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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자체는 3개지만 그 내용에 동의한다는 의미로 1개 추가)


<킹덤>(2007)의 작가이기도 한 매튜 마이클 카나한이 자기가 써놓은 시나리오를 놓고 '근데 이런 걸 누가 영화화하겠다고 하겠어? 그래도 혹시 모르니 선댄스의 현인에게나 한번 보내보자'고 했다더군요. 애초에 씌여질 때부터 상업적인 고려라곤 별로 없었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그런 거 없이 만들었다가 대박이 난 영화들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잖아요.1) 로버트 레드포드가 <로스트 라이언즈>를 제작하고 직접 감독과 주연까지 하겠다고 나섰을 때에는 쫄딱 망해도 좋으니 무조건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우선이었겠지만(그는 우리가 아는 한 신념의 영화인들 가운데 한 명이니까요)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서 '대선을 앞둔 지금 시점이라면 또 혹시 모르는 일이잖아?' 했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로스트 라이언즈>의 용기있는 제작 배경에 흠집을 내려는게 아니라 그렇다고 해서 '의도만 앞세운 듬성듬성한 영화'는 결코 아니란 점을 얘기하는 겁니다. 무미건조한 플롯의 프로파갠다 영화이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 대박이 났을 시에도 최소한 만듬새에 대한 부분에서 만큼은 흠결을 따질 수 없는 영화란 겁니다. 그런 덕에 관객들은 오직 이 영화가 겨냥하고 있는 내용 자체에 대해서만 마음 편히 집중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2)

등장 인물들의 대사가 무척 많고 빠르기까지 한 영화입니다. 자막으로 읽어야 하는 관객 입장에서는 화면 보랴 정신없이 지나가는 자막 읽으랴 정신이 없습니다. 미국 정치 드라마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영화 속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의 배경 설명에 그다지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행히 <로스트 라이언즈>는 부시 대통령과 이라크 전쟁에 대한 지지도가 땅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라 다가올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이 계속 정권을 유지하기가 몹시 어려운 지금 시점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거 하나만 알면 영화 속 상황과 대화들을 따라가기에는 그다지 어려운 편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로스트 라이언즈>는 이렇다할 액션이나 스릴러를 제공하지도 않고 말 그대로 제한된 공간 내에서 벌어지는 인물들 간의 대화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결코 재미있는 영화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영화적 재미와 상관없이 그 영화가 다루고 있는 내용의 중요성과 시급성 때문에 꼭 봐둬야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직접 나서서 <로스트 라이언즈>를 만들게 된 이유입니다.

(이후로는 스포일러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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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미니멀/흑백 취향이라 그런지 미국 현지 포스터가 참 근사해 보이네요.
포스터만 보면 세 명의 배우들이 마치 '나라를 지켜라 3총사'처럼 보입니다만
톰 크루즈의 경우 그 잘생긴 이미지를 역으로 이용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살짝 고개를 숙인 컷이 사용된 국내용 포스터가 영화 내용에 좀 더 유사합니다.
미국에서도 개봉일자가 11월 9일이었군요. 목표한 바를 과연 어느 정도까지
얻어낼 수 있을런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좀 더 일찍 했어야 할 일 아니냐는
아쉬움도 들지만 내용 자체가 절대적으로 맞는 말이기 때문에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늦은 것 같다고 안하는 것 보다는 백번 낫습니다.



같은 시각, 영화는 세 개의 다른 장소와 인물들로 시작합니다. 먼저 이라크. 미군들이 새로운 작전 명령을 전달받습니다. 이라크 내의 고지들을 점령해서 좀 더 확실한 군사적 지배력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군인들이 헬기를 타고 눈발이 흩날리는 산 정상으로 이동합니다. 그러나 매복해있던 반군들의 공격에 작전은 실패합니다. 히스패닉계 군인 하나가 헬기에서 떨어지고 그를 구하기 위해 흑인 병사가 자기 몸을 허공으로 던집니다. 눈이 많이 쌓인 산 정상에서 두 병사가 치명상을 입은 채 다가오는 이라크 반군들의 위협 아래 놓이게 됩니다. 작전 본부에서는 전투기를 출격시켜 반군들을 폭격합니다. <로스트 라이언즈>에서 대화 보다 액션에 치중하는 부분이 여깁니다. 물론 두 병사도 대화를 하긴 합니다만,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음에도 이들이 과연 살아남을 것이냐 죽을 것이냐가 관객의 궁금증을 붙잡아 맵니다.

