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12 09:00
★★★☆☆작년 6월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와 거의 같은 시기에 개봉해서 잔잔한 호응을 얻어냈던 애니메이션이죠. 1년 여가 다 되어가는 시점에야 겨우 봤으니 저도 거의 초속 5센티미터 수준인 모양입니다. 제목 만큼이나 대단히 정적인 작품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물론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같이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예상했던 것 보다 화면 전환이 무척 빠른 편이어서 63분에 불과한 러닝타임이 실제 보다 좀 더 오랜 시간처럼 느껴졌던 작품입니다. 중학생, 고등학생, 그리고 사회인이 된 남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하는 3개의 단편이 이어지면서 다다를 수 없는 또 다른 우주와 같은 누군가에 대한, 그리고 돌아갈 길이 없는 과거의 그 순간들에 대한 그리움을 전달합니다. 어찌보면 굉장히 순정 만화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아련한 감정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 생각되네요. 뚜렷한 결말을 제시하지 않고 한 편의 뮤직비디오와 같은 마무리를 하면서 끝나기 때문에 한 편의 장편 서정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봄날의 벚꽃 잎이 떨어지는 속도, 겨울의 눈이 흩날리는 속도, 너를 향해 가는 열차의 속도와 죽을 듯이 괴로운 정체의 시간들, 과녁을 향해 끊임없이 날리는 화살들, 오토바이에서 내려 걸어가더라도 좁혀지지 않는 너와 나의 거리, 로켓 발사대를 향해 천천히 이동하는 발사체 트럭과 먼 우주 어디론가를 향해 치솟아 올라가는 우주 비행체... 모두가 단 하나의 감정을 형상화하기 위해 동원되고 있는 장치들이고 비교 개념들입니다. 그런 절실함을 잠시라도 느껴본 사람이라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심정들이고 그래서 뭐 어찌 되었단 말이냐, 왜 이야기를 하다가 마느냐고 화를 내시더라도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는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감정에 항상 휩싸여 살 수는 없는 일이지만 작품을 보는 동안만이라도 잠시 되살려 보는 일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은 대체 뭐 하시던 분인가 했더니 몇 년 전에 인터넷 동영상으로 많이 돌아다니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1999)의 신카이 마코토 그 사람 작품이네요. 첫 작품에서 본인이 직접 고양이의 나레이션을 했었군요. 오랜 세월 동안 쌓여온 기름때를 벗겨내고 최초의 표면을 다시 한번 감상하는 그런 기분이 맛보게 하는 작품들이네요. 시간이 지나면 시나브로 먼지가 다시 쌓여 잊혀지게 되겠지만요.
ps. 풍경 묘사나 모든 장면들에서 빛의 효과가 약간 과장된 듯한 하면서도 전반적으로 사진처럼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는데, 유독 인물들의 얼굴만 나오면 아, 이거 만화구나 싶었습니다. 내용이나 감정의 흐름과 상관없이 시각적으로 아, 참 만화스럽도다 했다는 얘깁니다. 캐릭터들의 얼굴도 비슷비슷해서 마지막 3번째 단편에서는 굉장히 헷갈렸답니다.
