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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STORY 2007 우수블로그
2008/02/23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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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가 장안의 화제다. 잘 만들어진 스릴러 영화 한 편이 높은 완성도의 한국영화를 갈망해온 국내 객석의 환호를 받고 있다. 완성도 높은 한국영화에 대한 갈망은 곧 자국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갈망함에서 비롯된다. 자기 나라와 자기 민족에 대한 자부심은 어디에서나 발견된다. 사람들은 자기 소속 집단, 선택이 아닌 운명적으로 그 소속이 결정되어버린 공동체에 대해 자부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자국의 영화 뿐만 아니라 스포츠 행사나 기타 문화적 우위를 과시할 수 있는 일들에 열광한다. 반면에 국보 1호를 불태워 먹는다거나 하는 일에는 무한한 쪽팔림을 경험한다. 그러나 안심하라. 우리나라만 유난스러운 건 결코 아니다. 애국주의 마케팅으로 한 두 건 올리는 경우는 여기에만 있는 일이 아니다. 쪽팔림과 자부심에 대한 갈망은 동전의 양면이요 같은 배에서 나온 이란성 쌍둥이나 다름이 없다. 쪽팔린 일이 아직 많다보니 자부심에 대한 갈망이 약간 강할 뿐이다. 쪽을 팔 일이 적어지고 지난 일들을 상기할 일이 없어질 때 즈음 과도한 갈망 역시 고개를 숙이게 될 일이다.

물론 <추격자>는 애국주의 마케팅(그 자체만으로는 나쁘다고도 할 수 없는)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영화다. <추격자>에 대한 지지에서 그런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그건 결과론일 뿐이다. 내용으로만 보면 오히려 그 반대다. 어처구니 없는 현실을 조롱하고 우리 이렇게 살아도 되냐고 질문하는 영화다. 그럼에도 <추격자>는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영화이고 그래서 한국영화에 대한 자부심마저 느낄 수 있게 한다. 요즘 우리나라 영화 관객들은 한국영화 보는 걸 몹시 좋아하는데 문제는 그 욕구를 충족시켜 줄 만큼 완성도를 갖춘 영화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에 있다. 거품 경제를 토대로 피어났던 1996년의 르네상스와 이후 2003년 황금의 해를 통과하기까지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이전 보다 많이 좋아진 면모를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만들어지는 숫자에 비해 충분하게 만족할만한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가 않다. 그래서 <추격자>는 완성도의 가뭄 속에서 불쑥 솟아오른 잘 자란 묘목 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묘목을 잘 키워서 2008년의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거목으로 키워주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이다.


<추격자>가 남긴 가장 값진 선물은 무엇보다 한국영화의 훌륭한 성공 사례다. 엄청나게 고된 여건에서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에 한 편의 성공적인 영화를 만드는 것은 대규모의 투자나 얄팍한 컨셉에 스타 캐스팅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영화를 직접 만드는 이들의 치열한 근성과 재능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작품이 <추격자>다. 그리고 <추격자>는 그렇게 기억되어야만 한다. 이번 기회에 작품을 선택하는 관객들의 요구 수준이 이 정도라는 점을 한국 영화계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적당한 기획으로 만들어 놓고 배급력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으로는 돈 놓고 돈을 절대 먹을 수 없는 환경이 되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저예산 상업영화나 독립영화 쪽도 마찬가지다. <추격자>는 이러저러한 점이 잘 되었다고 조목조목 설명할 필요도 없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만든 이들의 성실함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장르나 내용, 주제가 좋고 나쁨을 떠나 관객이 영화를 통해 '정성들여 만든 느낌'을 얻는다는 건 작품이 관객들로부터 받아들여지는 과정에 있어 아주 기본적인 사항이고, 이는 뛰어난 재능과 용기를 앞세우기 보다는 엄청나게 길고 고된 과정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결과물이다.

<추격자>는 나홍진이라는 걸출한 신인 감독을 또 하나의 선물로 안겨주었다. 데뷔작에서부터 뛰어난 재능과 근성을 보여준 감독들은 많지만 상업적인 성공까지 거둔 예는 그리 많지 않다. 영화 팬들은 <추격자> 한 편으로 한국영화계의 일약 유망주로 떠오른 나홍진 감독의 존재를 몹시 반가워한다. 그가 앞으로 선보일 완성도 높은 영화들을, 그리하여 감상 자체가 만족스러울 뿐만 아니라 나아가 한국영화에 대한 자부심마저 느낄 수 있게 해줄만한 작품들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홍진 감독의 존재는(나아가 이 영화에 참여한 주요 스텝들의 존재는) 관객들 보다도 기존의 감독들이나 앞으로 영화 만드는 일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상당한 자극제가 되어줄 것이기 때문에 더욱 값지다. 앞으로 나홍진 감독과 같은 신인 감독들이 더 많이 나와주길 바라는 마음 또한 인지상정이다. 그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는 관객이 알 바는 아니다. 관객이 할 일은 기성 감독이든 신인 감독이든 가리지 않고 좋은 작품에는 좋은 대로, 미흡한 작품은 미흡한 대로 직관적으로 반응해주는 일 뿐이다.


