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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의 땡 퇴근과 상영시간이 잘 맞아 볼 수 있었다. 지금 있는
사무실 위치에서 5시에 퇴근하는 직장을 찾아야겠다. -,.-

이름 외우기 힘든 외국 감독의 계보를 충실히 이어 나감에 있어
당대의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세계의 욕망"은 어려운 이름 만큼이나 독특함과 낯설음, 그리고
불친절한 생략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영화는 생뚱 맞기 이를 데
없는 숲 속의 가요 톱 10 무대로 시작되어 잊을만 하면 다시 반복
되고, 다른 감독의 촬영 현장을 관찰하던 카메라는 어느새 영화
속으로 들어가 전후 사정이 불분명한 남녀의 관계를 염탐한다.
영화 마지막에 무슨 인용구 같은 것이 나오는데 숲과 나무에 관한
인용구의 내용을 감독이 형상화하고자 했다는 것만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츠카모토 신야의 "혼몽"은 이 작품 하나만으로도 2005년 전주
국제영화제의 '디지털 3인 3색' 프로젝트의 값을 제대로 해냈다는
평가를 내릴만한 작품이다. 관객 입장에서도 "혼몽" 하나만으로도
건질만한 것은 충분히 건졌다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고무적인데
대단한 스케일의 영화는 아니지만 스토리의 완결성이나 적당한
그래픽 효과와 배경 음악 등 저예산 디지털 단편으로서 해낼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을 모두 거둬올렸다는 생각이다. "6월의 뱀" 이후
두번째로 보는 츠카모토 신야의 영화는 비록 단편이기는 했지만
저예산과 기술적 제약 조건을 핑계 삼지 않는 진지한 작가 근성
으로 나를 감동시켰다.

중고등학생들의 문학의 밤 참가작 같았던 "깃"에 비교하자면
송일곤의 두번째 디지털 단편 "마법사(들)"은 연극영화과 졸업
작품 수준은 되는 것 같다. 여러 씨퀀스가 엮인 결코 짧지 않은
분량을 단 하나의 테이크로 잡아내려는 시도가 매우 신선하기도
하지만 그 흐름 자체는 매우 연극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아닌게
아니라 "마법사(들)"은 대사 처리가 매우 능숙한 배우들과 세밀하게
미리 준비된 장치들(특히 조명)에 의존하는 바가 큰 작품이 되었다.
세상에는 이런 영화도 있고 저런 영화도 있는 게 당연하지만 적어도
편집의 예술이라고도 불리우는 분야에서 싱글 테이크 영화라는 건
어디까지나 '시도'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디지털 3인 3색"의 단편들에 대한 생각들은 모두 '저예산 디지털
단편'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피할 수 없는 기술적 제약 조건들을
어느 정도 접어주고 정리한 것들임을 밝힘니다)

2005.07.27 @ blog.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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