또 한 곳은 워싱턴 D.C.에 있는 재스퍼 어빙 상원의원(톰 크루즈) 집무실입니다. 부시, 라이스, 파웰 등과 찍은 어빙의 사진들이 방 안에 가득하네요. 베트남전 당시 대학 학보사 기자였던 베테랑 언론인 제닌 로스(메릴 스트립)가 방문합니다. 톰 크루즈 특유의 매력적인 웃음과 함께, 10년 전 어빙이 공화당의 새로운 희망이라고 써주었던 호의적인 일화를 시작으로 한 시간에 걸친 대담이 시작됩니다. 어빙이 정부의 새로운 군사 전략을 설명하며 특종으로 다뤄달라고 요청합니다. 이라크 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모한 군사 전략과 그로 인해 위기에 처하게 된 두 병사가 바로 이 전략의 결과물입니다. 영화의 원제목인 Lions For Lambs는 2차 대전 당시 어느 독일 장교가 영국군을 놓고 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멍청한 양들이 지휘하기 때문에 사자들만 떼죽음을 당한다는 거죠. <로스트 라이언즈>에서 어빙 상원위원은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수 만 명의 미국인 청년들을 사지로 내몰았고 지금도 여전히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공화당의 정치 엘리트들을 대변합니다. 그 외양은 톰 크루즈의 얼굴을 하고 조국에 대한 충성심으로 눈시울을 붉히기까지 하지만 그 알맹이를 똑바로 봐야한다며 영화 미학이고 뭐고 관객 눈 앞에 노골적으로 들이밀고 있는 영화가 <로스트 라이언즈>입니다.

마지막으로 정치 일번지와 이역만리 전쟁터로부터 한참 떨어져있는 대학 캠퍼스의 스티븐 맬리(로버트 레드포드) 교수실입니다. 최근 출석률이 좋지 않은 정치학 전공 학생과 맬리 교수 간의 또 다른 면담이 시작됩니다. 뺀질뺀질하던 그 학생은 현실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중이었고 이라크 전쟁터에서 죽음의 위기에 처한 두 병사는 맬리 교수의 제자들입니다. <로스트 라이언즈>가 관객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직접적인 언술이 맬리 교수이 입을 통해 펼쳐집니다. 바꾸려면 참여해야 한다. 해보지도 않고 비판하는 건 도피일 뿐이다. 정치 혐오증을 불러일으켜서 등돌리게 만드는 것이야 말로 정치 전략가들의 의도다. 그러므로 젊은 유권자들이여, 강의실 토론이건 그 무엇이건 참여하라! 참여하라! 참여하라! 일반적으로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등장 인물의 대사를 통해 직접 전달하는 건 가장 낮은 수준의 표현 방식으로 간주됩니다. 가르치려 드는 영화는 반감만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더더욱 좋지 않습니다. <로스트 라이언즈>는 그런 고려 사항들을 내팽개친 정치 찌라시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 적혀있는 정치 구호에 동의할 수 있다면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두 손 번쩍 들어 환영할 수가 있습니다. 흥행 리스크와 미학적 비판을 무릅쓴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영화'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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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도 영화 이야기로부터 한발 더 나아가고자 합니다. 네, 영화 관객으로서 쓰는 글이 아니라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 쓰는 겁니다. <로스트 라이언즈>가 목표로 하는 건 다가오는 미 대선입니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찬반 투표라 할 수 있는 대선에 젊은 영화 관객층을 끌어들이려는 겁니다. 이슈를 불러일으켜 더 많은 사회적 담론을 창출하고 참여시키고자 함입니다. <로스트 라이언스>가 전해주는 메시지와 그 의미는 미국에만 국한된 내용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대선을 불과 40 여 일 밖에 남겨두지 않은 우리 자신들에게도 절실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입니다. 정계 은퇴를 선언한지 오래인 노땅 정치인이 3수를 하겠다고 전격 출마 선언을 한 것이 가장 최근의 뉴스입니다. 한마디로 쪽대본에 코미디 정국이 따로 없습니다. 다음 주에는 또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알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10년간 일궈온 변화들 앞에 도돌이표를 찍으려는 쪽과 그 반대편의 구획이 좀 더 명확해졌다는 것입니다. 부패와 반부패의 대결이 됐든 다른 무엇 간의 대결이 됐든 어느 편이 과거의 것이고 어느 쪽이 미래를 위한 것인지는 이제 덜 헷갈리게 되었습니다.

