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가 캐서린 제타-존스의 영화라는 말에 나는 동의할 수가 없다.
아무도 안했냐...? 그럼 말고. ㅠ.ㅠ

그냥 르네 젤위거가 좀 더 보기 좋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캐서린
제타-존스가 발정난 암소처럼 과격한 몸동작과 두꺼운 메이커업으로
약간의 공포감마저 조성하는 편이었다면 르네 젤위거는 그야말로 전업
영화배우에 의한 뮤지컬 공연으로서 꽤 적절한 수위를 달성했다고 보여
진다. 그럼 속옷 차림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리차드 기어는? 귀엽게 봐줄만
한 정도는 되지 않았나? ^^

뮤지컬 영화라는 구분은 다소 모호하다. 엄밀히 따진다면 '뮤지컬 형식의
영화'와 '뮤지컬을 그대로 영상에 옮긴 영화'로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
'물랑 루즈'가 뮤지컬 형식을 빌려 중간중간에 주인공들이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영화였다면 '시카고'는 이미 뮤지컬 무대에서 선보인 바 있는
작품을 그대로 영화화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나 '시카고'는
뮤지컬 무대에서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효과를 그대로 차용,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부가된 부분이 거의 없어 보이는 영화다.

그럼에도 영화 '시카고'는 매우 엔터테이닝한 작품이다. 줄거리상 재즈
클럽과 살인 현장, 교도소와 법정을 오고 가는 가운데 1920년대 빅밴드와
스윙 재즈의 분위기를 듬뿍 살린 노래와 음악으로 영화는 차고 넘친다.
특히 피의자와 언론이 변호사의 입과 손놀림에 의해 조종 당하는 부분을
묘사한 장면은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참신하고도 흥미로운 장면
이었다. 그리고 '시카고'는 분명히 웃자고 만든 코미디물이다.

뮤지컬은 영화 보다 훨씬 해피엔딩에 집착(?)하는 공연 예술이다. '시카고'
역시 두 명의 '살인자 댄서'가 펼치는 화려한 무대로 끝을 맺는다. 암울한
현실 속에서 주인공이 혼자 꿈꾸는 환상 속의 무대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무대로서 그 꿈이 실현된 것이다. 가난뱅이는 교수형에 처해지지만 변호사
수임료 5천 달러만 있으면 스타가 되고 면죄부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의
승리다.

2003.04.04 @ cine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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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0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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