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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구입한 임페리아 모카포트를 이용해서 에스프레소 커피를 만들었습니다. 좀 더 정확히 해두자면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해서 내 입맛에 맞는 커피 - 뾰로롱~ 다방 커피 - 를 만들어 마셨다고 해야겠군요. 저는 에스프레소 원액을 그대로 마시는 용자가 못되고 대체로 뜨거운 물로 적당량 희석을 시킨 다음 설탕과 찬 우유까지 모두 넣어서 달달하고 배부르게 만들어 먹는 편입니다. 에스프레소 원액에 뜨거운 우유를 섞으면 그야말로 카페 라떼가 될 터인데 그 보다는 물을 데워서 희석시킨 후에 입맛에 맞추는 편이 좀 더 간편한 것 같습니다.



처음 사용할 때는 금속 잔여물 등을 제거하기 위한 클린징을 해줄 필요가 있죠. 판매처에서 보내준 청소용 원두 파우더로 커피 원액을 뽑았다가 버리고 포트를 씻어주는 작업을 정확히 세 차례 반복해주었습니다. 원액이 나오는 시간은 가스불의 세기에 따라 조금 달라지지만 에스프레소 머신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더군요. 에스프레소 머신이 한 잔 분량의 원액이 나오면 램프가 켜지면서 자동으로 추출을 멈추곤 했던 것과 달리 - 그대로 계속 두면 물이 떨어질 때까지 추출을 반복하지요 - 모카포트는 처음부터 원액을 뽑고자 하는 양 만큼의 물을 담아서 사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가스불로 물을 데워서 원두 파우더를 통과시키며 액상을 뽑아내는 방식인데 그 압력이 에스프레소 머신에 비해 많이 낮은 편입니다. 따라서 파우더를 꽉 채우지 말고 너무 단단하게 다지지도 말아야 제대로 커피 원액을 얻어낼 수가 있더군요. 혹시나 커피 파우더를 많이 채워넣으면 좀 더 진한 커피와 끄레마를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한번 해봤는데 결국 뜨거운 물을 위로 통과시키지 못하고 모카포트 옆으로 새어나와 가스렌지 위로 떨어지기만 하더군요.



에스프레소 추출 과정이 끝나면 포트 안에 남은 물이 보글보글 소리를 내며 다 끝났다는 신호가 되어줍니다 - 덕분에 포트 뚜껑을 열어놓고 에스프레소가 흘러내리는 광경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없겠더군요. 가열된 모카포트 손잡이는 맨 손으로 잡기에는 상당히 뜨거운 편이었습니다. 마른 행주로 잡아서 살짝 들어올려 컵 안에 에스프레소를 따라내는 것으로 모카포트의 역할은 일단 끝이 납니다. 사용이 끝난 모카포트는 분해해서 깨끗한 물로 세척하며 커피 잔여물들을 제거하고 습기를 제거한 뒤 잘 보관해두어야 다음 사용할 때 기분 좋게 사용할 수 있겠지요.



모카포트는 에스프레소 머신에 비해 추출하는 압력이 많이 낮은 편이다 보니 뽑아낸 커피 원액도 훨씬 연한 편이더군요. 그냥 연하기만 한 것이라면 물과 우유의 섞는 비율을 조절하면 될 터인데 그것만으로는 쉽게 해결이 안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원두에서 뭔가를 남겨두고 나온 듯한 맛이랄까요. 평소와 동일한 원두(이디오피아 모카 이가체프)에 좀 더 적은 물과 우유를 사용해보기도 했습니다만 뭔가 빠진 듯한 맛과 향이 납니다. 모카포트 안에 쓰고 남은 커피 파우더에서 은은한 커피향이 남아있는 것을 보면 원두 안에 담긴 커피 액상과 향을 밑바닥까지 탈탈 훑어내던 에스프레소 머신에 비해 모카포트의 추출 성능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


평소 너무 진한 커피 보다는 아메리카노 타입의 연한 커피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모카포트로 충분히 입맛에 맞는 커피를 만들어 마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제 경우 조금 연하게 로스팅된 원두를 사용하면서도 진하게 뽑아낸 커피에 입맛을 맞춰온 탓에 모카포트로는 완전하게 흡족한 맛의 커피를 얻어내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좀 더 강하게 로스팅된 원두로 바꿔보거나 아니면 추출 압력이 쎈 편인 다른 에스프레소 머신을 알아보거나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뒷정리하는 일이 조금 번거롭긴 하지만 공간을 별로 차지하지 않아서 모카포트도 나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결정적으로 커피 맛이 저에겐 충분하지가 않습니다. 이런 정도라면 아예 드립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더더군다나 어렵겠는 걸요. 몇 번 더 사용해보다가 에스프레소 머신 시절의 진한 맛과 향을 도저히 못잊겠다 싶으면 결국 새 기계를 구입하는 걸로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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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0 : Comment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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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엘리스타샤 2010.06.01 14:40 신고

    아무래도 모카포트는 압력때문에 진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ㅋㅋ 비알레띠 브리카가 7기압 정도로 모카포트 중에서는 그나마 높은 압력을 유지하고 나머지 것들을 대부분 1.5~3기압 내외라고 알고 있습니다 ㅋㅋㅋ

    저는 집에 있을 때 비알리떼 무카를 썼었는데 우유도 동시에 데워지고 카푸치노도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드립하기 귀찮을때 ㅋㅋ 마시곤 했었죠 ㅋㅋ

    아무래도 머신보다는 진한 맛이 떨어지겠지만 모카포트도 그 나름에 재미와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ㅋㅋ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10.06.01 19:09 신고

