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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않고 있던 블랙베리 토치 9800 스마트폰에 대한 리뷰 제안이 들어와서 흔쾌히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제안에 대해 제가 '흔쾌'할 수 있었던 이유는 참여 조건이 비교적 덜 부담스러웠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만, 아직까지 경험해보지 못하고 있었던 새로운 타입의 스마트폰 - 애플도 안드로이드도 아닌 블랙베리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도 일부 기업용 솔루션으로 도입되기도 했던 캐나다 리서치 인 모션(Research In Motion, RIM)社의 세계적인 히트작이 유독 우리나라 개인 고객 시장에서 만큼은 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한번 알아보고 싶기도 했고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단아한 사이즈의 박스 패키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블랙베리의 한국 내 통신 파트너社인 SK텔레콤의 T 로고입니다. 국내 제조사의 제품이라면 같은 모델을 통신사마다 조금씩 달리 포장해서 내놓는 관행이 특별히 새로울 이유는 없었겠지만 외국 회사(캐나다)의 외국 생산(멕시코) 제품인 블랙베리의 포장에 통신사의 로고가 눈에 띄게 배치 - 폰을 켜보니 부팅 화면에도 등장하더군요 - 된 것은 좀 유난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글로벌 표준 모델을 지향하는 스마트폰 제품군을 통해 제조사들이 각국 통신사의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최근의 경향과도 좀 거리가 있어 보이는 부분이니까요.

블랙베리에게 통신 파트너가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한 단어로 설명하자면 BIS(Blackberry Internet Service)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요 메시징과 브라우징 서비스를 RIM사의 서버 - 이것을 각국의 통신 파트너가 운영해주는 것일테지요 - 를 경유하여 제공받는 체계이다 보니 각 나라를 진출할 때마다 통신사와의 사전 협의와 개발이 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이에 관해서는 다른 포스팅에서 좀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내 통신사와의 긴밀한 사전 협력은 블랙베리 토치 9800의 경우 사용자들에게 기본 배터리를 2개씩 제공하는 아름다운 결실로 맺어지기도 했습니다. 토치 보다 먼저 국내에 수입된 블랙베리 볼드 시리즈의 경우 배터리가 1개 뿐이어서 상당한 아쉬움을 남겼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토치가 2개를 제공하는 바람에 볼드 사용자들의 아쉬움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다는 후문입니다. 한편 액정 크기가 커진 반면 배터리의 용량은 오히려 적어져버린 - 그래서 더더욱 배터리가 빨리 닳는 것으로 느껴지게 된 - 점이 토치 9800 사용자들에겐 불만 사항이 되고 있다는군요.



블랙베리 토치 9800 패키지에는 앞으로 세계 모든 모바일 디바이스 제조사들이 보고 배워야 할 매우 이상적인 형태의 배터리 충전기 겸용 케이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고 가벼워서 휴대하기 좋을 뿐만 아니라 충전기로서도 손색이 없는 블랙베리의 배터리 충전기는 비록 작은 악세사리에 불과하지만 하드웨어 디자인과 완성도에 대한 RIM사의 접근 방식 - 장인 정신이랄까요 - 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마음에 쏙 드는 구성품입니다.

배터리 충전기와 블랙베리 토치 9800 본체의 충전 방식은 모두 5핀 마이크로 USB입니다. 24핀에서 20핀으로 표준화를 진행하던 국내 업계도 작년부터 급속하게 전개되고 있는 스마트폰 대중화를 계기로 다시 5핀 마이크로 USB로 급선회하고 있는 형국이죠. 무엇이든 호환이 잘 된다는 건 여러모로 반갑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출처 : http://www.gadgetinsane.com

