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04 10:00
최근에 UMPC 기종인 에버런 S60H를 구입해 사용하면서 제가 휴대용 기기들을 모두 동종 제품들 가운데 가장 작고 가벼운 것들로 고르고 있었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휴대폰, 디지털 카메라, 그리고 UMPC까지 모두 '휴대용'이라고는 하지만 디지털 컨버전스의 추세에 맞춰 다양한 기능들이 하나의 기기 안에 헤쳐모이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각 제품들의 크기와 무게는 천차만별인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 정착해서 잘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 이전에도 다른 추가적인 기능에 대한 욕심 때문에, 때로는 막연한 생각과 불분명한 선호도 때문에 다양한 크기와 무게의 제품들을 사용했었습니다만 결국 휴대용 기기의 종착역은 기본 기능에 충실하면서 역시 '휴대성'이 극대화된 제품이 가장 쓰기 좋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결론이 너무 확고하다 보니 이제는 죄다 가장 작고 가벼운 것들만 모아 갖고 다니는 모양새가 되고만 것 같습니다. 저의 휴대성 집착증을 보여주는 증거물들을 공개합니다.
1. 휴대폰 : 삼성전자 SCH-C210
PCS 서비스가 처음 시작되면서 LGT에서 가입해 오랫동안 사용했고 KTF를 잠시 거쳐 결국 SKT로 왔습니다. 작년 11월 SKT로 번호이동을 하면서 구입한 폰이 지금 쓰고 있는 SCH-C210입니다.
2년 전 이맘 때까지 쓰던 핸드폰이 무척이나 두껍고 무거운 편이었습니다. 손에 묵직하게 쥘 수 있는 든든한 핸드폰이 더 좋다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저는 바지나 재킷 주머니에 넣어더 불룩 튀어나오거나 너무 무거워 신경을 쓰이게 하는 '존재감을 과시하는' 핸드폰이 무척 싫어졌습니다. 이후로는 전화 걸고 받고, 문자 메시지 정도 보내는 기본 기능에 충실한 가장 얇고 가벼운 핸드폰을 애타게 찾게 되었죠.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슬라이드 방식 보다 바(Bar) 타입의 핸드폰이 제가 찾은 외양의 핸드폰이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송혜교폰'으로 알려진 KTFT의 EV-K100이 나왔고 저는 기다렸다는 듯이 옮겨 탔습니다. 무게도 크기도 느껴지지 않는 휴대성 극대화의 제품이었죠.
지금 사용하는 SCH-C210이나 EV-K100이나 휴대성이 좋기로는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C210이 5.9mm의 가장 얇은 휴대폰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본체 중에서 가장 얇은 부분을 잰 기록일 뿐만 아니라 사실 휴대폰이란 게 지나치게 얇아지면 오히려 그립감이 떨어질 뿐입니다. C210은 가장 얇은 핸드폰으로 만들어진 대신 EV-K100에 비해 좀 넓은 외형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적응이 되었지만 처음엔 얇고 넓은 외형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키패드가 지나치게 작고 * 0 # 버튼이 옆 쪽에 배치되었던 EV-K100에 비해 SCH-C210은 키 조작이 훨씬 편해서 익숙해지는 데에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C210 이전에는 같은 바 타입의 슬림 핸드폰인 SCH-V990이 있었고 DMB까지 내장한 B510도 있었습니다만 사용된 재질들이 쉽게 기스가 나거나 부식되는 현상을 목격한 터라 별로 마음이 가질 않더군요. EV-K100과 SCH-C210 사이에는 같은 KTF향 DMB 핸드폰인 EV-KD350을 깨끗한 중고로 구입해 잠시 기변을 했었습니다. 휴대성이라는 최고의 덕목을 포기하고 지상파 DMB에 욕심을 부린 것이었죠. 지상파 DMB를 매일 잘 즐기고 계신 분들께는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제가 사용해본 바로는 별로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방송통신법이 바뀌어 지상파와 위성 DMB에서 공중파와 케이블 TV 프로그램을 동시에 송출할 수 있게 되지 않는 한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쓸모가 없는 서비스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DMB 기능이 없는 핸드폰이라도 요즘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인터넷 연결과 mp3 플레이어, 그리고 카메라입니다. 