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름신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본체 구입 이후 각종 악세사리를 위한 추가 지름신이 뒤를 잇게 된다. 일렉트릭 기타의 경우 자칫 하다가는 배 보다 배꼽이 더 커져버리기 딱 좋은 종목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본체인 기타 외에 사고 싶고 또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관련 아이템들이 엄청나게 많은 종목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가장 소박하게는 6개 줄이 멀쩡하게 잘 걸려있는 기타 1대와 몇 백원 하지 않는 플라스틱 피크 하나로도 충분할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 - 대표적으로 쉽게 늘지 않는 연주 실력을 각종 이펙터나 교본/악보 수집으로 메워보려는 안타까운 몸부림 - 로 흐르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오버드라이브가 내장된 연습용 앰프와 기타를 안정되게 보관할 수 있는 스탠드는 이번에 스콰이어 텔레캐스터 커스텀 모델을 구입하면서 함께 장만을 했다 - 당분간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주말을 채 보내기도 전에 역시나 추가 지름을 단행했다. 생각 보다 기타가 잘 쳐지지 않고 손가락은 아프기만 하고, 하니 다른 것들로 답답함을 풀어보려는 게다.



이번 추가 지름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템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디지텍 RP55 멀티이펙터다. 왠만한 단품 이펙터의 절반 가격 밖에 안되는 녀석이 다양한 조합의 프리세팅 레시피를 선사해준다고 하니 나 같은 연습생에게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선택일 수 밖에. 처음엔 와우 페달이 달린 모델을 찾아보다가 가격대를 보고 나선 그쪽은 언제인지 알 수 없는 훗날을 기약하기로 했다.

디지텍 RP55의 장점으로는 몇 가지 종류의 드럼을 지원하고, 조작이 간편하며, 나중에 별도의 디스토션 페달을 사게 되더라도 이 녀석은 공간계 이펙터로 계속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요 놈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포스팅을 해볼 생각이다.



결국 이펙터를 사고야 말았으니 연결할 케이블이 필요해지고... 사는 김에 5m 케이블도 추가로... 피크는 사은품... 그런데 여기서 이펙터가 하나만 더 늘어도 멀티 전원 공급을 위한 일명 문어발이 또 필요해진다. 일렉 기타용 이펙터들이란 한마디로 무궁무진한 지름의 세계다.



특히 왼손가락의 근력 강화를 위해 악력기도 하나 샀다. 십 수 년만에 기타를 다시 치려니 손가락 끝도 아파서 하루 빨린 굳은살이 형성되기를 바라는 심정이 되기도 했지만 전반적은 근지구력의 부족도 빨리 해결해야 할 부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걍 방안에서 혼자 뚱땅거리면서 놀고 싶은 것이 전부라고 하면서 결국 이런 것까지 사고야 만다.

일반 남자 성인용이라고 해서 샀는데 오른손 기준인 듯, 왼손으로 쓰면 약간 벅차다. 왼손과 왼손가락 강화가 주목적이니까 이 보다 하나 더 낮은 Light로도 충분했겠다는 생각이다.



실력 향상을 위한 추가 지름 - <지옥의 메커니컬 기타 트레이닝 : 입대편>과 명곡 악보집이라 할 수 있는 <천국의 메커니컬 기타 트레이닝>이다. <지옥의 메커니컬 기타 트레이니>의 4탄에 해당되는 입대편은 입문자를 위한 교본인데, 속주 기타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연주 실력 쌓기에는 도움이 많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되는 교재다. <천국의 메커니컬 기타 트레이닝> 수록곡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건 Fly Me To The Moon.



<지옥의 메커니컬...> 시리즈가 너무 절망스러울 때를 대비한 또 한권의 교본과 두 명의 아티스트 곡들로 채워진 악보집 - 랜디 로즈와 산타나 베스트다. <랜디 로즈 베스트>는 <Blizzard of Ozz>와 <Diary of a Madman>의 수록곡들로 채워져 있는데 내가 가장 먼저 마스터하고 싶은 건 Crazy Train이다. 산타나 악보집은 예전에도 줄곧 있어 왔지만 그 때는 아는 곡이 별로 없었던 것 같고, 이번에 구입한 악보집에는 Smooth와 Maria Maria와 같은 비교적 최근의 히트곡이 있어 반갑다.

탭 악보는 인터넷을 통해 소프트 카피로 구해서 참고할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책으로 아예 사놓고 카피해보는 편이 낫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도 에릭 클립튼과 메탈리카, 그리고 너바나 <Nevermind>와 라디오헤드 <The Bends> 앨범 정도는 언제든 사놓고 싶은 악보집이다.



마지막으로 A자형 기타 스탠드와 팔걸이가 없는 의자도 샀다. 기타 스탠드는 네크를 안정되게 지지해주는 타입으로 이미 구입해두었지만 의자 가까이에 두고 연습 도중에 언제든지 세워둘 수 있기 위한 용도 - 허벅지 위의 일렉 기타란 은근히 무거운 편이다 - 도 샀다. 언젠가 두번째 기타 구입 시에도 사용할 수 있을테니 여분으로 갖고 있어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내과 의사 앞에 가면 볼 수 있는 저 바퀴 달린 의자는 그야말로 기타 연습을 위한 선택이다. 팔걸이가 있는 보통 의자에 앉아서 기타를 연습해보면 저런 의자의 필요성을 금새 느낄 수 있게 된다. 등받이가 없는 건 아쉽지만 팔걸이가 없고 바퀴가 달렸으며 기타를 올려놓게 되는 다리를 살짝 거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좋다. 그리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스콰이어 텔레캐스터 커스텀 모델과 콜트 CM15G 앰프, 그리고 스탠드


진도 나가는 것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디스토션 계열의 이펙터 한 개(그리고 문어발)와 추가 악보집, 그리고 악보집을 놓고 쓸 수 있는 악보대를 조만간 더 구입하게 될 것 같다.

앰프 내장 오버드라이브에 만족하지 못하고 결국 이펙터로 만들어내는 메탈 사운드에 금새 욕심을 내는 자신을 보면서 애초에 구입하려고 했던 텔레캐스터 스탠다드를 포기하고 험버커 2개가 달린 커스텀 모델로 구입하길 정말 정말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한다. 최초 주문대로 싱글 픽업의 텔레캐스터 스탠다드을 구입했다면 벌써부터 레스폴이나 슈퍼스트랫 계열의 기타를 추가로 알아보고 있을런지도 모르니까.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1 : Comment 2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ddr | edit/del | reply 2012.01.08 12:58

    비밀댓글입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천향 2012.02.09 08:15 신고

    저하고 비슷하네요. 의자와 멀티이펙터만 빼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