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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봐야할 영화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소리 높여 환호해줄 만큼 뛰어난 영화는 아니다. 괴물의 초현실적인 비주얼이 부각되면서 봉준호 영화 특유의 세밀한 재미는 자연히 약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 그 이유다. 아무래도 봉준호 최고의 영화는 데뷔작이었던 <플란다스의 개>였고 그 재능이 대중들과 함께 호흡했던 작품이 <살인의 추억>이었던 것 같다. 두 작품에 비해 <괴물>의 등장인물들은 왠지 소모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괴물>은 제대로 빠진 액션 스릴러도 시퍼렇게 날 선 사회 드라마도 아니지만 동시에 모든 요소를 다 갖춘 12세 관람가 영화다. 앞으로 <괴물>을 보게 될 관객들이 감안해야 할 <괴물>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직접 가본 적은 없지만 합동 분향소의 모습부터가 우리 시대의 풍경화를 옮겨 담은 느낌을 주는 영화가 <괴물>이다. 사건의 본말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가는 정부의 대처 방식이나 무슨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온 국민이 벌벌 떨게 만드는 언론의 역할은 하나도 낯설지가 않다. 이 시대의 어처구니들에 대한 상징성의 압권은 <괴물>의 괴물 보다 더 괴물스러운 '에이전트 옐로우'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현서의 교복 입은 모습은 어쩔 수 없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우리 여중생들을 떠올리게 한다. 가장 재미없는 봉준호 영화라고는 해도 동시대의 사회상을 가장 밀접하게 담아낸 작품으로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2006.08.04 @ egloos

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0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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