그러나 <추격자>가 우리에게 남겨준 건 값진 선물만이 아니다. 이제부터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추격자>가 상당히 잘 만들어진 한국영화라는 사실에 동의하고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질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양적인 면에서도 성공적인 작품으로 남게되길 바라는 마음은 한결 같지만 <추격자>는 개인적으로 마음 편히 환호해줄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다. 모방 범죄가 걱정된다는 얘길 하려는 것이 아니다. 영화가 불편한 점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흥미롭게만 바라볼 수 없었던, 뒷덜미를 잡아끄는 무엇인가가 분명 있었는데 이후로 이 영화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또 다른' 반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그래서 감독 인터뷰 등의 관련 기사를 읽어보며 그 정체를 알고자 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경험해왔던 <추격자>와 유사한, 그러나 <추격자>와 같지 않았던 다른 영화 체험들을 기억해내고 또한 비교했다. 그리하여 <추격자>에 흔쾌히 동의할 수 없는 이유를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과 논리에 근거해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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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랑스 영화감독인 가스파 노에(Gaspar Noe)의 2002년 작품이다. 장편 데뷔작 <아이 스탠드 얼론>(1998)을 통해 자신의 반사회적 성향을 거침없이 드러낸 바 있던 가스파 노에는 벵상 까셀과 모니카 벨루치를 꼬드겨 전무후무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1999)과 같이 시간 흐름의 역순으로 배치된 롱테이크 씨퀀스들은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끔찍한 사건을 다룬다. 젊은 연인이 파티에 갔다가 말다툼을 하게 되고, 집으로 가려던 여자(모니카 벨루치)가 지하보도에서 괴한에게 폭행을 당한다. 애인의 처참한 몰골을 뒤늦게 발견한 남자(벨상 까셀)이 괴한을 추적하고, 마침내 지하 SM 클럽에서 발견한 괴한(이라고 생각한 남자)을 그 자리에서 죽인다는 얘기다. 살인 장면은 일반적인 극장 상영용 영화에서 허용되는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고 원테이크로 처리되는 성폭행 장면은 상상을 초월한다. 폭행 자체만 무서운 것이 아니라 특별한 폭행의 동기가 없기 때문에 더욱 무서운 장면이었으며 그 긴 시간 동안 지하보도를 지나가려던 다른 행인이 발길을 돌리는 모습 또한 너무 사실적인 만큼 충격으로 다가왔다.

영화 촬영 후 모니카 벨루치가 병원에 입원을 해야만 했었다는 <돌이킬 수 없는>을 나는 2003년의 본 영화들 중 베스트 10의 하나로 꼽았다. 영화는 너무 힘들었지만 완벽하게 통제된 잘 만든 영화라는 사실과 이 영화를 통해 전달받은 정서적인 충격(끝까지 보면 역겨움과 두려움만 있는 영화는 아니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표현 방식에서나 영화가 다룰 수 있는 내용 자체에 어떠한 제한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영화의 가능/불가능과 호불호를 정하는 것은 만드는 이와 관객이지 정부 기관이나 평론 집단과 같은 제 3자가 미리 할 일은 아니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그렇게 <돌이킬 수 없는>을 지지할 수 있었던 것은 영화가 전달한 정서적 충격이 감내할만한 수준이었던 탓도 있었지만(아마도 어떤 관객들은, 특히 여성 관객들은 도저히 감내가 안될 수도 있다) 그것이 외국 영화,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아닌 장소에서 내가 어울려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이 연기한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엔 별의별 영상물이 다 있고, 심지어는 실제로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찍은 스너프 필름이라는 것도 있다. 그걸 만드는 사람들도 엽기지만 그걸 구해다 보는 수요층이 있다는 것, 그리하여 상업적으로 유통이 된다는 사실 자체가 엽기다. 그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끔찍한 장면을 감내하고 또한 어렵지 않게 잊고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판타지로 인식되기 때문이고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된 영화라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연출된 허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연기하는 티가 나고 영화 찍은 티가 나는 허술한 영화가 좋을 리는 없다. 가급적이면 영화를 보는 동안 만큼은 정신없이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영화가 잘 만든 영화다. <돌이킬 수 없는>은 저것이 실제인지 연기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사실적인 영화다. 하지만 충분히 객관화가 가능하다. 나와는 관련이 없는 딴 세상 이야기라고 묻어둘 수 있는 영화다.

<추격자>는 잘 만들어진 그 만큼의 정서적인 충격을 주는 영화다. 더군다나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그리고 실제 있었던 연쇄살인 사건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만든 영화다. 한국 영화가 한국적인 소재로 그렇게 끔찍한 이야기를 너무 사실적으로 보여주니 외국 영화 볼 때와는 이야기가 다르다는 얘기다. <추격자>는 다양한 부분에서 기존의 한국 영화로부터 진일보한 만듬새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중에 하나는 끝내 미진(서영희)가 영민(하정우)의 장도리에 맞아죽는 것으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주인공 중호(김윤석)가 애타게 찾으러 다녔고 또한 어린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당연히 살아남을 것으로 기대하는 일반적인 상업영화의 도식을 벗어났다는 점 자체는 칭찬 받을만 하다. 하지만 <추격자>의 이 장면에서 받은 일부 관객들의 충격은 예상할 수 있었던 수준 이상이다. 영화 한 편을 보고 관객이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다면, 예를 들어 대인기피증과 같은 노이로제 증세라도 얻게 된다면 그건 영화가 넘지 말았어야 할 선을 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선택이 상업적인 고려에 의한 것이었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작품 지상주의에 의해 의도된 것이었다면, 그러니까 일부 여성 관객들의 과도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그런 장면들을 타자화해서 봐줄 수 있는 관객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계산 하에 이루어졌던 것이라면 과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은 것이다.


