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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나리가 이 땅에 남기고간 상처를 보니 정확히 1년 전에 보았던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 2006)의 내용을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이후 앨 고어가 전념해온 활동은 다름아닌 환경 운동, 특히 지구온난화의 위험성과 시급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노력이었습니다. <불편한 진실>은 그가 해왔던 강연 내용을 기본으로 우리가 해야할 일들을 직접적인 목소리로 설파하는 영화로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불편한 진실>에서 제시되는 사실들은 이제는 그냥 내버려둘 수만은 없는 '진실'입니다. 다소 불편해지더라도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그 불편을 반드시 감수해야만 한다는 것이 제목의 뜻하는 바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지구 전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은 굳이 관련 데이터를 들이밀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최근 100 여 년 사이에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이산화탄소량은 지구 온난화 현상을 가져왔습니다. 세계 도처의 만년설이 녹아내리고 저수지가 말라버렸습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는 이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더군요.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지난 수십 만년 동안 얼음과 물의 형태로 지상에 머물렀던 수증기들이 대기 속으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기와 대류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의 한 예가 2005년 여름 미국 남부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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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은 우리나라도 지구 온난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 원년으로 기억될만 합니다. 해수면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따뜻한 물에 서식하는 오징어가 봄부터 엄청나게 많이 잡혔고 가을 전어 또한 예년보다 한달 가량 일찍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농담처럼 얘기하던 아열대성 기후가 올 여름 본격적으로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태풍 나리가 제주와 남부 지방에 물폭탄을 떨어뜨리며 많은 재산과 인명 피해를 안겨주었습니다. 이런 태풍은 방파제 좀 높이 쌓았다고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태어나서 이런 태풍은 처음 보셨다는 말씀들도 이제 매년 반복해야 할 말이 될지 모릅니다. 우리가 만들었고 허용해온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 현상을 불러왔고 그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가 바로 이와같은 초대형 자연재해들이기 때문입니다.

<불편한 진실>이 제안했던 '우리가 지구 온난화를 막기위해 해야할 일'들은 개개인이 당장 할 수 있는 실천 항목들(예를들면 저연비 차량을 탄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등)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노력은 지구 온난화의 문제를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이슈로 인식하는 정치인에게 표를 던지라는 것이었습니다.(이 대목에서 앨 고어가 차기  민주당 대선주자로 다시 나오려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긴 했습니다)

우리나라 대선이나 정치판에서는 어떤 얘기들이 오가고 있습니까? 먹고살기에도 바쁜 나라라고 생각해서인지 아직도 환경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필요한 정치인은 이제 수해지역에 얼굴만 디밀고 나몰라라 하는 한량들이 아니라 이제 우리의 턱밑까지 치고올라온 환경 이슈에 관해 구체적인 공약을 내걸고 실천해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현실성 있는 환경 규제의 입안과 국제적인 연대의 이행만이 이미 절벽 앞까지 다다른 환경 문제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그러나 조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이고 서둘러 실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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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0 : Comment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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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ExiFEEDi 2007/09/17 17:21

    저도 <불편한 진실>을 올 초, 책으로 읽었는데,
    그러한 일이 채 1년도 되지 않아 현실이 되어 가는 것 같아 놀랍더군요.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있습니다만,
    더 중요한 건 책으로 읽는 것보다 실천으로 나서는 것이겠지요.

    • addr | edit/del BlogIcon Cinerge 2007/09/17 17:31

      환경 문제는 알게되는 과정에 비해 실천하기가 훨씬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런 이슈를 접하고 얘기하다보면 갑자기 환경운동가라도 되어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한데, 영화가 좋았던 건(책도 그랬겠지요? ^^) 지구온난화의 원인과 현상을 설득력있게 설명할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가능한 실천 방법들을 알려주었기 때문이예요. 그중에 가장 강력한 것 하나가 유권자로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거죠.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투모로우 2007/09/17 23:32

    태풍도 태풍이지만
    여치인지 메뚜기인지 그 떼거리들 보니까 소름끼치더군요.....
    불편한 진실. 영화 보고싶네요 진짜.

    • addr | edit/del BlogIcon Cinerge 2007/09/18 00:21

      재미를 떠나서 꼭 알아야 할 내용이예요. 미국 내에서는 교육 자료로 각 학교에 배포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어떻게든 꼭 구해보시면 좋겠어요.

      근데 메뚜기 떼거리는 어디서 보신 건가요? ^^;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투모로우 2007/09/18 20:48

    다시 검색해봤더니 '갈색 여치'네요. 며칠전에 우연히 TV에서 봤는데 진짜 심각하던데요.
    과수원 다 망쳐놓구....한번 쓸고 지나가면 거의 폐허가 되더군요. 우리나라 충청도 시골쪽 피해가 상당한가봐요.
    중국이나 멕시코 메뚜기떼, 미국의 매미떼 이것두 다 온난화 현상때문이래요.

    • addr | edit/del BlogIcon Cinerge 2007/09/18 23:56

      저도 덩달아 검색해봤습니다. TV에서 한번 다뤄준 모양이군요. 영동군에서는 갈색여치 퇴치에 막걸리가 최고라는 동영상도 있더군요.. -,.- 오늘 CNN에 나온 뉴스에서는 지구 온난화의 여파로 전세계적인 농산물 가격 인상이 진행되고 있다는군요. 다른 원인도 있긴 하지만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제작, 나레이션한 <열한번째 시간>이라는 환경 다큐멘터리가 있는데 이것도 극장에서 상영해주면 좋겠어요.

  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록차 2007/10/14 16:06

    이번 대선후보 때 환경에 관련된 공약을 들고 나오는 후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환경보다 경제 이야기에 치중해 있으니까요. 그나마 환경 비스무리한 발언을 한 걸로 기억하는 모 후보는 "운하를 뚫으면 지구온난화에 도움이 된다"는 소리만 하고 있으니...

    • addr | edit/del BlogIcon Cinerge 2007/10/14 18:34

      우리나라는 아직 가난해서 환경 문제를 정치 이슈화하면 먹고사는데 지장이 있을지도 모른다,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거다, 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요. 모 후보님 얘기는 혹시 운하를 뚫으면 지구가 더 따뜻해져서 좋아진다는 의미 아니었을까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