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롱기(DeLonghi) 커피 그라인더 KG39와 에스프레소 메이커 EC9의 개봉 및 사용기입니다. 제가 즐겨마시는 카페라떼를 만들어봤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EC9의 경우 4만원대 초저가형 제품들과는 분명히 차별되는 점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첫째, 보일러캡이 상당히 무겁고 특히 이중구조로 되어있어 증기가 완전히 빠져나간 상태가 아니면 헛돌게되어 있는 드롱기만의 보호 기능이 있습니다. 둘째, 외장은 일반 플라스틱이지만 보일러와 커피 필터, 필터 홀더 등 핵심 부품은 고급 알루미늄이나 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해 역시 좋은 재질을 사용한 괜찮은 제품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세째, 에스프레소 뿐만 아니라 아메리카노 스타일의 커피를 만들 수 있는 3단계의 선택 스위치가 제공됩니다. 네째, 카푸치노 만들기를 위해 스팀만 분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카푸치노 거품을 만들 수 있는 우유 탱크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커피 그라인더는 주변 부품이 없이 본체 하나 뿐입니다만 에스프레소 메이커의 경우 커피 필터와 홀더, 계량 스푼, 여기에 손잡이가 달린 계량 포트가 함께 제공됩니다. EC9 박스에는 미셀라 도로(Miscela D'Oro) 분말 커피 250g이 보너스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전에는 라바짜였다는데 바뀐 모양이네요. 그래도 소매가로 1만원 이상의 가치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드롱기 KG39로 로스팅된 커피콩을 갈아줍니다. 두번째 사진의 왼쪽에 기존에 사용하던 110V용 흰색 그라인더가 있습니다. 이제 변압기를 쓰지 않아도 되니 참 좋습니다. 뚜껑을 이용해 원두의 양을 조절하고 그라인더에 넣습니다. 이때 뚜껑이 정확히 닫히지 않으면 작동되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래쪽 컵 수량 스위치(4 ~ 12컵)를 맞추고 상단의 그라인드 버튼을 누르면 분쇄되는 분말의 굵기에 따라 여과용/드립용/에스프레소용 3개의 초록색 램프가 차례로 점등됩니다. 다시 뚜껑을 이용해 커피 분말을 꺼내는 과정이 좀 번거로웠습니다. 이런 점에서는 원두 홀더와 분말 홀더가 따로 있는 타입(드롱기 KG59)이 훨씬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거의 에스프레소 메이커 수준입니다. ㅎㅎ




곱게 갈린 커피 분말을 에스프레소 필터에 담습니다. EC9은 템퍼가 없는 모델이므로 계량 스푼을 이용해 대충 다져줍니다. 너무 꾹꾹 눌러담을 필요는 없습니다. 필터를 홀더에 넣고 45도 각도로 에스프레소 메이커에 밀착시킨 후 홀더 손잡이가 정면으로 향하게끔 방향을 비틀며 고정시킵니다.




드롱기 EC9의 이중 구조로된 보일러 캡입니다. 육중한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알루미늄 재질의 보일러 입구나 내부도 상당히 깨끗합니다. 전에 쓰던 필그린 보다 훨씬 좋은 재질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물은 반드시 정수된 물이나 생수를 구입하여 씁니다. 원두와 로스팅 정도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물맛이라는 걸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라인딩에서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건 바리스타 대회에 나갈 일이 없으면 그냥 잘 가는 정도면 된다고 봅니다. 물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담을 필요가 없고 원하는 에스프레소 분량 만큼이면 됩니다. 그래야 빨리 끓고 에스프레소도 빨리 나옵니다. (나중에 희석용으로 사용할 물도 이때 미리 가스레인지에 올려놓습니다)




