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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토치 9800을 메인 폰으로 기변해서 사용한지 정확히 7일째 되는 날입니다. 처음 며칠 간은 데이터 전용 유심을 넣어서 맛배기를 해보았습니다만, 새로운 기종의 스마트폰을 제대로 활용해보기 위해서는 역시나 완전히 기기변경을 해서 메인 폰으로 사용해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블랙베리는 유심을 바꿔넣거나 SKT 홈페이지를 통해 사용자가 직접 기변을 할 수 있는 기종이 아니라고 안내를 하더군요. 그래서 오랜만에 폰을 들고 SKT 지점을 방문하여 개통 업무를 처리했습니다. 기변을 하면서 블랙베리를 이용하는 데에 필수적인 BIS 부가서비스에도 가입을 했는데요, 그간 월 1만2천원(부가세 별도)이었던 BIS 요금이 때마침 7월 1일부터 월 5천원으로 전격 인하되면서 블랙베리 사용에 대한 부담감을 대폭 줄일 수가 있었습니다.




토치 9800을 통한 저의 블랙베리 사용 경험을 간략하게 요약해서 말씀드리자면 "안타깝게도 기존에 쓰던 스마트폰을 항상 함께 갖고 다녀야만 했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화와 SMS, 이메일과 SNS 등 왠만한 메시징은 블랙베리 토치 9800을 통해 훌륭하게 대체할 수 있었지만 이미 일상 생활의 한 부분이 되어버린 일부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필요성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계속 같이 들고 다녀야만 하는 상황이더라는 얘기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블랙베리의 제약 조건이 하드웨어 성능 향상 정도로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습니다.

실현 불가능한 가정법에 불과합니만, 만약 블랙베리 토치 9800을 2년 전의 시점에 만났더라면 저를 비롯한 대부분 사용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인 것이 되었을 거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 때는 아이폰이 아직 국내에 들어오기 전이었고 안드로이드는 실험실 속에 머물고 있는 미래에 불과했으며 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사용자 경험이란 MS의 윈도우 모바일 OS를 기반으로 한 것이 전부였으니까요. 그 때 블랙베리 토치 9800을 만났더라면 화려한 외관 뿐만 아니라 블랙베리 서버를 경유해서 제공되는 강력하고도 효율적인 메시징 서비스에 분명 감탄을 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엄연히 2011년 중반에 해당하는 시점이고 이제는 우리나라의 통신 시장도 글로벌 트렌드에 전혀 뒤지지 않는 환경으로 빠른 전환을 이루고 있지요. 지금은 바야흐로 애플의 아이폰4와 아이패드2가 스마트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한 사용자 경험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구글과 그외 하드웨어 업체들로 이루어진 안드로이드 진영 역시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을 기반으로 점차 안정화 - 디바이스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지속성장이 가능한 생태계를 형성한다는 측면에서 - 를 이뤄가는 상황인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만난 블랙베리 토치 9800은 한때 글로벌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과거의 성공 방식 - 또는 플랫폼 - 이 이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 적잖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2002년에 처음 출시되었던 블랙베리는 기존의 PDA 기반의 스마트폰들을 누르고 기업용 모바일 솔루션의 성공작으로 자리 매김을 하게 되었죠. 그 비결은 토치 9800에서도 고스란히 찾아볼 수 있는 BIS를 통한 효율적인 메시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때문에 블랙베리를 단순히 쿼티자판이 달린 스마트폰 제품만이 아니라 통신사와의 제휴를 통해 블랙베리 서버에서 이메일과 각종 메시징 서비스를 처리하여 보다 빠르고 가벼우며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입형 서비스 솔루션 - 이것이 바로 BIS(Blackberry Internet Service)인 것이죠 - 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때문에 블랙베리가 효율적인 메시징에 특화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는 것은 비단 저 뿐만의 경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선통신의 속도가 충분히 빠른 것도 아니면서 데이터 요금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던 상황에서 이러한 블랙베리의 솔루션은 그 빛을 발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정 수준의 정액 요금만 내면 데이터 통신을 무제한으로까지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간에 BIS 서버를 따로 두지 않더라도 충분히 빠른 메시징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블랙베리 사용을 위해 부과되는 별도의 부가서비스 이용료 자체에 거부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 - 비록 요금 수준을 대폭 낮추며 대응을 하고 있기는 하나 -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사항은 현재의 스마트폰 대중화를 이끌어낸 요인과 일치합니다 - 이제는 스마트폰 자체가 더이상 기업용/업무용으로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유용할 수 있는 생활 필수품이자 개인용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진화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런 변화의 방향을 주도한 것은 2007년에 처음 발표되었던 애플의 아이폰이지요. 이제 스마트폰은 업무적인 기능을 고스란히 소화해내면서도 다재다능한 멀티미디어 디바이스로서, 그리고 수많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도록 만드는 모바일 혁명의 플랫폼이 되어야만 합니다. 블랙베리는 메시징 중심의 업무용 스마트폰으로서 나름의 장점을 갖춘 제품이고, 구동 속도나 멀티미디어 성능에서 발견되는 아쉬움은 차기 모델에서 하드웨어 스펙을 올리고 관련 소프트웨어를 향상시키는 정도로로 충분히 커버가 되겠지만 블랙베리 앱 월드에 국내 사용자들이 즐겨 사용할 만한 어플이 거의 없다시피 한 현실은 그리 쉽게 해결되지 않을 구조적인 한계점으로 당분간 남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하던 금융 관련 어플들과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해주는 내비게이션 어플, 그리고 각종 실물 멤버십 카드를 지갑에서 사라지게 만들어준 모바일 멤버십 어플들을 블랙베리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곤란함으로 작용을 했고 그래서 토치 9800을 메인 폰으로 기변하여 사용하면서도 아이폰에 데이터 전용 유심을 넣어 계속 갖고 다녀야만 했습니다. 그외 스마트폰을 통해 거의 매일 사용하던 시내버스 교통정보 어플과 신문 어플 역시 블랙베리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없어 불편했던 것들 중에 하나입니다. 현재 블랙베리에서도 쉽게 찾아 사용할 수 있는 어플은 주로 트위터 관련 어플이나 날씨 어플, 구글 지도 - 블랙베리 지도가 한국을 아직 지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꼭 필요 - 와 에버노트 정도가 있었습니다. 2천만 사용자를 확보한 카카오톡이 블랙베리용 어플의 CBT를 진행했다는 소식도 있긴 합니다만 그외엔 소식이 캄캄할 따름입니다.