데이터 통신료만 많이 나오는 이동통신사의 폐쇄적인 인터넷 연결 서비스는 거의 이용해 본 일이 없는 지경이고 mp3 플레이어는 외장형 메모리카드까지 구입하며 의욕을 부려보지만 몇 번 이용해보다가 말곤 합니다.(핸드폰으로 음악 감상을 하는 건 지독하게 느린 다운로드 과정과 들을만 하다 하면서도 결국 적응을 못하는 음질 탓이 큽니다) 제가 항상 갖고 다녀야 하는 핸드폰에 기왕 같은 있으면 좋겠다며 미련을 못버리는 기능이 디지털 카메라인데요, 카메라가 쓸만 하면 핸드폰 전체 무게가 너무 무거워지고(사실 별로 쓰지도 않으면서) 가벼운 핸드폰이 되려면 2 ~ 300만 화소 수준의 CMOS 카메라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 사실상 포기할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별도의 디카가 없거나 형편없는 화질이어도 큰 상관이 없는 경우에는 가끔씩 사용하는 일이 있으니 DMB, mp3 플레이어, 인터넷 연결에 비하면 핸드폰 내장 카메라는 그나마 활용 빈도가 좀 있는 편이라고 하겠습니다. 최근에 각광 받는 핸드폰에서의 풀브라우징 기능은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기왕이면 UMPC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2. 디지털 카메라 : 소니 Cybershot DSC-T10
저의 첫번째 디지털 카메라는 회전 렌즈로 유명한 니콘의 CoolPix 4500이었습니다. 후배로부터 캐논 익서스를 함께 추천받았었는데 완전 수동 기능에 대한 욕심 때문에 휴대성이 그닥 좋지 않은 기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어정쩡한 사이즈의 디카를 몇 년 써보니 그것 역시 휴대성이 가장 중요하더군요. 사진에 열렬한 취미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항상 갖고 다니지 않는 디카는 별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좋은 사진을 얻으려면 디카도 좋은 렌즈를 가져야 하고 자연히 사이즈와 무게가 커질 수 밖에 없는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항상 갖고 다니면서 아무 때나 꺼내서 자동 모드로 팍팍 찍는 데에는 역시 똑딱이 디카가 좋고, 똑딱이 디카라면 작을 수록 좋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래서 두번째 디카는 아예 처음부터 이너줌 방식의 슬림 디카를 찾았습니다. 물론 이와중에도 좋은 사진에 대한 욕심은 다시 '어정쩡한 사이즈'의 디카들에 눈이 돌아가게 만들었지만 테크노마트의 디카 매장을 둘러보면서 지금 사용하고 있는 사이버샷 DSC-T10을 직접 손으로 만져보면서 깨끗이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후보에 올려놓은 모델이긴 했지만 직접 만져보니 "이게 내 거다"라는 느낌이 딱 오더군요. 구입한지 1년 정도가 되어가는 지금까지 기능에 대한 불만이나 싫증 한번 없이 너무 잘 쓰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든 안찍든 가방 속에 항상 갖고 다니는 휴대용 기기이기도 하고요. 지금은 T10 보다 더 성능이 좋아진 후속 모델도 나와있고 이런 조그만 똑딱이 보다 좋은 사진을 만들어내는 카메라들이 수도 없이 많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DSLR 쪽으로 제가 큰 관심을 안갖고 사는 건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하고요. 그러나 T10 이후로는 당분간 새로운 디카에 대한 필요를 전혀 못느낄 정도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정확히 담배갑 크기에 약간 묵직한 느낌을 주는 DSC-T10은 소니 제품에 대한 제 선입견을 많이 완화시켜준 기종이기도 합니다. 독창적이면서도 세련된 외관과 무엇보다 고성능에 수준 높은 제품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이 소니 제품들의 특징이긴 합니다만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싼 경우가 많아 '거품'이라는 인상이 강했었는데 DSC-T10을 써보면서 그럴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게 된 거죠. T10은 유사한 성능의 다른 회사 제품에 비해 그다지 비싼 편도 아닙니다만 아무리 써도 질리지 않는 세련된 디자인과 세월의 흔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좋은 재질, 그리고 현재와 앞으로도 당분간 충분히 유용하다고 할 수 있는 성능 스펙 덕분에 '한번 사면 오래토록 즐겨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가장 중요한 건 항상 갖고 다닐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작고 가벼운 T10의 강력한 휴대성이고요.