에스프레소를 받을 잔이나 계량 포트를 위치시키고 선택 스위치(Light, Medium, Strong)를 확인합니다. 필터용 커피메이커 수준을 원한다면 물의 양을 늘리고 Light에서 작동시키면 되겠습니다. 이 부분이 EC9에 계량 포트가 함께 제공되는 이유입니다. 저는 진한 에스프레소를 원하기 때문에 Strong에 위치시키고 왼쪽 하단의 전원 버튼을 눌렀습니다. 보일러가 작동하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서 잠시 후 진한 에스프레소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사진을 촬영하느라 제가 실수를 했는데요, 이 부분이 사실 굉장히 중요합니다. 향과 맛이 가장 좋은 에스프레소를 얻으려면 진한 갈색 거품이 나오는 중간 즈음에 전원을 껐어야했는데 보일러의 물이 다 빠져나올 때까지 멈추지를 못했습니다. 이 얘기는 커피 분말로부터 에스프레소 원액이 추출된 이후에도 계속 진행했다는 얘깁니다. 에스프레소 맛이 떫어지고 상대적으로 안좋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마지막 사진을 보면 거품이 거의 베이지색인 걸 볼 수 있는데 이건 별로 좋지 않은 겁니다. 최고의 향과 맛을 원한다면 가급적 적은 양의 물을 넣거나 에스프레소가 나오는 중간, 진한 갈색 끄레마가 형성되었을 때에 일찌감치 멈추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에스프레소 자체는 굉장히 진한 상태이므로 미리 데워둔 물로 희석시키면 전체 커피의 양은 충분히 늘릴 수 있습니다.




이제 에스프레소를 활용해 입맛에 맞는 레시피를 적용하면 됩니다. 아메리카노를 원하면 아주 적은 양의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많이 넣으면 됩니다. 카페라떼는 원래 뜨거운 우유와 바로 섞지만 저는 에스프레소를 뜨거운 물로 적당량 희석시킨 후 설탕과 찬 우유로 간을 맞춥니다. 커피잔은 역시 흰색이 가장 좋구요, 적당한 희석량이란 커피의 색 자체는 검지만 투명하게 보이는 정도가 가장 좋습니다. 이제 느긋하게 커피의 맛과 향을 즐기며 편안한 시간을 보내면 되겠습니다.




저는 에스프레소 메이커로 카푸치노를 만들지 않습니다. 사용할 때마다 매번 씻어줘야 하는게 워낙 번거로워야 말이죠. 대신 드롱기 EC9의 우유통과 거품기, 카푸치노 노즐의 사진을 첨부합니다. 본체로부터 간단하게 탈착시킬 수 있게 되어 있고 커피잔 위에 카푸치노 거품을 안정적으로 얹을 수 있는 노즐 캡이 제공됩니다. 스팀 노즐만 제공되어 카푸치노 거품을 만들기 위해 우유가 담긴 컵을 들이대고 휘저어야 하는 방식에 비해 훨씬 간편하리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기입니다. 먼저 본체 오른쪽에 있는 스팀조절 손잡이를 열어 보일러 안에 남아있을 수 있는 증기를 제거합니다. 안그러면 홀터를 분리하는 순간 뻥하고 터집니다.(한번 해본 듯...) 필터 홀더를 본체로부터 분리하고 손잡이에 있는 고정대를 들어올려 커피 필터를 지지해준 상태에서 커피 분말을 제거하면 됩니다. 필터와 홀더에 남은 에스프레소 잔여물을 깨끗이 씻은 후 건조시켜 다음 사용 시까지 잘 보관하면 되겠습니다.


드롱기 EC9은 현재 8~9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부담없는 가정용 에스프레소 메이커이면서도 초저가 제품들에 비해 사용된 부품의 재질이나 안전성 면에서 확실한 가치를 보여줍니다. 더 높은 압력으로 에스프레소와 끄레마를 추출해준다는 20만원대 이상의 제품들에 비해 더 좋다고 할 수는 없을테지만 위에서 설명한 방식으로 조절을 한다면 에스프레소 커피 본래의 훌륭한 맛과 향을 얻어내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물탱크를 따로 분리할 수 없는 부분은 한꺼번에 많은 양의 커피를 만들 일이 없다면 그리 필요하지 않겠구요. 에스프레소 뿐만 아니라 보다 가벼운 스타일의 커피를 만들 수 있도록 선택 스위치와 계량 포트를 제공하고 있는 점은 가정용이면서 다양한 입맛에 맞춰 커피를 만들 수 있는 EC9 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Daum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
신고
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0 : Comment 11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재준씨 2007.08.29 15:05 신고

    호오~ 저희 집 분말기와 같은 넘이 사용하시는군요. 가격대비 성능 와방 -_- b
    나중에 저희 집 에스프레소 포트 사진 하나 보여드릴께요. 제 껀 그냥 가스히터로 펄펄 끓여서..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7.08.29 15:37 신고

      역시 드롱기 제품이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가 봅니다.

