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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는 홍상수의
여섯번째 영화. 로맨틱한 연애담이라기 보다는 연애라는 인간의 활동에
관한 인류학적인 고찰, 그리하여 그 기록된 면면을 극장 안에서 보고
있노라면 뭔가를 까발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꾸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효과. 주인공들은 언제나 그렇듯 삐짐의 대왕님들이시고 하는
짓거리 또한 어디가서 자랑하지 못할 일상의 궁상스러움들로 가득하다.

이전 작품들과 달리 "극장전"은 주인공의 독백이 삽입되었고 카메라는
때때로 줌 인과 아웃을 하곤 한다. 이때마다 '나는 실재가 아닌 영화를
보고 있을 뿐'이라는 일종의 브레히트 효과를 느끼곤 했는데, 아닌게
아니라 "극장전"은 홍상수의 영화론이 피력된, 영화에 관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현실을 모사하지만 현실 또한 자기가 본 영화와
그 주변의 가십 따위를 모사하고 동일시한다는 사실. 영화 속 영화를
먼저 보여주는 형식부터 그렇고 실제 이름을 데뷔작에서 그대로 사용
했던 여배우의 말들은 다름아닌 이제껏 홍상수의 영화를 봐왔고 이야기
했던 관객들에게 던지는 말들이다.

"당신은 영화를 잘못 봤군요." 그녀의 몸에는 아무런 흉터도 없었다.

2005.05.28 @ blog.naver

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1 :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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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삭제

    Subject: 극장전, 밤과낮 그리고 홍상수 감독傳

    2010/01/21 00:24 tracked from 컬쳐몬닷컴

    고교시절 입시공부에 빠져있어도 모자랄 판인데도 난 몇몇의 친구들과 영화에 홀릭하고 있었다. 특히 마치 내기라도 하듯이 19금, 18금 영화들을 누가 몇편이나 볼 수 있는가하는 문제는 치기어린 당시의 우리들에게는 하나의 흥밋거리 중 하나였다. 결국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나홀로 관람하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영광스럽지 않은 영광을 차지했었다. 홍상수 감독님의 첫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도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된 영화였다. 기존 상업영화외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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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몬스터 2010/01/21 00:26

    오래된 포스트에 댓글을 남기니 마치 먼지쌓인 책장에서 오래전 인상깊었던 책을 꺼내는 듯한
    낭만적인 느낌이 드네요^^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쉽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즐기게된다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10/01/21 10:14

      덕분에 저도 오래 전에 써둔 일기장을 꺼내읽는 기분을 맛보게 됩니다. ㅎㅎ
      홍상수 감독론에 도전하고자 하는 평자들이 많을 것 같은데 관객 입장에서
      굳이 그런게 필요한가 싶어요. 그냥 보면서 즐거우면 그만인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