현 정부가 그간 잘 했다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는 좀 더 잘 할 수 있을 거란 얘기는 아닙니다. 전쟁 지속이냐 중단이냐를 다투는 미 대선과 우리 대선의 핵심 이슈는 분명히 다른 맥락입니다. <로스트 라이언즈>로부터 있는 그대로 이끌어올 수 있는 내용은 오직 '참여하라'는 한 가지입니다. 다 아는 얘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천 번, 만 번을 반복해도 모자름이 없는 대목입니다. 선거를 통한 참정은 가장 기초적인 참여의 방식이고 참여를 하지 않으면 하지 않은 그 만큼 상대방에게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내가 참여하지 않으면 막걸리 한 사발과 꽃장식 공약 앞에 표를 내주던 과거의 이력을 반복하게 됩니다. 어느 쪽에 표를 던질 것인가는 각자의 판단이지만 어디로든 반드시 '표를 던져야 한다'는 건 변치않은 진리입니다. 나라가 살기 좋아지면 이쪽이든 저쪽이든 별 차이가 없어지고 투표율도 자연히 떨어지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아닙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그 길을 좀 더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리더쉽을 필요로 합니다. 리더쉽이 시원치 않으면 그때 다른 방식으로 참여해서 바로 잡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던 길을 반대 방향으로 바꾸게 되면 그땐 정말 힘든 상황이 됩니다. 지금 되돌아 가기엔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이 아깝습니다. 지난 10년 보다 더 이전에 그들이 과연 어떠했었는지 기억을 되살려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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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가겠습니다. 너무 직설적이고 투박한 구성의 영화임에도 목표 달성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는 영화가 <로스트 라이언즈>입니다. 현 집권 여당인 공화당의 위선을 고발하고 그들의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지지했던 상업화된 언론을 꼬집습니다. 더이상 속아서는 안된다며 격한 감정을 드러내고 이라크 전쟁에서 희생된 수많은 전사자들의 실제 무덤들을 보여줍니다. 궁극적으로 영화는 정치 현실로부터 도피하려는 특히 젊은 유권자들을 돌이켜 세우고자 합니다. 전장에 고립된 두 명의 병사들, 즉 탁상공론으로만 끝내지 않고 '바꾸기 위해 먼저 참여한' 교수의 제자들이 꼭 죽는 것으로 끝내야만 했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듭니다. 하지만 그게 이라크 전을 통해 벌어진 현실, 욕심 많은 양들로 인해 미래의 사자들이 개죽음을 당한 사회적 손실과 안타까움에 좀 더 가까운 것이 사실입니다.

마지막 장면은 <로스트 라이언즈>가 선전 선동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젊은 관객들을 정면으로 겨냥합니다. 맬리 교수와 면담을 마친 학생이 기숙사로 돌아오고 TV에는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빗댄 듯한 가십 뉴스가 화면을 메우고 있습니다. 결국 어빙 상원의원의 의도대로 새로운 이라크 전략이 '성공리에' 전개되고 있다는 자막 뉴스가 가십 뉴스 화면 밑에 깔려 지나갑니다. 학생의 흔들리는 눈빛을 담으며 영화는 끝납니다. 학생의 변화를 직접 보여주는 것 보다 훨씬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선택은 각자의 몫이기도 하지만 만일 그 학생까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새로운 결심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면 영화적으로는 통쾌할 수도 있겠지만 <로스트 라이언즈>가 목표한 바는 이루기 힘들었을 겁니다. 이미 할 얘기는 충분히 전달했으니 남은 부분을 관객의 가슴과 머리 속에 남겨주는 방식입니다. 영화가 의도했던 바를 스크린 속에 박제해버리지 않고 관객들이 극장 밖으로 들고나갈 수 있게 하는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 멜 깁슨이 연출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가 그 정도로 흥행하고 논란을 불러일으키리라 예상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멜 깁슨 자신도 상당히 당황스러워 했을 정도였죠.

