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듬새로만 따진다면 "혈의 누" 만큼이나 어눌한 영화. 형편없다 할만한 정도
까지는 아니지만 항간의 소문은 아무래도 과대 포장된 느낌이다.
강혜정은 역시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백치 연기를 선보이며 또 한번의
완전한 변신에 성공한 반면, 정재영과 신하균 같은 배우들에게서 이정도 밖에
끌어내지 못하는 건 순전히 연출자의 역량 부족 탓이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된다.
이걸 두고 매우 절제된 연기라고 할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절제된 연기와
뻣뻣한 연기는 분명히 다른 얘기다. 어쩌면 등장인물들의 내면 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하거나 캐릭터의 매력을 발산하는 영화가 아닌 "웰컴 투 동막골"을 통해
덕을 가장 많이 본 배우는 임하룡이 아닐까 싶다.
그 밖에도 "웰컴 투 동막골"에 덧입혀진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그의 음악을
자신의 장편 데뷔작에 사용할 수 있게 된 신인 감독의 감격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영화의 분위기와 상관 없는 혼자만의 세레나데를 연신 불러제끼며
시종일관 듣는 귀를 성가시게 할 뿐이다. 장 진의 희곡에서 가져왔을 대사들이
특유의 아이러니한 재미를 주기는 하지만 그 맛을 100% 살려내지는 못한 듯하고
스펙타클이 가미되어 개작된 장편 시나리오는 전체적으로 그다지 치밀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하는 수준이다. 액션 장면 마다 정신 없이 뭉개고 넘어가는
얼렁뚱땅하는 연출도 영 맘에 안드는 부분이다.
여름방학 시즌 동안 한국영화의 파이팅을 성원하는 영화기자들과 무료 시사회
관객들의 '기왕이면 치켜 세워주기'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 초중고생을 둔
학부모가 아닌 이상 이정도 영화에 같이 열광해주기는 좀 어렵지 않나 싶다.
그러나 이모저모 아쉬운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따지자면 18금 판정을
받은 "친절한 금자씨" 보다 오히려 롱런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한 것 같다.
"웰컴 투 동막골"은 현실도피적 이상향 속에 동화되어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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