블랙베리는 아이폰, 안드로이드폰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대표적인 스마트폰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그리 낙관적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국내의 경우 일부 기업에서 업무용으로 도입되어 사용 중이긴 하지만 일반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그야말로 별종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점은 해외 사용자들이 꽤 많은 편이어서 관련 악세사리들을 그리 어렵지 않게 구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정도이고, 반대로 가장 암울한 사정이 되는 점은 국내 블랙베리 사용자들을 위해 쓸만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주는 이가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남들과 다른 폰을 사용하고 싶다는 차별화의 욕구를 채우기에는 블랙베리만한 스마트폰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쿼티 자판을 수줍게 감추고 있어 자칫 피쳐폰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는 토치 9800 보다 자판을 밖으로 내놓고 있는 전통적인 디자인의 볼드 9700의 선호도가 좀 더 높은 듯 하더군요. 아울러 지금까지 줄곧 피쳐폰을 사용하시다가 생애 첫 스마트폰으로 블랙베리를 접하시는 분들께는 기계적인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제품으로 인식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미 1천만명을 훌쩍 넘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 그들 대부분이 아이폰이거나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죠 - 들에게 블랙베리가 훌륭한 대체재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BIS를 위해 요금을 별도로 내야 하는 점이나 토치 9800의 경우 하드웨어적인 성능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경쟁 제품 대비 턱없이 부족하고 또 앞으로도 쉽게 개선되기 어려워보이는 어플리케이션 제공 환경 때문입니다.




해외에서는 하드웨어 스펙을 대폭 향상시킨 다코타 9900(볼드 시리즈의 후속)와 토치 2 등의 새로운 모델들이 이미 발표되어 출시 날짜를 저울질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블랙베리의 새 모델들은 약간의 시간 차를 두고 국내에서도 곧 만나볼 수가 있게 되겠지요. 하지만 국내 블랙베리 사용자 층의 확대를 위해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단순히 제품 자체만의 성능 향상 보다는 블랙베리가 앞으로 얼마나 더 유용한 스마트폰이 되어줄 수 있느냐 - 유용한 어플이 얼마나 많이 제공되느냐 -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업무용과 메시징 중심의 체제에서 벗어나 생활 밀착형 어플리케이션들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 개발 및 사용 환경으로 과감히 전환하는 것만이 블랙베리의 미래를 다시 밝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아니겠나 싶습니다. 기존 블랙베리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도 새로운 스마트폰 시장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해낼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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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1 :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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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영덕총각 2011.07.11 10:42 신고

    토치 레드유저입니다<남자> 리뷰에 공감합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11.07.11 11:15 신고

      댓글 감사합니다. 아마 대부분 사용자 분들이 공감하실 만한 내용이
      아닌가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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