3. 모바일 PC : 라온디지털 에버런(EVERUN) S60H
저에게 모바일 PC 그리고 무선 인터넷 서비스는 분명 부가적인 취미의 영역에 불과하기 때문에 최근까지 크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던 기종이었습니다. 꼭 필요로 하지 않는 기기를 가격 대 성능을 무시하며 애써 구입해봤자 얼마 못가서 애물단지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어디 한 두 가지여야 말이죠. 그러면서도 최신 미니 노트북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갖고 있는 편이었고 2년 전에는 항상 갖고 다닐 수 있는 모바일 디바이스를 찾아 여러 종류의 기기들을 접해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최근 UMPC 제품군의 가격과 스펙이 또한 어느 정도 쓸만한 수준이 된 것을 알게 되었고 여기에 무선 인터넷 접속 서비스(와이브로와 HSPDA)을 결합하면 이동 중에도 충분히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고정된 장소에서 주로 사용하는 노트북과 항상 갖고 다닐 모바일 PC를 완전히 별개의 제품군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저 자신의 취향과 필요, 그리고 현재 구입할 수 있는 UMPC 제품들을 나름대로 면밀히 검토한 결과 최종적으로 찾아낸 것이 최근에 구입한 라온디지털의 에버런 S60H와 KT 와이브로 서비스의 조합이었습니다. 나름대로 만족해하면서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UMPC에 관한, 특히 휴대성이라는 측면에서 제 결론은 '아직 충분하다 할 만한 수준의 UMPC는 나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고성능의 UMPC는 배터리 소모가 커서 여분의 배터리나 대용량 배터리를 필요로 하므로 결국 휴대성이 떨어지게 되고 배터리 사용 시간을 대폭 늘린 에버런과 같은 제품은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윈도우가 아닌 다른 OS를 사용하는 기기 쪽으로 가게 되면 성능과 배터리 스테미너를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만 역시 윈도우 환경이어야만 하는 몇 가지가 있어서 아쉽습니다. 항상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몇 가지가 안되면 PC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보다는 급한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안되는게 없는 휴대용 디바이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이동성이 좋은 PC', UMPC라는 제품군이 형성된 것 아니겠습니까.
에버런 정도만 해도 휴대성 뿐만 아니라 성능 면에서 충분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임에는 틀림없지만 UMPC 제품군이 좀 더 대중화가 되려면 이보다 더 좋은 성능에 크기와 무게도 좀 더 작고 가벼워져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으로서는 상당히 요원해 보이는 요구사항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이런 요구를 만족시키는 제품들이 많이 나오게 될 겁니다. 윈도우를 기반으로 하는 PC 자체의 한계 때문에 몹시 더딘 과정이 될 수도 있고 그래서 윈도우가 아닌 다른 OS를 채용하거나 아예 모바일 PC가 아닌 제품군 쪽에서 먼저 시장 수요를 흡수해줄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바라기는 UMPC 계열에서 '휴대성 극대화'의 소망을 먼저 만족시켜주기를 바랍니다. (에버런의 UMPC 활용기는 나중에 따로 정리해보겠습니다)
휴대폰, 디카, 그리고 UMPC 외에 다른 '항상 갖고 다닐만한 디지털 기기'가 또 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현재로서는 이 3가지가 전부인 것 같습니다.(그외 여분의 배터리, 주거래 은행의 OTP, USB 메모리스틱도 가방 안에 있긴 하군요) 물론 PMP, DMB, MP3 플레이어들도 항상 갖고 다닐 수 있겠지만 이들의 기능은 모두 UMPC 하나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물론 다른 기능은 다 필요없고 단일한 기능 하나만 충실하면 된다는 분들도 있으실테니 그런 경우에는 가격 비 성능 등을 고려하여 필요한 제품 하나를 선택해 잘 사용하면 되겠습니다. 디지털 컨버전스가 아무리 진전되어도 '기본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휴대성이 충분한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당분간은 휴대폰과 디카는 하나로 합쳐지기 어렵고 UMPC 하나로 디카와 휴대폰의 기능까지 모두 해결하기는 힘드리라 생각합니다. 그것도 할 수 있다는 정도가 아니라 필요로 하는 만큼의 충분한 기능성과 편의성은 기본 전제이니까요.
