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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브레이브
감독 조엘 코엔,에단 코엔 (2010 / 미국)
출연 제프 브리지스,맷 데이먼,조쉬 브롤린,헤일리 스타인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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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용기"(True Grit)라는 멋진 원제목을 갖고 있는 영화 <더 브레이브>는 법 보다 무력이 위세를 떨치던 시절의 - 안그랬던 시절이 어디 한번이라도 있었느냐만은 - 이야기다. 아버지를 죽이고 인디언 거주지역으로 달아난 범인 톰 채니(조쉬 브롤린)를 잡기 위해 14살 소녀 매티(헤일리 스타인펠드)가 연방 보안관 출신의 백전노장 루스터 코그번(제프 브리지스)를 고용하고, 여기에 톰 채니에게 걸린 다른 현상금을 노리는 텍사스 레인저 출신의 라보프(맷 데이먼)가 가세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정통 서부극에 가까운 작품이 <더 브레이브>다.




코엔 형제 감독의 영화를 놓고 '정통 서부극'에 가깝다고 묘사한다는 것은 사실은 코엔 형제 특유의 장르 비틀기나 블랙 코미디의 요소들이 그 만큼 부족했다는 뜻이 된다. 물론 코엔 형제라고 해서 이렇게 다소곳한 표정의 서부극 한 편 만들지 말라는 법은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늘상 기대해왔던 바와는 다른 방식으로 영화가 전개되고 결국 마무리가 되고 나면 아무래도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더 브레이브>는 한 편의 서부극으로서는 괜찮은 편이고, 코엔 형제의 영화로서는 다소 심심한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 브레이브>는 코엔 형제 최초의 서부극이기도 하지만 아마도 최초의 리메이크 영화로 기록이 될 것 같다. 동명의 원작은 1969년작으로 존 웨인이 애꾸눈의 술고래 보안관 루스터 코그번을 연기했었고, 이후 루스터 코그번을 주인공으로 하는 두 편의 영화가 추가로 제작이 되었으니 아마도 코엔 형제와 그 나이 또래의 미국인들에게는 나름 "추억의 캐릭터"와 같은 존재가 바로 루스터 코그번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더 브레이브>에서 루스터 코그번이 처음 등장하는 법정 장면은 어린 매티의 시선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몇 십 년만에 부활한 서부극의 괴짜 캐릭터를 다시 맞이하는 지금의 미국인 관객들의 심정을 고려한 것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원작의 예고편을 찾아보니 <더 브레이브>에서 봤던 씨퀀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코엔 형제는 최대한 원작에 충실한 방식으로 리메이크를 진행했던 것 같으니 <더 브레이브>에서 유난히 정통 서부극의 느낌이 나고 있는 건 어쩌면 대단히 자연스러운 일이란 생각이다. 그렇다면 코엔 형제는 어떤 이유로 유명 서부극의 리메이크 프로젝트에서 각색과 연출을 맡게 된 것일까? 자세한 경위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사실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자로 나선 작품이라는 점, 그리하여 <더 브레이브>는 코엔 형제 영화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내에서 1억불 이상의 흥행 수익을 올린 히트작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원작 서부영화의 내러티브를 충실히 따라라고 있는 <더 브레이브>에서 가장 큰 볼거리라면 역시 좋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을 들 수 있겠다.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험한 길을 나선 14살 당돌한 소녀 - 이 캐릭터가 미국 사회가 법치주의 국가로서 디딤돌을 놓는 데에 기여해온 유태인들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 역할의 헤일리 스타인펠드와 이제는 루스터 코그번 만큼이나 백전노장의 배우가 되신 제프 브리지스, 그리고 비교적 작은 역할이었음에도 각자의 몫을 충실히 해주는 맷 데이먼과 조쉬 브롤린, 그리고 오랜만에 봐서 더욱 반가웠던 배리 페퍼의 연기 모두 보기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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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1 :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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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AaronK 2011.02.28 22:42 신고

    의무적(?)으로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했었는데 코엔 형제의 영화 같지 않다는 말을 듣고 긴가민가했었습니다. 신어지님이 리메이크에 원작의 네러티브를 충실히 재현했다니 코엔 형제스러움이 없다는 말은 지극히 당연하겠군요.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가벼운 마음으로 봐야겠습니다. :D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11.03.04 21:29 신고

      영화를 다 보고나서 이 영화는 어찌하여 코엔 형제스러움이 없는 영화가 된 것인지를 궁금해했고 감상문도 오로지 그 부분에 대해서만 쓴 것 같습니다 ;; 특별히 배신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김 빠진 맥주를 마신 듯 하더라고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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