<추격자>와 코엔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는 유사점이 상당히 많은 작품이다. 싸이코 패스 계열의 연쇄살인마가 등장한다는 점 외에도 영화가 남겨주는 씁쓸한 패배감과 좌절감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끔찍한 장면이 많기로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쪽이 훨씬 심하다. 그러나 지켜야 할 선은 지킨다. 바로 굳이 안보여줘도 될 장면은 안보여주고 넘어간다는 사실이다. <추격자>는 작품의 의도와 흐름 상 미진이 영민의 손에 의해 죽는 것이 맞다. <추격자>는 미진의 머리가 영민이 휘두르는 장도리에 찍히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지만 않을 뿐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미니멀한 음악을 배경으로 영민의 클로즈업된 얼굴과 방 안의 사방 벽에 미진의 피가 튀고 마지막에는 눈을 뜬 채 의식을 잃은 미진의 얼굴을 클로즈업 하는데 장도리에 맞아 흔들리는 모습까지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어디까지나 연출된 장면이라는 걸 감안하여 보는 사람도 있고 이 장면을 계기로 영민과 중호의 짐승 같은 싸움에 활력이 붙었다는 사실과 영화 전체가 상업영화의 울타리에서 박차고 나왔다는 사실은 인식하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이 장면에서 은근한 쾌감을 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그와는 정반대의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르롤린(조쉬 브롤린)의 아내 칼리진(켈리 맥도날드)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은 건 다름 아닌 관객을 위한 최후의 배려다. 더군다나 우리에겐 외국 영화로서 현실감마저 덜 하다. 영화를 통해 얻는 서스펜스와 몸이 아프고 후유증이 올 만큼의 정서적 충격은 분명 다른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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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한국영화로서 끔찍하기로 이름난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2001)은 <추격자>가 또 다른 맹점을 지적하기 위한 비교 대상이다. 기술적인 완성도와 사실적인 묘사로 치면 <복수는 나의 것>이 몇 수는 위다. 그러나 <복수는 나의 것>의 인물들은 관객이 납득할만한 동기를 갖고 있다. 류(신하균)는 죽은 누나에 대한 원한과 장기매매단과의 거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음을 이유로 살인을 한다. 동진(송강호)는 죽은 딸에 대한 원한 때문에 영미(배두나)와 류를 고문하고 살해한다. 끔찍하기로는 동진 앞에서 자신의 배를 칼로 긋는 팽 기사(기주봉)도 마찬가지지만 그 심정이야 불을 보듯 뻔하다. <복수는 나의 것>은 원한과 복수의 굴레에서 스스로의 힘으로는 벗어날 수 없는 인간 존재에 대한 연민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관객은 각각의 분명한 동기를 지닌 등장 인물들을 타자화하며(그런 끔찍한 사연이 자신에게 일어날 가능성이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런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자신도 그와 같은 방식의 복수를 고려할 일 조차 없을 것이므로) 유유히 극장을 빠져나가게 된다. 연민은 챙기고 극장에서 목격한 악몽을 잊는 것이다. 물론 <복수는 나의 것>은 국내 관객들에게 철저히 버림받은 작품이 되었다. 한국영화라서 도저히 남의 일 같지가 않은 데다가 개운하게 입가심도 시켜주지 않은 영화였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보완한 작품이 <올드보이>(2003)였고 <친절한 금자씨>(2005)도 끔찍한 건 매한가지였지만 한발 더 나아가 그런 방식의 대응이 과연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가에 대해 나직하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다.