2) 만듬새부터가 듬성듬성해서는 특히나 이런 내용의 영화는 대박내기가 어렵습니다. 돈을 많이 번다는 의미가 아니라 프로파갠다 영화가 애초에 지향했던 사회적인 파장과 공명을 불러일으키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방법론을 공격함으로써 내용의 핵심을 가리며 소모전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은 아주 기초적인 전술 전략이니 만큼, 그런 여지를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ps. 의도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2)에서 언급한 '방법론 공격으로 핵심 논의를 빗겨나가기'의 유사 사례가 있어 링크를 걸어둡니다. 오! 로버트, 당신은 어쩌자고 이런 영화를?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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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뷰] 로스트 라이언즈 (Lions For Lambs, 2007)

    FROM 스테판's Movie Story 2007/11/11 11:10  삭제

    "로스트 라이언즈"는 포스트 9.11을 다룬 영화 중 "킹덤" 같은(정치색의 허울을 쓴 헐리우드식 블럭버스터 미국만세 액션 영화) 영화가 아니라 감독 겸 주연을 맡은 로버트 레드포드가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쏟아부은 정치/토론 영화입니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자신이 만든 선댄스 영화제 개막식에서 부시의 이라크 전쟁을 대놓고 성토한 이력이 있으니, 그가 만든 영화가 현재의 부시 정권을 비난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크게 세 그룹..

  2.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레드포드의 메세지 - 로스트 라이언즈

    FROM 잊지 않으려고 쓰는 이야기들 2007/11/12 23:29  삭제

    변명을 하자면 이래요. 그 날은 평소와 다르게 불편한 구두를 신고 많이 걸어다녔고, 지나치게 많이 먹었어요. 그리고 커피 한 잔을 깔끔하게 마시고 <로스트 라이언즈>를 보러 들어갔어요. 그리고 구차하게 변명을 또 하자면 예전에 극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어서 저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자버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요. 참 이런 소리까지 하다니. 그 때는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매일 한 편씩 영화를 봤는데 보다가 너무 졸릴 때가 있었어요. 영화..

  3. &lt;로스트 라이언즈&gt;, 누가 용맹한 사자를 사지로 내모는가?

    FROM 오늘을 살다 live today 2007/12/06 02:15  삭제

    ‘정치문제는 문제의 내용을 안다고 해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누가 당사자인가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 H. Carr, &lt;&lt;20년의 위기&gt;&gt; 中.올 11월에 개봉한 영화 &lt;로스트 라이언즈&gt;의 원제는 &lt;Lions for Lambs&gt;이다. 이 제목은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장교가 멍청한 작전을 구사하는 영국군 장교를 ‘양’으로, 실패한 작전에 의해 희생당한 용맹한 영국 군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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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순간의나이쓰 2007/11/10 2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앞 부분만 읽고 스포일러 있다고 한 부분부터는 안 읽었습니다. ^^ 곧 보러갈 거라서요.
    로버트 레드포트는 멋진 배우이자 감독입이다. 메릴 스트립도 멋지구요.

    • BlogIcon 신어지 2007/11/11 0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잘 하셨어요. 결말 부분까지 다 들춰내면서 썼거든요.
      영화 보시고 나중에 천천히 다시 나누러 와주세요. ^^
      저는 이 영화에서 메릴 스트립의 연기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2. BlogIcon Stephan 2007/11/11 1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라크에 우리 젊은이들이 파견된(그것이 비전투병이라 하더라도) 우리네 입장으로는 미국의 대선 결과에 무신경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미국이 정치/사회적 중심인 지금날에는 더더욱이요. 비록 그쪽 동네 투표에 영향을 줄 수는 없지만..