ps. 오늘 운전을 하다가 뒤늦게 생각났습니다. 네비게이션 조차도 저는 시중에 있는 제품들 가운데 가장 작고 가벼운 걸로 쓰고 있더군요. 잡다한 추가 기능을 없애고 운전자용 네이게이션 기능에 충실한 3.5인치 LCD의 아이나비 UZ를 작년부터 쓰고 있습니다. 네비게이션은 주로 차량 안에 붙여놓고 쓰는 것이지 항상 갖고 다니는 휴대용 기기라고 할 수 없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제가 왜 이렇게까지 작고 가벼운 것들에 집착하게 됐는지 갑자기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

1. 휴대폰 : 삼성전자 SCH-C210
PCS 서비스가 처음 시작되면서 LGT에서 가입해 오랫동안 사용했고 KTF를 잠시 거쳐 결국 SKT로 왔습니다. 작년 11월 SKT로 번호이동을 하면서 구입한 폰이 지금 쓰고 있는 SCH-C210입니다.
지금 사용하는 SCH-C210이나 EV-K100이나 휴대성이 좋기로는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C210이 5.9mm의 가장 얇은 휴대폰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본체 중에서 가장 얇은 부분을 잰 기록일 뿐만 아니라 사실 휴대폰이란 게 지나치게 얇아지면 오히려 그립감이 떨어질 뿐입니다. C210은 가장 얇은 핸드폰으로 만들어진 대신 EV-K100에 비해 좀 넓은 외형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적응이 되었지만 처음엔 얇고 넓은 외형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키패드가 지나치게 작고 * 0 # 버튼이 옆 쪽에 배치되었던 EV-K100에 비해 SCH-C210은 키 조작이 훨씬 편해서 익숙해지는 데에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C210 이전에는 같은 바 타입의 슬림 핸드폰인 SCH-V990이 있었고 DMB까지 내장한 B510도 있었습니다만 사용된 재질들이 쉽게 기스가 나거나 부식되는 현상을 목격한 터라 별로 마음이 가질 않더군요. EV-K100과 SCH-C210 사이에는 같은 KTF향 DMB 핸드폰인 EV-KD350을 깨끗한 중고로 구입해 잠시 기변을 했었습니다. 휴대성이라는 최고의 덕목을 포기하고 지상파 DMB에 욕심을 부린 것이었죠. 지상파 DMB를 매일 잘 즐기고 계신 분들께는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제가 사용해본 바로는 별로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방송통신법이 바뀌어 지상파와 위성 DMB에서 공중파와 케이블 TV 프로그램을 동시에 송출할 수 있게 되지 않는 한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쓸모가 없는 서비스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DMB 기능이 없는 핸드폰이라도 요즘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인터넷 연결과 mp3 플레이어, 그리고 카메라입니다. 데이터 통신료만 많이 나오는 이동통신사의 폐쇄적인 인터넷 연결 서비스는 거의 이용해 본 일이 없는 지경이고 mp3 플레이어는 외장형 메모리카드까지 구입하며 의욕을 부려보지만 몇 번 이용해보다가 말곤 합니다.(핸드폰으로 음악 감상을 하는 건 지독하게 느린 다운로드 과정과 들을만 하다 하면서도 결국 적응을 못하는 음질 탓이 큽니다) 제가 항상 갖고 다녀야 하는 핸드폰에 기왕 같은 있으면 좋겠다며 미련을 못버리는 기능이 디지털 카메라인데요, 카메라가 쓸만 하면 핸드폰 전체 무게가 너무 무거워지고(사실 별로 쓰지도 않으면서) 가벼운 핸드폰이 되려면 2 ~ 300만 화소 수준의 CMOS 카메라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 사실상 포기할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별도의 디카가 없거나 형편없는 화질이어도 큰 상관이 없는 경우에는 가끔씩 사용하는 일이 있으니 DMB, mp3 플레이어, 인터넷 연결에 비하면 핸드폰 내장 카메라는 그나마 활용 빈도가 좀 있는 편이라고 하겠습니다. 최근에 각광 받는 핸드폰에서의 풀브라우징 기능은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기왕이면 UMPC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2. 디지털 카메라 : 소니 Cybershot DSC-T10