'review 2007 ~ 2008'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무용 (無用, 2007) (10) | 2008/05/25 |
|---|---|
| 그들 각자의 영화관 (Chacun Son Cinema Ou Ce Petit Coup Au Coeur Quand La Lumiere S'Eteint Et Que Le Film Commence, 2007) (17) | 2008/05/18 |
| 초속 5센티미터 (秒速 5センチメ-トル, 2007) (22) | 2008/05/12 |
| 페르세폴리스 (Persepolis, 2007) (20) | 2008/05/10 |
| 아이언 맨 (Iron Man, 2008) (30) | 2008/05/08 |
| 할람 포 (Hallam Foe, 2007) (8) | 2008/05/03 |
Trackback Address :: http://differenttastes.tistory.com/trackback/898
|
Tracked from the Real Folk Blues | 2008/05/12 14:37 | DEL
제 1화 [벚꽃이야기] 도쿄의 초등학교에 다니는 토노 타카키와 시노하라 아카리는 부모의 전근으로 막 이사 왔다. 가정환경도 적극성이 없다는 것도 작은 체구에 병약한 부분도 같아서 닮은 꼴이 많았다. 무엇보다 취향이 비슷해서 우린 서로가 좋았다. 그 시절에 함께였던 두 사람이지만 초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아카리의 이사가 결정되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초조함… 어린 아이이기에 쌓아올 수 있던 시간은 어린 아이이기.. |
|
Tracked from 라디오키즈@LifeLog | 2008/05/12 16:13 | DEL
별의 목소리를 통해 혼자서 연출, 각본, 캐릭터 디자인까지 다 작업하면서 1인 제작시스템을 선보였다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 그의 작품을 처음 만난 건 별의 목소리부터였는데 어딘가 서툴고 묘하게 낯설지만 인상적인 색감과 선명한 메시지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었다. 하지만 이후 신카이 마코토가 내놓은 장편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등은 미처 보지 못했다가 올해 개봉한 초속5센티미터를 통해 다시금 신카이 마코토의 정서와 마주하게 됐다... |
|
Tracked from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 2008/05/12 22:07 | DEL
*. 본 작품의 스틸샷은 클릭하셔서 원래 사이즈로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1973년생. 2002년 그가 내놓은 <별의 목소리>는 일약 애니메이션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무려 7개월간의 "단독작업" 끝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포토샵이 깔린 컴퓨터 한 대와 단돈 2000만원으로 연출.각본.편집 등 전 과정을 도맡은 1인 제작시스템으로 만들었다. 이 하나만으로도 <별의 목소리>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일반인의 관점에선.. |
|
네이버 씨네21 첫사랑의 애틋함과 그걸 바라보는 현재의 시선과 대비를 묘사한 만화에요. 포스터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여타 일본애니메이션처럼 멜로판타지인데 절대 그런게 아니에요. 첫사랑을 품고사는 주인공이지만 판타지처럼 첫사랑을 가슴에만 품은채 살아가는 주인공에게 그 첫사랑이 이루어질리 없죠. 고로 이 만화는 '아 참 따뜻한 멜로네요' 가 아니라 '따뜻하지만 참 쓸쓸하네요' 가 맞아요. 만화의 작화는 수채화풍이라 정말 따뜻한데 이야기는 조금 따뜻하면서도.. |
|
Tracked from Musical Banquet | 2008/05/13 05:31 | DEL
<櫻花抄>,<Comonaut>,<秒速 5センチメ-トル>이렇게 3개의 에피소드가 연작으로 이뤄진 이 작품 <秒速 5センチメ-トル(국내 공개명은 초속 5cm)>은 신카이 마코토의 근작입니다. 이전작들인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별의 목소리>등에서 더없는 아련함이라는 테마를 디지털적으로 잘 접근하여 해석했기 때문에 그의 새 앨범에도 당연히 관심이 갔었고 그래서 오늘 평소와 다름없이 상암 CGV로 가서 조조를 보고 왔습니다. 결론은 올여름의 멜로는 이것만.. |
|
2008년에 처음으로 본 영화는 신기하게도(?) 일본 애니메이션. 얼마전에 이 애니를 보려고 구해놨었는데, 이제서야 생각이나 연휴를 맞아 보게된 것이다. 평소 일본 애니메이션을 많이 접해보지 않았던 내가 이 애니메이션을 보려고 마음먹은 계기는 단순히 '제목' 때문이다. 처음 국내 개봉했을때 특이한 제목이 인상 깊어서 그 의미를 찾아봤더니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라는것. 이렇듯 감성적인 제목처럼 애니메이션의 내용 또한 잔잔하고 여운이 깊다. 살아 움.. |
|
신카이 마코토 미즈하시 켄지, 콘도 요시미 코믹스 웨이브 필름 일본 63분 드라마, 애니메이션 2007.06.21 http://cafe.naver.com/chosok5cm 태그라인 어느 정도의 속도로 살아가야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시놉시스 제 1화 <벚꽃이야기> 도쿄의 초등학교에 다니는 토노 타카키와 시노하라 아카리는 부모의 전근으로 막 이사 왔다. 가정환경도 적극성이 없다는 것도 작은 체구에 병약한 부분도 같아서 닮은 꼴이 많았다. 무엇보다..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