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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고양이를 위해 장만한 살림 리스트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함께 살기 위해 아주 필수적인 항목도 있고 굳이 갖출 필요가 없거나 다른 대체재를 사용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일주일 전에 진주를 입양하면서 일종의 "스타터를 위한 용품 패키지"를 구입했다. 그야말로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것들을 한방에 해결해주는 장점은 있지만 디자인이나 색상, 재질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아 조만간 다시 교체 구입을 하고 싶게 만드는 물건들로 구성되곤 한다는 점은 분명 단점이다. 패키지는 기왕이면 고양이 전문몰에서 선택하는 편이 나을 법하다.

- 화장실과 응고형 모래 : 생후 2개월 밖에 안된 꼬물이인 경우에는 모래 주걱을 기본으로 포함하는 평판형(오픈형) 화장실과 응고형 모래가 정답인 것 같다. 흡수형인 우드 펠릿 위에서도 능숙하게 할 수 있으려면 시간 좀 걸릴 듯.
- 사료와 식기 : 원래 먹던 로얄 캐닌 베이비캣 34를 일단 그대로 급여. 식기는 크고 화려한 거에 욕심 부려봤자 애기묘의 작은 덩치에 맞게 낮고 단촐한 것이면 충분한 듯. 물은 할 수 있는 한 자주 갈아주고 싶어서 집에 있던 별도의 플라스틱 용기 사용.

그외 장난감, 샴푸, 브러쉬 등이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으나 이런 건 나중에 천천히 골라도 문제 없는 편. 패키지에 포함되지 않고 별도로 구입해서 매우 긴요하게 사용 중인 물건은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6단 울타리 - 그 중 한 쪽에는 출입문 - 이다. 아예 박스 타입의 케이지를 살까도 했지만 자묘 시절 처음 얼마 간에만 사용할 물품 - 집을 비웠을 때나 잠자는 시간에 적당히 구획을 그어주는 정도면 충분 - 이기 때문에 괜한 과소비를 할 필요는 없었다. 첫 날엔 6각형의 모양으로 세워놓고 좁은 공간만을 허용했지만 지금은 벽면을 활용해서 훨씬 많은 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이 안에 화장실과 사료, 그외 스크래치나 장난감 등 생활 필수품들을 배치해둔다.




그렇게 기본 물품만을 가지고 첫 주말을 무사히 보낸 이후, 이어지는 일주일 동안은 거의 폭풍 지름의 연속이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만을 추려본다.

- 발톱깎이 : 물론 사람이 쓰는 손톱깎이를 써도 상관은 없지만 가위 형태로 된 전용 깎이가 아무래도 손쉬운 편이다. 화장실/모래, 사료/식기와 함께 고양이의 동거인으로서 갖춰야 할 필수 품목이라 할 만 하다.
- 중형 플라스틱 이동장 : 진주를 입양할 때 아담한 이동장을 함께 제공받아 침대 겸용으로 사용하고는 있지만 예방접종 등 병원 갈 때나 향후 몸집이 커졌을 때를 대비해 미리 구비.
- 방울 목걸이 : 워낙 소리 없이 돌아다니는 편이라 오직 안전을 위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줄 필요를 느낌. 예쁜 리본으로 장식성도 있고 방울과 인식표까지 달린 수제품으로 주문.
- 장난감 : 스타터 패키지에 포함되었던 낚시형 외에 추가 구입한 오뎅꼬치와 미니 마우스는 꽤나 좋아하고 이를 통해 운동도 상당히 된다. 쥐 장난감은 주자마자 꼬리를 잘라 먹을 정도로 열광적인 반면 공 종류 쪽으로는 아직 시큰둥한 편.
- 스크래치 : 캣타워는 먼 훗날 얘기라서 1단짜리 가장 단순한 형태의 스크래치를 구입했으나 특별히 유도해주기 전에는 그다지 즐겨 사용하지는 않는 편. 삼줄이 너무 거칠어서 그런가 싶어 면로프를 구입해 다시 감아주기는 했는데 여전히 열광을 이끌어내지는 못하는 편. 이보다는 화장실 앞에 놓아준 패드에 좀 더 매력을 느끼는 듯.
- 간식 : 진짜 고양이용 간식류는 6개월 이후에나 제공하기로 하고 주식으로 먹는 건사료 외에 입맛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습식 주식캔을 하루 한번 정도 간식으로 제공. 가장 먼저 캘리포니아 내추럴의 심해생선 캔을 급여해보니 양은 적지만 잘 먹는다.

- 천연 목재펠릿 : 일찌감치 20kg이나 구입했고 미리 적응하라는 차원에서 응고형 모래와 벌써 섞어주기까지 했지만 진주가 펠릿만 깔려진 화장실에서도 뒷간 일을 볼 수 있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 종국에는 사람 쓰는 화장실 좌변기를 같이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내 목표.
- 가습기 : 집에 있던 가습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추가로 구입. 주로 거주하는 방 안이 따뜻할 뿐만 아니라 습도까지 적절하면 아무래도 좋을 듯 해서.
- 면로프 : 80m짜리 2개를 사서 몇 군데 감아주었는데 거친 삼줄 보다는 나은 듯 하고 이걸 이용해서 기어올라갈 수 있는 장소가 몇 군데 생겼다.
- 브러쉬 : 쉐드킬러와 실리콘 브러쉬 등 종류별로 다 구매해봤는데 사실상 지금 당장은 불필요.
- 스테인리스 식기 : 참 좋기는 한데 아직 애가 편하게 식사를 하기에는 사이즈가 크다.
- 무릎 담요 : 극세사 재질의 담요를 가장 좋아하는 건 확실하지만 수건이나 기타 면 종류의 옷감으로도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다.
- 물티슈 : 발 바닥과 똥꼬 정도만 간단히 닦아주는데 유용한데 이건 꼭 고양이 때문이 아니더라도 집에 있는 거 쓰면 되는 듯.




용품들을 구입해보니 가장 필수적이고 잘 만들어진 고양이 전용이 아닌 경우에는 적당히 다른 물건으로 재활용해서 쓰는 편이 낫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 진주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은 다름아닌 내 슬리퍼인데, 적당히 부드럽고 긁기 좋은 면 재질에 발가락 쪽이 트여있어서 틈만 나면 부둥켜 앉고 장시간 놀곤 한다. 그래서 아예 털 달린 가죽 재질의 슬리퍼(앞트임이 있어야 좋음)를 사주거나 플라스틱 슬리퍼에 면로프를 감아주면 어떨까 생각 중이다.

그외 택배 박스를 이용해서 침대나 터널, 스크래치 등을 만들어 제공해주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시간은 다소 걸리지만 직접 만들어준 물건을 꼬물이가 잘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그 뿌듯한 마음은 비교할 데가 없다. 골판지 스크래치도 한번 만들어주고 싶은데 아직 택배 박스를 자르고 붙이는 노가다를 시작할 엄두를 못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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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0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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