    영화를 보고는 이런 식으로 현재의 정책과 정부에 날선 비난을 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그네들 사회가 부럽기까지 합니다. 이런 영화가 나오더라도 무조건적으로 휘둘리지 않는다는 그네들의 정치/사회적 수준이 그 기반이 되었기도 했을테구요.

    마지막까지도 백악관을 비추고, 이어서 알린턴 국립묘지를 비추는 것을 보면서 정말 로버트 레드포드가 제대로 독한 마음을 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보라구! 저기 누워 있는 사람들을 희생시켜 얻은 정권이라구. 베트남, 이라크 다 똑같아. 실패한, 더이상 되풀이되어서는 안되는 일이야.'(..한번 휘둘러 보려고, 강하게 나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에서는 평이 그저 그렇네요. 너무나 정치적이고, 그래서 반반으로 갈린 모습;;;

    (매튜 마이클 카나한이 이 영화와 "킹덤"의 각본작업에 참여했는데..두 영화의 목소리가 왜 그리 틀리까요;)

    • BlogIcon 신어지 2007/11/11 12: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국 정치판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에 하나는 국제 여론이니까 우리가 예의주시하고 어떤 형태로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무런 영향을 못미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예를들어 반전 메시지를 담은 UCC 하나를 잘 만들어 유투브에 올리고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면 작으나마 어떤 영향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9.11 직후에야 그네들도 패닉 상태였으니 그런거 아무리 떠들어도 소 코에 경 읽기였지만 지금 시점에 생각해보면 그런 목소리들이 전쟁 종식에 대한 미국 여론 형성에 누적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고 봅니다.

      국내 영화포털에서도 이 영화에 대해 평론가 그룹과 관객 그룹이 또 갈렸어요. 미학적으로는 별거 없다는 거겠죠. 미학 찾는 영화도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도 나름대로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로스트 라이언즈>는 위대한 영화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참여하고 발언하기 위해서 만든 영화예요.

      <킹덤>은 아무래도 내수용 상업영화니까 뭐. 카나한의 오리지널 스크립트가 그대로 사용된게 아닐 수도 있겠구요. ^^

  3. BlogIcon 페니웨이™ 2007/11/11 16: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스타일이군요. 정치엔 관심없어도, 정치 스릴러엔 제법 관심이 많습니다. ㅡ,.ㅡ

    • BlogIcon 신어지 2007/11/11 17:4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치 소재와 메시지의 영화 대부분이 스릴러 형식으로 풀어나가는데 아무래도 관객들을 드라마 속으로 끌어들여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나봐요. 그런데 <로스트 라이언스>는 스릴러의 형식을 완전히 벗은 정치물입니다. 말은 많고 내러티브는 단조롭고, 내용에 공감 못하는 관객들에겐 지루하다는 소릴 듣기 쉬운 영화예요.

  4. BlogIcon N. 2007/11/12 04: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먼저... 두 청년이 죽은 곳, 군사작전이 진행중이던 곳은 이라크가 아니라 이란이었습니다. 재스퍼 어빙이 내놓은 전략은 '새로운 악의 축'을 선정하고 여기에 '소규모 부대 파견'으로 젊은 아이들 소수를 딱 총알받이로 내보내어 국내의 분노 여론 결집 => 단결 => 공화당 지지를 일으키려는 작전이었죠. 이란이 선택된 것은 알카에다에게 탈출경로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이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사이에 이란의 산등성이들이 있으니까요. 경로를 차단함과 동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 는 게 그 작전의 목적이었으나... 재닌 로스가 날카롭게 지적했듯 그것은 가상의 적을 설정하고 아이들의 피만 뿌리는 전형적인 책상머리 정치인의 작전. 물론 재스퍼는 '나도 군복무 해봤다... 정보쪽이긴 했지만'이라고 항변하지요.

