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23 16:52
[etc.]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개설한지 두 달 여가 되어갑니다. 포털 사이트(네*버)에서 2년, 중간에 블로그란 걸 아예 안하기로 했다가 결국 다른 곳(이*루스)까지 포함한 두 집 살림 1년 여를 정리하고 티스토리로 왔습니다. 티스토리로 옮겨오게 된 건 역시 자유로움 때문입니다. 스킨 소스를 마음대로 수정해서 쓸 수 있는 것만이 아니라 서비스 제공업체에 제한되지 않는 소통의 자유로움과 무한 확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티스토리에서의 블로깅은 자유로운 만큼 자기가 스스로 챙겨야 할 일도 많습니다. 제가 2007년 여름 한 철 동안 경험한 티스토리 블로그란 이전에 사용하던 포털형 서비스 대비, '새로운 가능성과 그 만큼의 어려움'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티스토리에서 블로그 개설하기
원래 설치형 블로그였던 태터툴스가 가입형 블로그로 서비스하고 있는 티스토리는 여전히 '초대장을 통한 가입' 방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포털 사이트에서 계정을 만들면 자동으로 블로그가 하나씩 주어지는 것과 달리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만들려면 기존의 티스토리 블로거로부터 초대장을 받아야 합니다. 지난 7월에는 티스토리 메인에 초대장 신청하기가 있었는데 대기 순서가 무려 몇 천 번이더군요. 그래서 검색을 통해 초대장을 나눠주고 계신 다른 티스토리 블로거를 찾아 초대장을 받아 가입했습니다. 지금은 티스토리 메인의 '초대장 받으러가기'를 클릭하면 지금 초대장을 나눠드리고 있는 블로거분들을 바로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2. 티스토리에서 블로그 꾸미기
티스토리도 기본적으로 가입형 서비스이기 때문에 가입을 하고 제목을 짓고 스킨을 선택하면 바로 블로그를 개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와 티스토리가 다른 점은 스킨 소스를 직접 수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자유로운 만큼 약간 어렵고 번거로운 과정일 수도 있고 한 사람의 블로거로서 자기 책임과 관련된 부분이기도 합니다.
포털형 블로그들도 다양한 스킨과 옵션들을 제공하긴 합니다만 티스토리는 단순히 선택하고 저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스 코드를 직접 수정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물론 제공되는 스킨을 전혀 건드리지 않고 그냥 사용해도 됩니다만) 블로그의 소스를 직접 수정하려면 html이나 스타일시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이런 확장성은 '나의 관심사들을 블로그에 써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대다수 네티즌들에게는 일종의 장벽처럼 느껴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반대로 블로그 스킨을 스스로 제작해서 쓸 수 있는 분들은 티스토리 만큼 자유로운 곳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티스토리는 소스 코드를 직접 수정하지 않더라도 좀 더 편하게 레이아웃을 변경할 수 있는 스킨위자드 기능도 최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소스 코드를 직접 수정할 수 있게 한다는 부분은 단순히 외관에 변화를 줄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블로그에 애드센스나 애드클릭스와 같은 광고를 유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블로그가 여가 시간을 활용한 취미 활동을 넘어서 일정 정도의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은 보다 나은 양질의 컨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게 해주는 현실적인 토대가 되어줍니다. 이로 인한 문제점들도 없는 것은 아니나 블로거가 자신의 컨텐츠를 통해 웹 비즈니스 전체 수익의 일부분을 공유한다는 부분은 웹 2.0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성하는 하나의 중심 축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기왕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새로 운영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더라도 한번씩은 경험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 바로 광고의 유치와 운영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로그에서 광고를 하고 안하고는 블로거의 개인 취향과 의사에 따라 선택 가능해야 합니다. 현재 국내 블로그 시장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포털형 블로그가 소스 수정을 허용하지 않고 이에 따라 광고를 유지할 수 없게 되어 있다는 점은 웹 2.0 참여자들의 기본적인 선택권을 막고 있는 행위입니다. 소스 수정의 허용은 일부 악성 스팸 블로거들로 인한 폐해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그로인해 웹 2.0의 환경을 직접 경험하고 스스로 개선해나갈 기회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포털형 블로그는 블로그의 구성 요소를 일부 차용한 미니홈피 서비스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도 블로그의 기술적인 구성 요소들을 완전히 다 이해하고 활용하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분명한 사실은 티스토리에서의 블로깅을 통해서야 포털형 블로그의 폐쇄된 공간 밖의 진짜 블로고스피어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개인 블로거로서 굳이 알 필요가 없는 내용들도 많고 그로 인해 오히려 번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그런 기회를 애초부터 제공받지 못하는 것과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3. 티스토리에서 블로그 운영하기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달라진 점 중에 하나는 내 블로그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가 훨씬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티스토리는 블로그의 주인에게 방문자들의 유입 경로나 검색 키워드 등의 로그 정보를 제공합니다. 관리자 모드에서 방문자의 유입 경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특정 포털형 블로그에 국한된 얘기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방문자들이 트랙백이나 댓글을 남기지 않는 한 내 블로그의 어떤 내용에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티스토리에서 제공하는 기능들 외에도 외부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면(대부분 간단한 소스 코드만 삽입하면 되죠) 내 블로그에 관한 다양한 분석 및 현황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티스토리에서 가능한 일입니다.
