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감독 기타쿠보 히로유키, 타카기 신지 (2000 / 일본)
출연 쿠도 유키, 나카무라 사에미, 조 로머사
상세보기

★★★★☆


최근 개봉한 전지현 주연 영화의 원작이 되는 작품이라고 해서 봤습니다. 불과 50분 분량의 중편에 불과하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의 영상미를 보여주는 작품이더군요. 채색과 촬영 부문에 풀 디지털 방식을 도입해 선구적인 기술적 진보를 이뤄낸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는데 이 작품의 원작자인 오이시 마모루 감독의 <이노센트>(2004)를 떠올리게 하는 시각 효과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내용 면에 있어서는 주인공 사야(小夜)에 관해서나 기타 전후 맥락에 대한 설명이 생략된 채 도쿄 인근의 미공군 부대와 학교에서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사건만을 중점적으로 다루다가 마는 형편이라 완결성이 부족한 편입니다.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으로 기획되어 이듬해에 출간되었던 만화 버전의 속편과 게임과 소설 등 다른 매체의 작품들을 위한 낚시질이 주목적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듯 합니다. 세 편의 소설 가운데 오시이 마모루가 집필한 작품은 사야를 주인공으로 하는 액션물이 아니라 자신의 철학적 주관을 부각시키는 내용이라고 하더군요. 2005년에 TV 시리즈 <블러드 플러스>가 50회 분량으로 방영이 되었는데 좀 더 자세한 사연을 알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이쪽을 참조해야 할 듯 하네요.

벰파이어물을 원래 좋아하기는 하지만 흡혈귀들이 이렇게 괴물의 형상으로 나와버리면 오히려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일단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좀비처럼 쫓아오는 괴물들을 피해 달아나다가 끝내 처단해버리는 것이 전부입니다. 사야는 '마지막 남은 오리지널'이라고 하지만 인류를 위해 변종 흡혈귀들을 자신의 피로 처단하는 역할을 하고 이에 흡혈귀들은 사야가 휘두루는 검에 꼼짝없이 죽어나가는데 워낙에 짧은 분량이라 지루해할 겨를은 없어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할까요. 실사 버전에서 이 괴물들을 CG로 그려낸 것이 상당히 촌스러웠다(예고편이나 스틸컷에는 절대 안나오죠)는 후문이 생각나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일본 내 미군 부대를 배경으로 하고 엔딩 크리딧에서도 베트남전으로 보이는 실사 사진들을 삽입하고 있는 것을 보면 무언가 인류 문명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는 뛰어난 영상미와 액션 연출로 나름의 흥분과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긴 하지만 그 자체로 완결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소설이나 TV 시리즈를 보게 만드는 일종의 관문의 역할을 하는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ps.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는 시점상 베트남전이 시작되기 몇 달 전이라고 하는군요. TV 시리즈인 <블러드 플러스>는 베트남전 후 30년이 지난 시점이면서 그 이전의 시점들도 회상 형식으로 다루고 있는 듯 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1 : Comment 6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아쉬타카 2009.07.19 23:26 신고

    신어지님 이 포스팅 덕에 제 아주 오래된 리뷰가 트랙백으로 소환되게 되었네요 ^^;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9.07.20 00:03 신고

      재작년 10월에 올려놓으신 아쉬타카님의 외로운 포스트에
      트랙백을 보내드릴 수 있어서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giantroot 2009.07.20 17:30 신고

    블러드 플러스는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의 사연을 아시기엔 도움이 안되실겁니다. 완전 다른 작품이라 봐도 무방할정도로 설정이나 캐릭터 조형이 다릅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9.07.21 08:18 신고

      <블러드 플러스>에서 다뤄지는 과거지사가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의 것과는 또 다른 얘기인 모양이군요. <블러드 플러스>를 볼 때는 별개의 작품이라 생각하고 봐야겠네요. ^^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마루. 2009.07.21 23:48 신고

    저도 봤어요....영화는 cg보구 어이가 없었어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9.07.22 09:27 신고

      만화나 게임 원작의 영화화가 욕 안먹고 칭찬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듯 합니다. 가끔 그걸 해내는 분들이 있죠. ^^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