    두 청년은 결국 총알받이가 될 것이라는 사실 뿐 아니라, '침략군인'이 될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갔으리라 생각합니다. 원래 대체로 도저히 취직을 할 수가 없어서 혹은 국가에 공을 세워 발언권을 얻기 위해, 주로 빈민층의 어린 아이들이 파병 미군이 되곤 하죠. 결국 희생되는 건 그들이고, 그들로 인해 이익을 얻는 건 상류층 백인들. 빈민층을 죽이는 다른 방식이 바로 이것이기에, 감독에게나 각본가에게나 그 둘을 죽이는 것이 어쩔 수 없는 / 당연한 선택이기도 했을 겁니다. 레드포드의 정치색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있는 이 설정은 우파들마저도 자신의 설득 대상으로 놓고 있는, 대단히 전향적인 설정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 BlogIcon 신어지 2007/11/12 0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음 공격 목표로 이란이 자주 거론되고 있는 건 뉴스에서도 봤고 이번 영화에서도 지도까지 보여주면서 설명이 나오긴 했는데 그 작전이 설마 이란 공격인줄은 몰랐네요. 그게 이라크였는지 명확하지가 않았는데, 설마 이란이었겠어? 그럼 완전히 새로운 침공 전쟁 아냐? 그건 아니겠지, 그랬던 거죠. -,.-;

      <화씨 9.11>을 보면 모병관들이 교육도 제대로 못받은 빈민층 아이들을 꼬시는 장면이 나오죠. 장교들과 달리 사병들은 정말 갈 곳 없는 아이들... 하지만 영화 속 맬리 교수의 두 제자들은 그런 스테레오타입에서 좀 벗어난 거 아닌가요? 올바른 선택이었냐에 대해선 이론의 여지가 있지만 "바꾸기 위해서는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과 행동은 영화 전체의 주제와 잘 부합하는 대사였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아이들이 재스퍼 어빙 같은 워싱턴의 정치인들 때문에 명분없는 개죽음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묘지와 함께 보여주면서 상기시킨 거라고 생각합니다. 베트남전 때부터 지금도 반전의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아이들을 사지에 더이상 보낼 수 없다는 거 잖아요. ^^

  5. BlogIcon N. 2007/11/12 13: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로운 작전이라면서 소개를 해서 재닌이 그거 언제 실행할 거냐, 라고 하니까 재스퍼가 '10분 전 이미 시작됐소'라고 답하잖아요. 전 당연히 이란이라고 봤습니다.

    두 청년의 경우가 <화씨911> 식의 갈곳없는 아이들과 그리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들이 아프간행을 선택한 것은, 스티븐 멀리가 토드에게도 말하지만, 백인인 다른 학생들과 똑같은 조건인데도 굳이 파병군으로 자원한 게 아니죠. 그들에게는 대학을 다닌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노력이 뒷받침되는 거였고, 대학을 졸업한 이후로도 '백인인' 다른 학생들과 동등해지기 위해서 군 경력같은, 구체적인 커리어가 필요한 거였지요. 소위 책임있는 민주시민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선 말이에요. (빈민가의 유색인종이란 건 실질적으로 이등시민이니 말이에요.)

    사실 재스퍼 정도면, 한국의 높으신 분들 자제들과 달리 대단히 충실히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행한 결과 아니겠습니까. 대사와 사진에서 암시돼 나오지만 그의 아버지도, 그도 군 복무를 했는데 거긴 우리나라같은 징병제 국가도 아니고... 그런데 그 재스퍼가 일한 곳은 정보부. 지야 워낙 정보 다루는 일에 재능이 많았다고 변명하지만, 거긴 최전방도 새로운 침공작전의 총알받이 역할을 할 만한 곳도 아닌, 그러니까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위해 경력상 갈 만한 '그런' 곳인 거죠. 목숨을 걸 필요가 없는. 아리안과 어니스트가 갈 곳은 재스퍼가 갔던 부대와는 다를 수밖에 없는 거죠.

    • BlogIcon 신어지 2007/11/12 1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당연히 이란은 아닐꺼라고 생각했는데, 혹시 모르죠 우리나라에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실제로는 유사한 군사 작전이 이란 영토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인지도요. 하지만 영화의 특성상 아직 일어나지 않은 군사 작전을 가상으로 미리 그리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했어요. 베트남전과 같은 실패 사례로 평가되고 걸 만회하기 위한 새로운 이라크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거야 팩트니까 영화를 다시 보거나 검색해보면 확인되겠죠 뭐.

