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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오브 다크니스
감독 마틴 캠벨 (2010 / 미국)
출연 멜 깁슨, 레이 윈스턴, 대니 휴스턴, 숀 로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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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액션 스타들이 여럿 있어왔지만 그 중에서도 멜 깁슨은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심적인 고통을 표현하는 데에 특출하다. 끔찍이도 사랑하는 이를 잃은 고통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그런 이후에 광기 어린 복수혈전을 설득력 있게 펼쳐보이는 데에 있어서 멜 깁슨 만큼 뛰어난 배우는 이제껏 없었다고 단언하고 싶다. <엣지 오브 다크니스>는 그런 멜 깁슨의 타고난 장기를 활용하는 작품이다. 처참하게 죽어간 외동딸의 유해를 해변가에 뿌려놓고서 정치권과 정부기관, 그리고 민영화된 핵 기술업체의 검은 커넥션을 향해 분노의 총구를 들이미는 어느 아버지의 무모한 도전기다. <리썰 웨폰> 시절에 보여주었던 특수부대 출신의 반또라이형 젊은 혈기는 아니지만 관객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멜 깁슨의 마법은 여전히 유효하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오랜만에 원톱 주연으로 복귀한 배우의 장점이 유효한 데다가 대체로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터뜨릴 때에는 확실하게 터뜨려주는 마킨 캠벨 감독의 연출도 크게 나무랄 데가 없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엣지 오브 다크니스>는 영화 전체적으로 러닝 타임을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이지를 않는다. 지적인 스릴러와 복수혈전의 중간 어디쯤에선가 시간 낭비를 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고 할까. 가진 것 전부를 잃어버린 중년의 형사가 아무리 '매우 복잡하고도 어려운 문제'를 상대한다고 해서 눈 앞에 뻔히 보이는 악당들과의 정면 대결을 하기까지 그렇게 도돌이표를 계속 찍을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드는 것이다. 악당들은 너무 일찍 자신들의 정체를 드러내고 주인공은 별 의미 없이 그 주변을 맴돌다가 그야말로 숨 넘어가기 직전에서야 분노의 총구를 날리기 시작하니 이처럼 답답한 일이 또 어디 있느냐는 말이다.

<엣지 오브 다크니스>는 굳이 구분하자면 열혈 액션물이나 서스펜스 스릴러가 아니라 액션 느와르에 좀 더 가까운 쪽이라고 생각된다. 좋은 놈과 나쁜 놈, 상관 없이 다 죽어 나자빠지는 가운데 살아남은 자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위로의 판타지가 사후 세계에서야 이루어지게 된다. 1985년 BBC에서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동명의 6부작 미니시리즈를 각색해서 만든 작품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느와르풍의 감성을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좀 더 긴 러닝타임인 편이 필요했으리란 생각을 하게 된다. 자기 인생에서 가진 것의 전부였다고 할 수 있던 외동딸의 충격적인 죽음과 그로 인한 상실감을 전달해내는 동시에 무고한 이의 죽음 뒤에 깔려있는 절대 권력의 어두운 면모와 그 앞에서 느껴질 수 밖에 없는 무력감 등을 형상화하는 데에 100분 남짓한 시간은 아무래도 촉박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 아니, 그 보다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보는 편이 맞는 것 같다. 좀 더 과감한 해체와 재구성이 필요했던 아쉬운 리메이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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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0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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