르덴 형제의 작품은 넋을 놓고 보다가 감독 이름이 나오자 아! 역시 했었어요. 아무튼 전반적으로 감독들의 개성이 뚜렷하게 반영된 단편들이라는 말씀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한국 감독도 참여했더라면 더 좋은 선물이 되었을텐데 말이죠. ^^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아쉬타카 2008/05/21 18:04

    확실히 저는 이냐리투 감독이 취향인가봐요!
    저도 그의 이름이 뜰때 와락 했습니다 ^^
    정말 짧은 시간에 자신만의 색깔을 이렇게 다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더군요.
    개인적으로 영화관에 대한 추억들도 떠오르구요 ^^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5/21 21:49

      32편의 단편들 가운데 정서적인 울림이 가장 큰 작품이었어요.
      마치 장편영화 속에서 한 장면을 떼어온 듯한 느낌이랄까요.
      이냐리투 감독의 새로운 장편을 빨리 보고 싶네요. ^^

  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미미씨 2008/05/21 21:20

    아, 정말로 이 영화 좋았습니다. 처음 영화를 시작하던 때를 잊지 않고, 영화가 주는 기쁨을 알기 때문에 그들이 거장이 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5/21 21:51

      제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좋더군요. 관객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화관'이라는 공통 소재를 삼고 있으면서도 감독들 각자의 개성이 잘 반영되어서 보는 동안 너무 즐거웠습니다. ^^

  5.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스테판 2008/05/21 22:50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종합선물세트같아요^^ 칸영화제는 지난해 60번째 생일선물 참 좋은걸(?) 받았네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5/22 07:26

      이렇게 진귀한 선물을 함께 볼 수 있게 해주니 더욱 좋고요. ^^

  6.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comodo 2008/05/25 04:39

    이 모든 영화를 순서대로 기억하여 리뷰를 작성하시다니 대단합니다. 혹시 메모라도 하며 보신건 아닌가요? 크크, 저도 굉장히 좋게 봤던 영화에요. 저 자신의 영화관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줄만한 영화였어요. 트랙백 남길께요 :)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5/25 09:29

      물론 제목과 감독 이름을 메모했죠. 단편들에 관한 정확한 목록 정보가 없는 것 같아서 이 영화는 처음부터 작심을 하고 수첩과 볼펜 들고 봤습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 저도 트랙백 보내겠습니다.

  7.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은시리 2008/05/25 05:16

    이거 못봤으면 두고두고...후회했을 겁니다.
    진짜...오랜만에 너무 좋은 영화를 만났습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5/25 09:27

      화려한 겉포장에 못미치는 영화들이 참 많은데 이 영화는 정말 꽉꽉 찬 영화죠. 저도 간만에 강력 추천이란 말을 남발하고 있어요. ㅎㅎ

  8.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Biaan 2008/06/19 09:41

    사랑해 파리에서도 그렇고. 첫키스도 그렇고. 보는 순간. 앗, 구스 반 산트!! 무당벌레 보고 나서. 흥미로워서 감독이름을 기억하려고 했는데. 잊어버려서 찾아봐야지 생각했는데. 요렇게 정리되어 있으니깐 참 좋군요. 짤막한 코멘트 까지!

  9.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Biaan 2008/06/19 09:44

    그리고 그남자의 직업. 영화보는 말 시키면 입을 틀어막고 싶다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6/19 21:56

      <사랑해 파리>에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첫 키스>는 영사실의 소년이 처음 등장하자마자 ㅋㅋ 이건 구스 반 산트 영화구나 했다죠. 영화 보면서 잡담을 하고 싶은 때도 있죠. 하지만 그 남자는 영화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소릴 해댔으니 그렇게 보내드려야 할 수 밖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