저의 첫번째 디지털 카메라는 회전 렌즈로 유명한 니콘의 CoolPix 4500이었습니다. 후배로부터 캐논 익서스를 함께 추천받았었는데 완전 수동 기능에 대한 욕심 때문에 휴대성이 그닥 좋지 않은 기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어정쩡한 사이즈의 디카를 몇 년 써보니 그것 역시 휴대성이 가장 중요하더군요. 사진에 열렬한 취미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항상 갖고 다니지 않는 디카는 별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좋은 사진을 얻으려면 디카도 좋은 렌즈를 가져야 하고 자연히 사이즈와 무게가 커질 수 밖에 없는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항상 갖고 다니면서 아무 때나 꺼내서 자동 모드로 팍팍 찍는 데에는 역시 똑딱이 디카가 좋고, 똑딱이 디카라면 작을 수록 좋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래서 두번째 디카는 아예 처음부터 이너줌 방식의 슬림 디카를 찾았습니다. 물론 이와중에도 좋은 사진에 대한 욕심은 다시 '어정쩡한 사이즈'의 디카들에 눈이 돌아가게 만들었지만 테크노마트의 디카 매장을 둘러보면서 지금 사용하고 있는 사이버샷 DSC-T10을 직접 손으로 만져보면서 깨끗이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후보에 올려놓은 모델이긴 했지만 직접 만져보니 "이게 내 거다"라는 느낌이 딱 오더군요. 구입한지 1년 정도가 되어가는 지금까지 기능에 대한 불만이나 싫증 한번 없이 너무 잘 쓰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든 안찍든 가방 속에 항상 갖고 다니는 휴대용 기기이기도 하고요. 지금은 T10 보다 더 성능이 좋아진 후속 모델도 나와있고 이런 조그만 똑딱이 보다 좋은 사진을 만들어내는 카메라들이 수도 없이 많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DSLR 쪽으로 제가 큰 관심을 안갖고 사는 건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하고요. 그러나 T10 이후로는 당분간 새로운 디카에 대한 필요를 전혀 못느낄 정도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정확히 담배갑 크기에 약간 묵직한 느낌을 주는 DSC-T10은 소니 제품에 대한 제 선입견을 많이 완화시켜준 기종이기도 합니다. 독창적이면서도 세련된 외관과 무엇보다 고성능에 수준 높은 제품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이 소니 제품들의 특징이긴 합니다만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싼 경우가 많아 '거품'이라는 인상이 강했었는데 DSC-T10을 써보면서 그럴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게 된 거죠. T10은 유사한 성능의 다른 회사 제품에 비해 그다지 비싼 편도 아닙니다만 아무리 써도 질리지 않는 세련된 디자인과 세월의 흔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좋은 재질, 그리고 현재와 앞으로도 당분간 충분히 유용하다고 할 수 있는 성능 스펙 덕분에 '한번 사면 오래토록 즐겨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가장 중요한 건 항상 갖고 다닐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작고 가벼운 T10의 강력한 휴대성이고요.