      모카포트에서는 그나마 비알레띠 브리카가 답인가 싶다가도 비싼 가격 때문에. ㅋ
      그래서 일단은 모카포트 나름의 재미와 매력을 좀 더 찾아볼까 합니다.
      점찍어둔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긴 하지만 그것도 뭐 당장 급한 건 아니니까요. ^^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cinnamonwithcoffee 2010.06.22 15:50 신고

    모카포트가 역시 뭔가 미묘하게 밍밍하지요 참 안타까워요 ㅎㅎㅎ
    디자이어 리뷰 보러 왔다가 포트 글에 댓글을 남기네요 ㅎㅎ
    좋은 리뷰 잘보았습니다 ^^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10.06.23 07:46 신고

      밍밍한 커피를 견딜 수가 없어서 결국 고압으로 추출해주는 머신을 다시 구입했는데
      역시나 만족스러운 맛을 다시 찾았습니다. ㅋ
      취향에 따라 블랙으로 드시는 분들께는 모카포트도 괜찮을 것 같네요.

      디자이어 리뷰 보러 오셨다가 모카포트 리뷰에 댓글 감사합니다. ㅎㅎ

  3. addr | edit/del | reply 까메오 2010.06.29 16:53 신고

    비알레띠 제품중에서
    모카포트는 Moka 2인용, 브리카 2인용, Kitty Oro 2인용 이렇게 3개 사용해봤구요

    에소머신으로 비알레띠 모카나를 사용하다 현재 모코나는 한곳에 모셔두고 중고로 구입한 업소용 머신인 Expo bar를 사용하는 자칭 매니아입니다.

    모카포트의 경우 Kitty Oro는 스테인레스라는 장점외에는 솔직히 추천하고 싶지 않구요, 저렴하게 즐기기엔 Moka도 괜찮지만 기왕 장만 하시는거라면 돈을 좀 더 투자하시더라도 브리카를 사시면 후회하실 일은 거의 없을듯 싶네요. 아메리카노부터 라떼류까지 어느정도 비슷하게 즐길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카포트 구매를 고려중이신 분들이 계시다면 참고해야할 사항이 혼자 즐기실거면 2인용으로 사시는게 좋습니다. 이유는 2인용은 2인분 만큼의 커피만 사용되지만 4인용의 경우 혼자 즐길경우에도 4인분의 커피가 필요하게 된답니다. 커피소모 장난아니거든요..^^

    가정용 에소머신 구입을 고려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고가의 가정용 머신이 아니라면 별로 추천해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99% 후회하게 됩니다..^^;; 최하 가찌아클래식 정도는 돼야 어느정도 만족 하실수 있을거에요. 제가 구입했던 비알레띠 모코나도 커피 추출만 따지면 나쁜 선택은 아니었지만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답니다.

    그리고 아메리카노를 주로 즐기는 분이시라면.. 에소머신 구입할 가격으로 차라리 드립세트 와 워터드립 세트를 구입하셔서 드립에 재미와 더치커피의 색다른 맛을 느끼시며 사는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저의 경우 모카포트부터 에스프레소머신, 드립세트, 사이폰, 워터드립 세트 까지 구입하고 나서 지금은 드립과 워터드립만 사용하게 되네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10.07.01 00:10 신고

      비알레띠 브리카가 좀 더 고압으로 추출을 해준다고 하는데 가격이 왠만한 머신 수준이더군요. 저는 역시 맛과 향이 진한 에스프레소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결국 드롱기 제품으로 다시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압의 가정용을 두 대 사용하다가 고압 제품을 사용하니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그다지 고급 입맛은 아닌 편이라 적당한 가격대의 머신이라도 만족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ㅋ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이 글 보러 오시는 분들께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네요.

  4. addr | edit/del | reply 최미영 2010.09.05 10:45 신고

    핸드프레소라고 손으로 내리는 휴대용 기구가 있는데요 이게 기압이 16bar까지 나온다고 하네요 . 뜨거운 물만 부어주면 충분한 크레마도 형성되고 15만원대 인데 한번 참고하시라구요 ^^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10.09.05 12:43 신고

      포드커피이긴 하지만 여행용으로 한번 사용해볼만한 제품인 것 같은데
      가격이 너무 비싸요~ ^^;

  5.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나모 2010.11.30 16:30 신고

    비알레띠 브리카를 사용하고 있지만... 가격이 왠만한 머신을 살 수 없는 가격이더군요.. 에스프레소 머신을 살 돈으로 브리카 10개는 장만할 수 있을 텐데... (캡슐 머신 말고요, 캡슐은 소모품 비용이 더 들어가죠...)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10.12.01 21:47 신고

      네 저도 커피 메이커를 고를 때 캡슐 타입은 무조건 제외시키고 봅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원두의 원산지를 선택하고 최소한 그라인딩 만큼은
      직접해줘야 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요. ^^

  6. addr | edit/del | reply 추출방법이 완전히 잘못됐네요. 2011.12.16 14:03 신고

    커피를 반드시 가득채우고 템핑은 하지 않아야합니다. 그리고 너무 곱게 갈았네요. 에쏘처럼 갈면 압력이 낮아서 물이 못올라옵니다. 추출방법에 따라 분쇄를 잘 맞춰야합니다. 아직 드립은 안해보신듯한데 드립은 훨씬 굵고 모카포트는 에쏘와 드립 중간입니다. 브리카는 좀 까다로운 편이지만 임페리아는 입문용으로 아주 쉬운편입니다. 모카포트 사용법을 배우셔야할거 같습니다. 에쏘 원조국가인 이태리에서 모카포트가 그렇게 맛없으면 집집마다 사용하진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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