      두 병사와 어빙 상원의원의 계급간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로스트 라이언스>의 시각은 두 병사의 참전을 <화씨 9.11>에서와는 좀 달리 봐주는 거였다고 생각합니다. 리뷰 쓰신 내용 중에 맬리 교수에 대해 저와 좀 달리 보셨던 데요, 저는 영화의 직접적인 화자로 봤어요. 즉, 영화가 맬리 교수의 입장에 대해서는 그다지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고 그의 입을 통해 하고 싶을 말을 학생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거로요. 저는 그의 말을 액면대로 받아들이면서 영화를 봤기 때문에 두 병사의 참전과 희생을 좀 달리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민주당 후보로 오바마가 아직 달리고 있잖아요. ^^

  6. BlogIcon GoldSoul 2007/11/12 23: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나 자세하고 깔끔한 리뷰. :)

  7. BlogIcon kaverin 2007/11/15 2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보고싶던 영화인데.....요즘은 극장에서 보는 영화는 시각적 만족 위주로 선택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자금사정이 안좋은데다 영화표값이 너무 비싸서요...ㅠㅠㅠㅠ
    이 영화는 비디오나 디비디 출시가 되면 보게될듯 해요.....ㅠㅠ

    아 그리고 전쟁터의 배경이 이라크가 아니라 이란이었던가요. 전 여지껏 이라크인줄만
    알고 있었네요....- -;;

    • BlogIcon 신어지 2007/11/16 0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영화는 시청각적인 스펙타클이 중심이 되는 영화는 아니니까 오히려 안방 극장에서 보시면 더 차분하게 영화 내용에 집중하실 수 있을 거예요.

      지정학적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중간에 이란이 끼어있거든요. 이란의 핵무장도 이슈도 미국의 다음 목표가 이란이라는 얘기도 있고, 영화 속에서도 이라크 반군이 아프가니스탄과 교류하는 걸 중간에 이란이 방기하고 있다는 대목이 나오거든요. 근데 정확한 정보도 중요하긴 하지만,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는 그게 이라크였든 이란이였든 큰 상관은 없기도 해요. ^^

  8. BlogIcon ibuti 2007/11/16 1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 달아주셔서 감사드리러 왔어요.
    그런데 글을 읽다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위의 댓글들을 보다 더 헷갈린 부분이...
    두 병사가 고립된 고지는 '아프가니스탄'이었던 걸로, 전 기억하거든요.
    이게 그리 상관없는 문제는 아닌 것이,
    911 이후 미국이 테러에 대응한답시고 아프간에 다시 쳐들어간 빌미를 제공했잖아요.
    얼마 전 한국인 인질 사건 때, 많은 사람들이 한국병사들이 아프가니스탄에 왜 가 있는지 모르더군요. 다들 미국과 이라크와의 싸움이 이라크 내부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걸로만 알고 있었다는 게 참...

    • BlogIcon 신어지 2007/11/16 11:05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라크다, 이란이다, 아니다 아프가니스탄이었다. 저는 이란이었다면 그건 새로운 침공이기 때문에 아니었을 거다라고 생각한 편이기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이었다는 말씀이 좀 더 솔깃하네요. ^^

      그러고 보니 빈 라덴 잡는다고 아프간에도 또 들쑤시고 다녔더랬죠. 아마 이라크전, 이라크전 하니까 한국군 파병도 이라크겠지 하고 생각들을 하셨나 봅니다. 저도 사실 그렇구요. 아프간은 아마 아빠 부시 때부터 줄곧 미군이 주둔하고 있었지 않았던가요?

      암튼, 제가 '정확한 팩트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한 건 정확한 정보를 우리가 확인하고 안하고 보다는 이 영화의 대의에 집중하고 얘기하는 쪽이 더 낫지 않느냐는 생각으로 말씀드린 거예요. 영화야 당연히 정확한 정보를 담았으리라 생각하구요, 그 작전 지역이 어느 영토였건 간에 <로스트 라이언즈>가 보여주고 들려주고자 했던 핵심 메시지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으니까요.

      영화 자체로는 그리 썩 훌륭하다고 할 수 없는 작품이지만 <로스트 라이언즈>는 영화로서의 성취가 주목적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