포털형 블로그를 운영할 때에는 기본적으로 Self-Entertaining을 하는 모드였고 여기에 방문자들이 반응을 보이면 좋은 거고 아니라도 상관이 없다는 식이었습니다. 아마도 공개된 일기 형식의 블로그를 즐기는 데에는 포털형 블로그가 더 편리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컨텐츠 외에 신경 써야할 부분이 거의 없으니까요.(문제는 역시 신경을 쓰고 안쓰고를 선택하지 못하고 아예 모르도록 되어 있다는 거겠죠)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는 그 내용을 읽어보게될 독자들의 존재를 좀 더 유념하게 됩니다. 포털에서도 기왕 작성하는 내용에서 방문자들이 하나라도 건져갈 만한 정보(fact)를 제공하고자 하긴 했었지만 티스토리에서는 그 내용의 정확성과 객관성에 대해서도 좀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내 블로그와 방문자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고 그에 따라 블로그의 외형과 내용에 정성을 기울이게 되는 과정은 결과적으로 더 나은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게 해주는 바람직한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티스토리는 현존하는 웹 표준을 통해 가능한 많은 기능들을 플러그인 형식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티스토리에서 가능한 이런저런 기능들을 사용해보며 익히는 과정은 약간의 시간도 걸리고 때로는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포털형 블로그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웹 기술과 서비스들은 지금도 계속 발전되고 있으므로 앞으로 더 다양하고 유용한 기능들이 계속 추가되리라 생각합니다.
4. 티스토리에서 세상과 소통하기
기왕 더 넓은 블로그의 세계를 향해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개설했지만 막상 현실은 훨씬 더 어렵고 복잡했습니다. 특히 한글로 작성되는 국내 블로고스피어에서는 검색 시장의 절대 반지를 갖고 있는 특정 포털 서비스가 대부분의 트래픽을 장악하고 바깥과의 소통을 차단하고 있는 형국인지라 그 바깥의 블로그들은 나머지 검색 서비스와 메타 사이트를 통해 서로 소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현실적으로 더 많은 방문자 수는 곧 더 많은 광고 수익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놓고 불펌 블로그 이슈와 연관되어 상당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더군요)
저도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다른 블로그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여러 메타 사이트에 등록을 했습니다. 티스토리의 자체 메타 사이트인 이올린을 시작으로 올블로그, 오픈블로그, 블로그코리아, 다음 블로거뉴스 등등등... 그리하여 가끔은 메타 사이트의 메인에 걸리거나 블로거뉴스의 베스트로 뽑혀 대량의 방문자 폭탄을 맞기도 하고 있습니다만 결국은 애초에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와 내 블로그의 정체성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되더군요. 블로그는 내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내용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공간이고 검색이나 메타 사이트는 그 내용을 찾는 다른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내 블로그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내가 주로 다루는 내용이 그다지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지 못한다고 해서 실시간 검색어나 키워드 중심으로 블로그를 채우다보면 남는 것은 이도저도 아닌 또 하나의 시사 종합 찌라시가 될 뿐입니다.
1인 미디어로 시작된 블로그는 결국 내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때로는 공동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필요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블로그는 웹을 통해 표현되는 나 자신입니다. 그것에 다른 이들이 공감하고 찾아와주는 것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더 많은 방문자들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것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트래픽은 말그대로 지나가는 것일 뿐' 블로그에 남겨야 할 것은 내 삶과 관심사의 기록들, 그리고 다른 이들과 함께 소통했던 흔적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편견이겠습니다만, 아직 포털 밖의 국내 블로고스피어는 웹 개발자 분들과 관련 업계 종사자, 그리고 언듯 선민의식이 엿보이는 전통적인 지식인분들과 얼리어댑터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저도 물론 그 중에 하나이겠지만요) 지금의 블로고스피어는 대다수 인터넷 사용자들에게는 너무 어렵고 다루어지는 내용 또한 다소 무겁게 느껴진다는 얘기입니다. 국내 웹 환경 자체에 커다란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블로고스피어는 지금보다 좀 더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관심사들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내용이 조금만 마이너해져도 블로고스피어의 관심사에서 바로 멀어져버리는 현상은 해당 블로거에게는 상당히 힘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은하수의 별과 같이 수많은 블로그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 원래의 블로고스피어 아니었습니까? 1인 미디어들이 왜 이렇게 똑같은 얘기만 주고 받습니까? 소소하고 일상적인 내용을 다루는 블로그들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질 수 있도록 티스토리가 더욱 쉽고 친숙한 사용자 환경을 제공해주시길 기대하면서 별거 아닌 저의 티스토리 사용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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