<추격자>는 복수극이 아니라 무차별적인 연쇄살인을 소재로 하는 영화다. 뚜렷한 동기가 없는 살인이니 길 가다가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관객들은 그와 같은 일이 지금도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심지어 사법 제도와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잡았던 범인들조차 유유히 다시 걸어나올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감독은 그런 현실에 대한 분노에서 출발했고 그 분노를 영화 속에 잘 담아냈다. 그러나 여기에 공노하며 영화의 흐름을 계속 따라갈 수 있는 관객은 주로 남자 관객들이다. 다행히 여자 범죄자에 의해 남성들이 연쇄살인을 당한 사례는 적어도 국내에는 아직 없기 때문에 영화 속의 상황은 어디까지나 남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히 여성 관객의 경우 그런 장면에 공노만 할 수가 없다. 당장의 두려운 현실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진을 살려둘 수는 없었는지, 그게 아니라면 영민이 구멍가게에서 나오고 이후에 경찰들과 동네 사람들이 몰려든 장면만으로 미진이 죽었음을 알리는 것만으로는 정말 부족했던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미진은 영민이 불러 살해해온 창녀들 가운데 하나였다. 유영철 사건 이후 희생자들에 대한 직업적 편견을 접한 나홍진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이 영화를 보고 출장 마사지 여인이 죽지 않기를 바라도록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리하여 미진은 어린 딸 하나를 부양하는 여성으로 등장한다. 그나마 몸이 아파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황에서 중호의 협박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나갔다가 변을 당한다. 감독의 의도대로 관객은 미진을 특이한 종류의 사람이 아니라 내 누이, 내 가족의 하나와 마찬가지인 현실적인 여성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미진이 살아남기를 바라게 되고 마침내 죽었을 때에 고통스러움을 느낀다. <추격자>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모든 요소가 감독의 의도대로 잘 만들어진 영화다. 그러나 너무 잘 되어서 탈이다. 유영철의 희생자들에 대해 '그럴만 한 부류'라고 생각하거나 김선일씨의 죽음을 눈으로 확인하고자 너도나도 달려들었던 세간에는 이 영화를 통해 한 인간의 죽음에 대해 달리 바라보게 해주는 계기를 제공해줄 수 있을테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들은 김선일씨의 소식만 전해듣기만 했을 때에도 이미 고통스러워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추격자>는 성취를 담보로 넘지 말았어야 하는 선을 넘어가버린 영화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통해 직접 느낀 부분은 아니었으나 감독의 인터뷰를 찾아 읽던 중에 의외라고 생각되었던 부분을 언급하고자 한다. 나홍진 감독은 극중 영민과 같은 연쇄살인범들에 대해 "원래 그런 놈들이다"라고 말한다. 심지어 극이 진행되면서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결국 중호까지도 영민과 같은 부류의 인간이라는 것이다. 그런 말종들을 키우고 방치하는 시스템에 대한 분노와 절망감이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이고 또 그것을 전달하고자 했다는 얘기는 이런 류의 영화를 숱하게 봐온 관객의 입장에서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부분이다. 나 역시 어린 시절의 학대로 인해 성격 장애를 갖게 되었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대목은 이제 지겹다. 차라리 <추격자>의 영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쉬거, <친절한 금자씨>의 백 선생(최민식)과 같이 굳이 설명하지 않는 편이 낫다. 어차피 유전적인 요소도 있다지 않는가. 굳이 두둔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거나 뭔가를 설명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그런 캐릭터를 통해 무엇을 드러내는가라고 본다. 안톤 쉬거는 그 자체로 피도 눈물도 없이 미쳐 돌아가는 세상을 형상화한 캐릭터이고 백 선생 역시 재미삼아 유아들을 살해하는, 그리하여 살려둘 가치가 전혀 없는 말종이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런 말종에 대한 복수에 대한 복수가 어떤 의미를 갖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위한 장치였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영민은 너무 현실적인 악몽이다. 그 역시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겐 영화 속 캐릭터로만 끝나지를 않는다. 더군다나 김윤석의 카리스마를 압도하는 하정우의 연기로 인해 더 강한 잔상을 남겨주기까지 한다. <추격자>에서 시스템의 불완전함은 누구도 쉽게 답을 찾을 수 없는 주변 환경으로만 남게 되고 결국 강조되는 건 하정우가 연기한 영민의 극악한 캐릭터다. 나는 적어도 나홍진 감독이 이런 캐릭터를 사용할 때에는 나름의 대안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균형있는 시각을 갖고 있기를 바랬다. 최소한 "원래 그렇다"는 식은 아니길 기대했다. 그리하여 인간에 대한 연민을 작품 의도상 접을 수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해주길 바랬다. 경찰 조직과 사법 제도의 결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경각심을 일으키고 공론화를 하고자 했던 의도가 전혀 없다. 단지 분노할 뿐이다. 그 분노의 힘으로 완성도 높은 한국영화 한 편이 나오게 된 것이지만, 그리고 이런 정로의 완성도로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더라면 굳이 고민을 할 필요조차 없었을런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이 한 편의 영화를 통해 우리가 얻게 된 것과 그걸 얻는 과정에서 무시된 '지켜주었으면 했던 어떤 것들'을 맞바꾸고 싶은 마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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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예전에 알던 어떤 분이 윤제균 감독의 <낭만자객>(2003)을 호되게 비판하는 걸 들었던 기억이 이제사 난다. 그 양반 얘기가 "영화에는 넘어서는 안될 선이 있다고 믿는데 <낭만자객>은 그 선을 넘어버렸다. 악당이 어린 아이를 활로 쏘아서 맞추고 아이는 공중을 붕 날아 뒷쪽의 나무에 막혀 죽더라"는 거였다. 나와는 영화 취향이 많이 다른 분이었고 <낭만자객>은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영화가 전혀 아니었지만 아무튼 꽤 인상 깊은 이야기였다. 영화의 표현 방식에 아무런 제약도 두지 말아야 한다는 내 생각과는 부합되지 않았음에도 영화의 흐름상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겠지만 그게 관객에게 보여졌을 때에는 극장에서는 절대 보고 싶지 않은 그 무엇을 건드릴 수가 있겠구나 했다. 그러고 잊었었는데 같은 이야기를 내가 하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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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icewall's iceworld | 2008/02/24 16:30 | DEL
