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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적으로는 기대했던 이상으로 잘만든 영화였지만 아무래도 영화 자체의 정치적인 목적성으로부터 자유롭기는 어려웠겠다 싶은 부분들이 있다. 수염 깎은 남자 주인공 얼굴이 Depeche Mode의 데이빗 게헌이랑 닮았더라. ^^

영화를 같이 본 일행 중에 한 명이 <브이 포 벤데타>에서의 테러와 비교를 했는데, 나로서는 전혀 공감이 가지 않는 비교였다. 아마도 최근의 다른 테러 영화나 포스트 9.11 영화들을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비교를 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을 뿐이다. 내 경우 <천국을 향하여>를 보면서 가장 먼저 생각났던 영화는 <뮌헨>이었다. 모사드 출신의 이스라엘 독수리 5형제와 그리스에서 한 방을 같이 썼던, 계단에서 주인공과 설전을 벌이다 "Home"이라는 단어에 엄청나게 강조점을 두었던, 그리고 5형제의 테러 현장에서 죽음을 맞아야 했던 아랍계 테러리스트들의 입장에 관한 영화가 <천국을 향하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국을 향하여>와 함께 이야기하기에 더 좋은 영화는 <시리아나>인 것 같다. 석유와 중동 사태에 관한 만화경이라고 할 수 있었던 <시리아나>에도 아랍계 테러리스트가 나온다. 미국과 그 우방들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그 테러리스트들이 어떤 환경에 처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테러리스트로 변모하는 지가 <시리아나>의 한 축을 차지한다. <천국을 향하여>는 그 이야기 전체가 아랍계 테러리스트,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이스라엘에 자기 땅을 뺏긴 이후 그들과 정면으로 갈등 관계를 갖고 있는 팔레스타인 청년들 또는 자살 폭탄 테러리스트들의 이야기다.

이들도 내부적으로는 영웅의 자식으로 유복하게 성장한 이들도 있고 매국노의 자식으로 자란 이들도 있고,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상황과는 별 상관 없이 그저 먹고 사는 일에 열심인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주인공은 마침내 자살 폭탄 테러에 성공하는 인물이며 영화는 그의 입을 통해 '왜 테러를 하는가'에 관한 이유를 설명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던 특정 종교에 대한 광신적 태도 때문도 아니고 민족의 주권을 찾아야만 한다는 대의 명분 때문만도 아니다.

<천국을 향하여>는 정치적 목적성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는 영화이지만 그렇다고 프로파겐다 영상물의 냄새를 풀풀 풍기거나 하지는 않는다. 보여주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보편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도 자기 입장을 결코 포기하지도 않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2006.04.21 @ egloos

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0 :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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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투모로우 2007/08/06 01:22

    뮌헨도 꽤 괜찮게 봤었는데...이 영화 보고는 뭐랄까 굉장히 슬픈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때 같이갔던 일행이 코골며 조는 바람에 황당했지여 -.- (씨네큐브 2관 아시죠? 작은관..거기서.!! 휴)

    • addr | edit/del BlogIcon Cinerge 2007/08/06 02:14

      뮌헨은 보고나서 결국 글을 안적었던 것 같은데요, 마치 고려청자 같았던 영상이 너무 끝내주더라는 거랑 반테러 영화인 척 하면서 결국 독수리 오형제인거냐 했던 거 같아요. 스필버그는 영화 참 재미있게 잘 만드는데 저하고는 꼭 핀트가 잘 안맞곤 해요.

      씨네큐브 2관 거기도 환기가 잘 안되죠. 저도 가끔 졸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