      저는 전기 보일러 타입만 이번이 두번째네요. 가스레인지로 가열하는 에스프레소 포트라니 궁금합니다. 기대기대~

    • addr | edit/del 드롱기 2007.10.28 17:35 신고

      드롱기 제품이 일단은 가격대가 가장 싼 브랜드중의 하나입니다. 좋게 말해서 중저가 브랜드죠.
      저렴하다보니 가격대 성능비가 좋을 수는 있을겁니다.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게 아니라, 세계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저렴한 가격대비 우수한 성능으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듯이 비슷한 위치의 브랜드라고 보여집니다.
      드롱기에서 커피머신말고도, 전기히터 등등 생활가전을 만드는데 몇가지를 비교해본 경험상 말씀드리는 겁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7.10.28 17:52 신고

      드롱기에서 전기히터도 나오는 모양이군요. 종합 생활가전 브랜드인데 제가 커피메이커만 들여다보니 에스프레소 머신 전문업체인줄 알았나 봅니다.

      하지만 국내엔 드롱기 보다도 더 싼 제품들도 많은 걸요. 직접 구입해서 사용해보니 괜히 이름 값만 더 내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가정용으로는 그야말로 무난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구요, 드롱기 보다 비싼 물건들은 비싸도 너무 어처구니 없이 비싸버리니까요. ^^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투모로우 2007.09.01 00:01 신고

    우리집 커피기계도 오늘보니 드롱기네요. ㅋㅋㅋㅋ 이제 알았음. -.-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7.09.01 01:07 신고

      제가 새로 산 것과는 또 다른 모델이었던 모양이군요. 국내외에서 사랑받는 드롱기입니다. ㅋ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2011.03.04 12:53 신고

    뜨헛; 드롱기 그라인더랑 에스프레소 머신땜에 검색해서 글을 읽다가 보니;;;으헛 무려 4년전 글인데 와우....이런 멋진 사용기라니!!! 게다가 신어지님 블로그라니;;;우아;;이때부터 커피를 즐기셨다니...진짜 멋진분; 유후;

  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공은혜 2011.09.21 23:05 신고

    안녕하세요
    자세한 사용기 감사합니다
    드롱기 사용하다가 궁금한게 있어 문의드립니다^^
    몇일전에 장터에서 구입했는데요 전원을 끄고 나서도 계속 추출이 되더라고요
    그리고는 엄청난 스팀이 나오는데, (거의 탄내까지 나면서) 이거 잘못된 제품을 산걸까요?
    아니면 제가 뭔갈 빠트렸을까요?
    그리고 계량컵이 없어 일반컵에 받았는데요 관심있게 지켜봐도 도통 크리마가 보이질 않네요;;
    너무 궁금한데 물을데가 없어 이곳에 물어봅니다 부탁드립니다~, ㅎ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11.09.22 21:20 신고

      전원을 끄더라도 보일러 내부에 고압력의 증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추출이 계속 진행되는 거겠지요.
      끄레마가 보이지 않는 건 컵 종류와는 무관합니다. 좀 더 압력이 높은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해보시면 많은 끄레마를 보실 수 있으실 거예요.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5. addr | edit/del | reply 윤민희 2011.10.07 15:08 신고

    검색하다 글 남깁니다~ 궁금한게 있어서요ㅠ
    사용하다가 2년정도 사용못하고 박스에 둔걸 다시 꺼냈는데..
    보일러에 석회질이 많이 껴 있어요ㅠㅠ
    씻어내려고 계속 물만 내리고 있는데..여전해서요..ㅠㅠ
    혹시 청소 방법 알고 있으심 답변 부탁드려요ㅠㅠ
    A/S받아야 하는 걸까요??ㅠ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