2시간 동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영화! 요새 스릴러에 빠져있던 나에게 단비 같은 영화였다.2시간에 시간을 맞추느냐고 그랬는지 범인의 동기 묘사가 2% 부족하긴 했지만, 연기, 카메라, 스토리 등등수작인 영화였다. 더이상 말이 필요 없다. 그냥 가서 보면 된다!! 단, 노약자, 임산부, 피에 약하신 분들은 자제하시라.별점: ★★★★★ (4.5를 주고 싶었으나 별 반개를 어떻게 표시하는지 몰라서 반올림...)p.s.: 꼬맹이로 나온 김유정 연..
Tracked from WaterFlow's Media Life | 2008/02/25 18:23 | DEL
정말 오랜만에 극장가를 찾았다.. 보게 된 영화는 추격자.. 사실 이 영화는 얼마전 한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광고를 클릭하면서 관심을 갖게 된 영화다. 두 연기파 배우의 쫓고 쫓기는 대결구도가 마치 예전에 인상깊게 본 공공의 적을 연상케 했다. 영화는 역시 공공의 적과 닮은 면이 있었다. 시대의 한 폐륜아와 그를 쫓는 또한명의 부정한 인물.. 그리고 마지막에서는 극에 달한 복수심을 터트리는 순간까지.. 하지만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부분에서 약간의 의아..
Tracked from Last Highway.. | 2008/02/26 10:28 | DEL
나홍진 감독, 김윤석,하정우 주연.. 저번주부터 주위에서 들려오는 입소문에 정말 보고싶었던 영화였다. '정말 잘만들었더라.' '재밌더라~' '긴장감 만땅이더라' 아무튼... 요새 혼자보러 가기도 --; 심심하고... 계속 미루다미루다 결국 어제 보러가게 되었다.. 보러가면서 '별 기대는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내심 기대가 되긴 하는게... 참... 예전 <세븐데이즈>도 그렇고 기대를 너무 크게 가지게 되면 막상 영화는 기대에 미치지 않는 경우..
Tracked from Hermit Warehouse | 2008/02/26 12:40 | DEL
개 봉 : 2008년 2월 14일 장 르 : 범죄 스릴러 감 독 : 나홍진 출 연 : 김윤석(엄중호), 하정우(지영민), 서영희(김미진), 김유정(미진의 딸) 등 급 : 18세 이상 관람가 영화 줄거리 보기 줄거리 : 출장 안마소를 운영하는 전직 형사 중호, 어느 날 데리고 있던 여자들이 있달아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고, 조금 전 나간 미진을 불러낸 손님의 전화 번호와 사라진 여자들이 마지막으로 통화한 전화 번호가 일치함을 알아낸다. 하지만 미진마저도..
Tracked from Promethean 희깅 | 2008/03/03 18:51 | DEL
<추격자>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봤습니다. 평소 이런 영화를 즐겨보지 않았는데, 연속적으로 보니까 숨이 턱턱 막히더군요. 줄거리는 인터넷의 바다에 무지 많이 떠다니니까 생략할까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둘의 공통점이 많았는데, 바로 '살인의 광기'가 필름에 팍팍 녹아있단 점이었지요. 추격자의 지영민(하정우)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쉬거(하비에르 바르뎀)은 살인자입니다. 아주 잔인하게 사람을 죽인다는 점과 살인에 대해 어떠한 죄책감도..
Tracked from 타인에게 말걸기 | 2008/03/09 14:56 | DEL
지난 금요일 신촌 메가박스에서 심야영화로 추격자를 봤어요. 보지 않으려고 했던 영화였는데, 함께 보기로 한 언니의 뜻을 꺽지못하고 기어이 보고야 말았어요.ㅠ.ㅠ 온몸이 전율하는 공포. 속이 울렁이는 잔인함. 그 어떤 메시지보다 이 영화는 인간이 얼마큼 잔인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더군요. 과도한 리얼리티인가요 아니면 그것이 현실의 현실인가요? 굳이 살인의 추억과 비교를 하자면, 살인의 추억이 주는 공포는 그 시대 우둔함 때문에 오히려 대비적으로 범죄가..
Tracked from Image Generator | 2008/03/19 04:51 | DEL
불광 CGV 3관에서 추격자를 관람했다. 제목은 미안하지만 낚시다. 읽을 사람만 읽으시라. (뭐 요즘은 미리보기가 다 되니까 알아서 필터링 하겠지만서도) 결론부터 말하면, 400만 넘었다던데,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돈 보고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다. 단, ROK에 서식하고 있는 상식적인 남성들에 한해서. 나홍진이라는, 신인감독의 데뷔작이라는데, 아, 신인감독이 이 정도라니! 처음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 사람 께나 이 바닥에서 굴렀겠군....
BlogIcon easysun | 2008/02/23 23:34 | PERMALINK | EDIT/DEL | REPLY
마침 오늘 추격자를 봤습니다. 블로고스피어의 격찬에 힘입어 선택한 영화였는데 그저 평범한 '평민 관객'에 불과한 저로서는 그 묘사의 잔인성만으로도 영화 보는 중간 중간, 혹은 그 이후에 속이 울렁 거리더라구요. 솔직히 결코 주변에 권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추격자에 대해 왜 그렇게 칭송을 하는지를 머리로는 이해를 하겠는데.. 영화는 역시 가슴으로 느껴야 하는지라.. 어쨌든 제게는 도를 조금 넘은 영화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오랫만이라는 인사를 꼭해야 할 것 같네요.. 잘 지내시죠?! ^^
BlogIcon 신어지 | 2008/02/23 23:45 | PERMALINK | EDIT/DEL
관객 눈높이에 부응하는 잘 만들어진 한국영화가 워낙 드문 상황에서 나온 작품이라 어떤 우리나라 만세 자부심 모드가 작동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칭찬해줘야 할 영화입니다만 저 역시 기술적인 부분에서 잘 했다는 것이지 개인적으로는 탐탁치가 않았어요. 그게 뭘까 자문을 하다가 빨리 떨궈낼 심산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외국 영화 잔인한 거랑 이렇게 실제 사건을 재연하다시피 하는 한국영화가 잔인한 거랑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많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예요. 저는 사실 가슴은 무덤덤한 편이었고(별로 흥미진진하지가 않아서) 머리로 생각해보니 이렇게까지 달리는 건 역시 아니구나 싶었어요.