블랙베리 토치 9800은 특유의 검은 포도알 - 쿼티 자판을 슬라이딩 액정 뒷면으로 감춘 풀터치 방식의 스마트폰입니다. 쿼티 자판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제품(볼드 9000) 보다 좀 더 큰 화면과 터치 방식의 UI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델인 것이죠. 토치의 외형적인 특징은 볼드 9000의 후속 모델로서 토치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9700(위 사진 오른쪽)와의 비교를 통해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가로 세로의 크기를 거의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제품 라인업 간의 연계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래도 블랙베리는 역시 쿼티 자판이 전면에 나와 있어야 제 맛이라고 생각하는 사용자도 있을테고, 드디어 2인치대의 답답한 액정 화면에서 벗어난 블랙베리 토치의 3.2인치 액정 화면이 반갑다는 사용자도 분명히 있을테니 블랙베리 제품의 하드웨어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두 가지 필요를 모두 충족시키겠다는 전략은 일단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랙베리 토치 9800만의 외형적인 특징은 역시 슬라이드 액정을 "횃불"처럼 들어올렸을 때 드러나게 됩니다. 과거에 수많은 피쳐폰들이 세로 방향으로 슬라이드를 밀어올렸었고, 최근에는 일부 스마트폰들이 가로 방향으로 감춰진 쿼티 자판을 드러내곤 합니다만 토치 9800처럼 세로 슬라이딩에 쿼티 자판을 갖춘 디바이스는 아무래도 드문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광학식 터치패드까지 갖추고 있어서 입력/제어 인터페이스에 있어서는 가히 종합선물세트라고 하겠습니다.

블랙베리 토치 9800은 사용자의 취향이나 상황에 따라 액정 슬라이드를 열지 않고 소프트 키보드만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본격적인 메시징 삼매경에 돌입했을 때에는 액정부를 들어올리고 검정색 포도알을 신나게 누르며 타이핑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입력 방식의 다양성은 토치 9800만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과연 그렇게까지 다 제공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는 부분이 되기도 합니다. 시장의 요구와 트렌드를 따라 풀터치 화면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오히려 블랙베리 제품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오명을 듣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고 할까요.




개인적인 생각에 블랙베리 토치 9800이 제공하는 다양한 입력 방식은 독보적인 장점이 될지언정 결코 단점이라고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한국 내 시장에서 '기타' 제조사 카테고리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들 만큼 인지도가 낮은 이유나 전세계적으로 경쟁 제품에 밀려 앞으로의 전망이 아주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이유를 이토록 쓰기 편하고 완성도 높은 하드웨어를 통해 확인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 만큼 매력적인 외양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실물을 통해 손끝으로 느껴지는 제품 완성도가 매우 만족스러운 제품이 블랙베리 토치 9800입니다.

물론 모바일 디바이스가 외형만 멋지다고 해서 모두 합격점을 받아갈 수는 없는 거겠죠. 이 시대가 요구하는 스마트폰으로서 블랙베리 토치 9800은 어떤 정도의 활용성과 만족감을 보여주는 제품인지 다음 포스팅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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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2 : Comment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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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신난제이유 2011.07.04 08:49 신고

    외형은 그 전 블랙베리가 전 더 좋은데..
    사용기도 기대하고 있을께요 :-)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11.07.04 08:52 신고

      핫 신속한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ㅎㅎ
      블랙베리는 역시 포도알을 바깥에 내놓고 있어야...
      토치는 꺼내놓기 전에는 못알아봐줄까 싶기도 해요. ㅋ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마루. 2011.07.04 10:30 신고

    저도 이전디잔이 좋더라구요..그래서 가을에 나올 새로운 녀석만
    기대하고 있는데 자꾸 늦어질것만 같은 예감이....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11.07.04 11:40 신고

      마루님께서 9900 다코타를 기다리고 계시는군요.
      스틸 재질로 된 옆 라인만 봐도 참 근사해보입니다. ^^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후레드군 2011.07.04 14:13 신고

    BIS 가격이 5000원으로 내렸더라구요- 그래도 여전히 윈도우 98 같은 UI나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사용 활용할만한 응용 프로그램들이 너무 적다는 점 등이..........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11.07.04 15:25 신고

      만2천원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7월 1일부터 인하되었군요.
      월 5천원 수준이라면 부담감을 훨씬 덜 느껴도 좋을 듯 싶네요.
      국내 사용자를 위한 어플에 대해서는 사용기에서.. -,.-;;

  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후니ing 2011.07.04 16:12 신고

    슬라이드 키보드 상당히 매력있네요.
    예전 슬라이드폰 사용자나 새로운걸 원하는 분들에겐 상당히 끌릴듯 싶네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11.07.04 17:45 신고

      주위를 둘러보면 다들 비슷해보이는 폰들인데 나는 좀 다른 타입의
      폰을 사용하고 싶다는 분들에게 확실히 어필할 수 있을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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