3. 모바일 PC : 라온디지털 에버런(EVERUN) S60H
저에게 모바일 PC 그리고 무선 인터넷 서비스는 분명 부가적인 취미의 영역에 불과하기 때문에 최근까지 크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던 기종이었습니다. 꼭 필요로 하지 않는 기기를 가격 대 성능을 무시하며 애써 구입해봤자 얼마 못가서 애물단지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어디 한 두 가지여야 말이죠. 그러면서도 최신 미니 노트북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갖고 있는 편이었고 2년 전에는 항상 갖고 다닐 수 있는 모바일 디바이스를 찾아 여러 종류의 기기들을 접해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최근 UMPC 제품군의 가격과 스펙이 또한 어느 정도 쓸만한 수준이 된 것을 알게 되었고 여기에 무선 인터넷 접속 서비스(와이브로와 HSPDA)을 결합하면 이동 중에도 충분히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고정된 장소에서 주로 사용하는 노트북과 항상 갖고 다닐 모바일 PC를 완전히 별개의 제품군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저 자신의 취향과 필요, 그리고 현재 구입할 수 있는 UMPC 제품들을 나름대로 면밀히 검토한 결과 최종적으로 찾아낸 것이 최근에 구입한 라온디지털의 에버런 S60H와 KT 와이브로 서비스의 조합이었습니다. 나름대로 만족해하면서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UMPC에 관한, 특히 휴대성이라는 측면에서 제 결론은 '아직 충분하다 할 만한 수준의 UMPC는 나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고성능의 UMPC는 배터리 소모가 커서 여분의 배터리나 대용량 배터리를 필요로 하므로 결국 휴대성이 떨어지게 되고 배터리 사용 시간을 대폭 늘린 에버런과 같은 제품은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윈도우가 아닌 다른 OS를 사용하는 기기 쪽으로 가게 되면 성능과 배터리 스테미너를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만 역시 윈도우 환경이어야만 하는 몇 가지가 있어서 아쉽습니다. 항상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몇 가지가 안되면 PC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보다는 급한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안되는게 없는 휴대용 디바이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이동성이 좋은 PC', UMPC라는 제품군이 형성된 것 아니겠습니까.
에버런 정도만 해도 휴대성 뿐만 아니라 성능 면에서 충분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임에는 틀림없지만 UMPC 제품군이 좀 더 대중화가 되려면 이보다 더 좋은 성능에 크기와 무게도 좀 더 작고 가벼워져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으로서는 상당히 요원해 보이는 요구사항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이런 요구를 만족시키는 제품들이 많이 나오게 될 겁니다. 윈도우를 기반으로 하는 PC 자체의 한계 때문에 몹시 더딘 과정이 될 수도 있고 그래서 윈도우가 아닌 다른 OS를 채용하거나 아예 모바일 PC가 아닌 제품군 쪽에서 먼저 시장 수요를 흡수해줄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바라기는 UMPC 계열에서 '휴대성 극대화'의 소망을 먼저 만족시켜주기를 바랍니다. (에버런의 UMPC 활용기는 나중에 따로 정리해보겠습니다)
휴대폰, 디카, 그리고 UMPC 외에 다른 '항상 갖고 다닐만한 디지털 기기'가 또 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현재로서는 이 3가지가 전부인 것 같습니다.(그외 여분의 배터리, 주거래 은행의 OTP, USB 메모리스틱도 가방 안에 있긴 하군요) 물론 PMP, DMB, MP3 플레이어들도 항상 갖고 다닐 수 있겠지만 이들의 기능은 모두 UMPC 하나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물론 다른 기능은 다 필요없고 단일한 기능 하나만 충실하면 된다는 분들도 있으실테니 그런 경우에는 가격 비 성능 등을 고려하여 필요한 제품 하나를 선택해 잘 사용하면 되겠습니다. 디지털 컨버전스가 아무리 진전되어도 '기본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휴대성이 충분한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당분간은 휴대폰과 디카는 하나로 합쳐지기 어렵고 UMPC 하나로 디카와 휴대폰의 기능까지 모두 해결하기는 힘드리라 생각합니다. 그것도 할 수 있다는 정도가 아니라 필요로 하는 만큼의 충분한 기능성과 편의성은 기본 전제이니까요.
ps. 오늘 운전을 하다가 뒤늦게 생각났습니다. 네비게이션 조차도 저는 시중에 있는 제품들 가운데 가장 작고 가벼운 걸로 쓰고 있더군요. 잡다한 추가 기능을 없애고 운전자용 네이게이션 기능에 충실한 3.5인치 LCD의 아이나비 UZ를 작년부터 쓰고 있습니다. 네비게이션은 주로 차량 안에 붙여놓고 쓰는 것이지 항상 갖고 다니는 휴대용 기기라고 할 수 없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제가 왜 이렇게까지 작고 가벼운 것들에 집착하게 됐는지 갑자기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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