벌써 2월이 다 가네요. easysun님도 바쁘게 잘 지내시죠? ^^
BlogIcon 투모로우 | 2008/02/24 03: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으아....이 포스팅 최고예요.......
ㅠ.ㅠ
너무 잘만든게 탈이었어요. 그말이 정답이네요. 흑.

그리고 생각해보니, 말씀하신대로 제가 여자여서 더 충격이었던거 같아요.
제가 남자였다면, 이 영화보고나서 밤에 잠이 안오거나,
길에 지나가는 허름한 옷차림의 남자들을 왠지 곱지 않은 눈으로 보지는 않겠다.. 싶네요.
BlogIcon 신어지 | 2008/02/25 01:26 | PERMALINK | EDIT/DEL
최고의 포스팅인 건 모르겠지만 제가 쓴 중에 좀 긴 편인긴 해요. 그래서 최고 보다는 최장? 최다 단어 사용? ㅋ 간단히 써야지 했는데 쓰다보니 스크롤이 압박이 좀 있네요. 같은 얘기를 계속 반복하기만 하고 요점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한 것 같은데, 그래도 영화를 보고 비슷한 생각을 가지셨던 분들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충분히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여자 관객은 다 그렇다, 남자 관객은 다 안그렇다라고 할 순 없죠. 그러나 현실적으로 유사한 사건의 여성 피해자의 수가 많은 상황에서는 자연히 여성 관객분들에게 더 힘든 영화가 될 소지가 많은게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갖게 될지 모르는 '사람에 대한 경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여력이 부족했어요. 옷차림 허름하거나 생활 환경이 좋지 않다고 해서, 또는 벽안의 외국인 노동자라고 해서 자칫 위험 인물인양 경계 당하고 또 경계 해야하는 현상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노파심까지 생기더라고요.
BlogIcon Energizer Jinmi | 2008/02/24 11:4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말 장안의 화제죠^^

저도 시간내서 봐야겠어요. 요즘 영화와 넘 안친한 에너자이저 +.+
BlogIcon 신어지 | 2008/02/25 01:12 | PERMALINK | EDIT/DEL
장안의 화제작인 것에 비해 제 개인적으로는 그리 흡족하지 못한 영화였어요. 그 이유들 중에 하나는 위에 언급한 부분들 때문입니다. 직접 봐야 판단할 수 있고 또 선택은 개인이 하는 것이지만 영화를 확인하고 판단하기 위해 보는 건 아니니까요. ^^
ㅋㅋ | 2008/02/24 13:15 | PERMALINK | EDIT/DEL | REPLY
노인을.. 이 명작에 왠 쓰레기같은 추격자를 비교하나여? ㅋㅋ 노인을에서 살인범은 자기 원칙에 의해서 제거하는 것이지 쓸데없이 사람을 때리거나 신체를 훼손하지 않습니다. 뭐랄까.. 걍 복수심이나 이런 단순한 생각에서 살인을 하는것이 아니였어여..
동감하기 힘든점 | 2008/02/24 13:33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한 편의 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담기 원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신의 감정을 영화를 통해서 전달하고,
그에 동감하는 관객들을 통해 재창조되는 것이면 이미 차고 넘치는 순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법적 정의, 또는 법 시스템에 대한 대안제시까지 영화에서 기대해야 한다면,
영화가 세상을 구원하는 도구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한국 영화에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것으로도 이미 충분히 차고 넘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어쨌거나 글쓴이가 갖고 계신 많은 고민과 삶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
BlogIcon 신어지 | 2008/02/25 01:37 | PERMALINK | EDIT/DEL
<추격자>가 사법적 정의를 바로 세우고 시스템에 대한 대안 제시까지 했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제 제기 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지요. 그 부분에 대한 제 언급은 영화 내용과는 별개로 감독 인터뷰에서 발견한 나홍진 감독의 사고 방식에 대한 겁니다. 원래 그런 놈들이다라는 시각으로 이런 이슈를 다루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좀 놀라웠어요. 공감은 얻을 수 있을지언정 이런 문제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다는 논리 아니냐는 거죠. 그렇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흉악범들에 대한 대안과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이란 건 뻔한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ㅋㅋ | 2008/02/24 13:51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한국영화에 무슨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것이지????? 소리지르고 욕질하고 룸싸롱 나오고 거칠고 투박하고 어설픈 선과 악의 대결... 두사부일체와 추격자를 비교해보세여~~ 실질적으로 완전히 정서가 같아여.. 근데 하나는 코미디고 아닌것의 차이밖에 없서여.. 자세히 살펴보세여.. 두사부일체와 추격자는 정서의 수준이 완전히 같습니다. 한국영화 70년대서부터 그대로에여.. 거칠고 투박하고 욕질하고 까놓고 보면 아무 생각도 없고.. 단순하고 무식하고..
ㅋㅋ | 2008/02/24 13: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한번 진지하게 두사부일체와 추격자를 냉정하게 살펴보세여.. 두 영화는 완전히 형제에여... 정말 놀랄겁니다. 정서가 한치도 차이가 안나여.. 단순한 정의로움, 사회비판.. 수준도 완전히 같습니다. 하나는 코미디고 하나는 아니라는 것이 다른데... 실질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어여.. 한국영화 아무런 발전없어여.. 그대로라구요~~
무슨말도 안되는 소리 | 2008/02/25 00:46 | PERMALINK | EDIT/DEL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계시는지요..
정말 두사부일체와 추격자를 같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어떻게 그런생각을 할수있는지..님의 머릿속에 한번 들어가 보고 싶군요. 추격자가 아무 생각도 없고 단순하고 무식하다고 하셨습니까? 추격자를 보면서 아무 생각도, 느끼지도 못하신 님이 단순하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추격자를 선악의 대결이라고 말하는것부터 이영화의 본질을 이해하지못하셨군요. 이영화는 지독히도 현실적으로 우리사회의 썩은단면을 너무도 잘보여주고있습니다. 뭘 좀 모르시는것 같군요
BlogIcon 신어지 | 2008/02/25 01:39 | PERMALINK | EDIT/DEL
저는 <추격자>는 <두사부일체>와 많이 다른 영화이고 가깝다면 비교 대상이 안된다고 하신 <노인을 위한 바다는 없다>에 훨씬 가까운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두사부일체>하고만 비교한다면 <추격자>는 엄청나게 많은 발전을 보여주는 대단한 한국영화라고 생각해요.
음; | 2008/02/24 14:2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전 개인적으로 추격자의 영민의 과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게 마음에 들던데요.
어떤 이유가 있어도 어떤 과거가 있어도
결국 살인자는 살인자고 범죄자는 범죄자입니다.
오히려 영민의 성격이 그렇게 된 이유(대체로 그럴싸한 과거)가 나왔다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더 찝찝하고 혼란스러웠을 것 같구요;
감독도 말했죠. 자기는 기본적으로 그런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구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전 여자임에도 영화가 별로 잔인하거나 끔찍하진 않았습니다;
과민반응을 보이는 여자들도 물론 있겠지만
제가 보기엔 그런 여자들도 성격이 지나치게 유약한 면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어떤 영화에도
그걸 보고 대인공포증 등을 보일 정도로 심리적으로 유약한 관객은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님 표현대로 해서 그 영화가 무조건 선을 넘은 걸까요?
정도의 차이로 간다고 해도 그러면
어떤 건 허용범위고 어떤 건 아닌지 구분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겠죠.
그 부분의 문제제기는 때문에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훌륭한 글 잘 보고 갑니다.
저와 생각이 다른 부분만 써서 댓글에 그렇지 공감가는 부분이 훨씬 많은 글이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구요.
저는요.. | 2008/02/24 20:20 | PERMALINK | EDIT/DEL
저는 여자라서 그런지 영화가 좀 무서웠습니다.
영화를 같이 본 남자친구는 절 별로 이해못하는 것 같더라구요.
장면 자체가 끔찍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는데요..
뭐랄까 미진이가 처한 상황 자체가 참 무섭더라구요..
그리고 위에서 글쓴이가 말씀하신 것 그대로 저도 모르는 새에
미진이와 일종의 동일시가 이루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나도 희생자의 한 사람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식의..
영화를 보고 나서 대인기피증까지 시달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사실 밤길 걷기가 좀 무섭기는 했습니다.
한 며칠 정도는 굉장히 경계하게 되더라구요.
그것도 시간이 지나니 무뎌지기는 합니다만.. ^^;
BlogIcon 신어지 | 2008/02/25 01:43 | PERMALINK | EDIT/DEL
무조건 선을 넘었다는 건 아닙니다. 제가 주관적으로 정해놓았던(<추격자>를 보고서야 알게된) 선을 넘었다는 얘기입니다. 일반적인 기준이 존재하는 양 문제 제기를 하려는 의도는 없었습니다.
이명열 | 2008/02/24 16:01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글 잘읽었습니다. 영화 보고 여운이 많이 남던 영화 였는데 기타 설명이나
느끼셨던 부분을 면밀히 적어 놓으셔서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물론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안타까운 면이 많지만
한국영화가 이런식으로 발전에 계기를 만든다면
앞으로 더욱더 완성도 높은 영화가 나올거 같네요
잘 읽고 갑니다.
BlogIcon 신어지 | 2008/02/25 01:49 | PERMALINK | EDIT/DEL
제가 마지막에 한마디를 덧붙이고 싶은 말씀은 결국 그겁니다. 더 좋은 한국영화가 많이 나와주길 바란다는 거죠. 어찌보면 저와 같은 소수 관객들의 반응도 관찰할 수 있게 해준 점 또한 '더 좋은' 한국영화들이 만들어지는 데에 <추격자>가 일조하게 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만 <추격자>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한답시고 '선 넘기'에만 앞다투어 몰두하는 경향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확실히 잔인하죠. | 2008/02/24 16: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물론 단순한 장면의 잔인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김미진의 죽음으로 받는 관객들의 충격은 정말 대단한 것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걸 두고 영화의 선을 운운하는 것은
정말 주관적인 차원에서나 가능하리라 보네요.

단순히 관객에게 충격을 주고 잠재적인 공포심을 심어 주는 것만으로
영화의 선을 운운하는 것이라면
밤새 잠못들게 하는 공포영화들은
그런 점에서 현실에서 훨씬더 큰 영향을 주는 작품들이
많을 듯 합니다.

물론 하나의 영화에 대해 영화를 본 사람의 수 많큼이나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혹시나 영화를 안 보신분들이
이 평만을 보고 고정관념이나 선입관을 가지지는 않았으면 하네요.

스스로 보고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만명의 평론가로 부터 듣는 것 보다
더 정확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아일랜드 | 2008/02/24 17:4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괜찮은 영화 한 편을 봤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치밀한 구성력과 숨막히는 흡입력에 시간 흐르는 줄 모르고 영화를 봤었습니다. 그러나 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제가 그간 겪었던 감정의 찌꺼기들에 대한 그 해답을 찾은 느낌입니다. 영화를 보고 난 그날 밤,, 전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악몽을 꾸었습니다. 좀 잔악한 내용이었지요.. 영화 속과 비슷한 그림들.. 그 후로 며칠, 머릿속엔 살해 장면이 자꾸 떠오르고,, 영화 속 피해자들처럼 두려움에 떨었을 실제 피해자들의 공포를 생각하니 마치 제가 겪은 양 그것들에 옥죄며 저도 모르게 진저리를 치게도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모든 것을 집약한다면 그것은 '공포'.. 조금의 연민이나 아주 작은 일상적 시선이라도 남겨 주었다면,, 즉 님께서 말씀하시는 넘어서는 안 될 선,, 그 선을 지켜주었다면 조금은 두려움이 개였을 것이고, 인간에 대한 작은 예의의 선, 아니 예의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이라는 존재에 대한 아주 작은 신뢰의 선만이라도 지켜주었다면 조금 덜 씁쓸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서야 님 글을 읽고 그렇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현실에서 영화 속 그 공포와 맞닥뜨릴 것만 같은 기묘하고도 기분 나쁜 그런 기분,, 이것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것도 사회적 문제를 걸치고 나온 영화들이 조금은 정리해 주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앞으로 이렇게 관객의 지적 수준에도 부응할 수 있는 '좀 잘 만든 영화'가 꾸준히 나오기를 바랍니다만,, '선'을 지키고 '인간'을 지키는 영화가 되어 준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BlogIcon 신어지 | 2008/02/25 02:05 | PERMALINK | EDIT/DEL
제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의 요점에 가장 가까운 댓글이시네요. 물론 그 선이 어디까지냐, 인간을 지킨다는게 과연 무엇이냐는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요. 저도 "앞으로 이렇게 관객의 지적 수준에도 부응할 수 있는 '좀 잘 만든 영화'가 꾸준히 나오기를 바랍니다만, '선'을 지키고 '인간'을 지키는 영화가 되어 준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나가다 | 2008/02/24 21: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살인하는 이유가 안나왔다고 생각하시는분들이 많네요,,
이유는 나왔었습니다,,
심문하는 과정에서,,
성불구자임이 나타나고,,
못을 자신의 성기를 상징한다고,,
그렇게 말하자,, 열내는거 보면 그이유가 맞는듯,,

하튼,, 이렇게 신드롬이 일어날 정도의 한국영화는 아닌듯합니다,,
요새 워낙 잘만든(관객의 관심을끄는) 한국영화가 없어서 그랬지,,

이정도의 관심중 일부라도,,
천년학에 쏟아졌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영화가 굳이 오락이라면,,
한국영화를 사랑할 필요도 없습니다,,
| 2008/02/24 21: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밀댓글 입니다
BlogIcon epoche | 2008/02/25 00:42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코엔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훨씬 잔인하진 않었던 거 같습니다. 오히려 추격자가 잔인하면 했지요.

영화를 만드는 자가 관객을 배려한다면 스릴러나 느와르 혹은 호러같은 거 자체를 만들지 않었어야하는 거 아닌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