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플라이트
감독 야구치 시노부 (2008 / 일본)
출연 타나베 세이이치, 토키토 사부로, 아야세 하루카, 테라지마 시노부
상세보기

★★★☆☆


<해피 플라이트>는 오직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갖게 되는 영화입니다. 꽃미남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를 국내에 소개시켜준 <워터보이즈>(2001)와 우에노 주리 주연의 음악영화 <스윙걸즈>(2004) 등의 작품을 통해 기분 좋은 코미디 영화 감독으로서 국내에서도 입지를 굳혔다고 할까요.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영화라고 하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대단한 작품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보는 동안 즐겁고 기분 좋은 표정으로 극장문을 나설 수 있으리라는 걸 확신할 수 있게 됩니다. 건강한 웃음을 주면서 대중 영화로서 제 할 몫을 확실히 해준다고 할까요. 여객기 승무원들이 주인공인 코미디 영화가 특별히 새로운 것은 아니고 보고싶은 인기 배우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지만 야구치 시노부 감독이 만들었다고 하니 쉽게 발길을 옮길 수 있게 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국내용 포스터와 예고편 때문에 스튜어디스가 주인공인 영화라고 생각했는데(최근에 방영되었던 팔도 비빔면 CF를 연상했었지요) <해피 플라이트>의 주인공은 여객기 하나를 띄우기 위해 수고하는 항공사와 공항 관제탑 직원들 전부입니다. 때마침 여름 휴가 시즌이기도 하지만 승객으로서 국제선 항공기를 탑승했을 때 보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의 뒷마당에서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를 A부터 Z까지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까요. 확률상 빈번한 경우는 아닙니다만 도쿄 하네다 공항을 출발해서 호놀룰루까지 가기로 되어 있던 여객기가 예기치 못한 문제점 때문에 악천우를 뚫고 회항을 하게 된다는 점이 우리의 일상과 다른 점이기는 합니다. 덕분에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이전 작품들에서 보지 못했던 내러티브 차원의 긴장 상태가 한동안 지속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런 이유로 기장과 스튜어디스들 뿐만 아니라 정비사와 지상 근무자들까지도 모두 균등한 비중으로 등장할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일정 자체는 일상적인 것으로 두되 여객기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요절복통 코미디를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항공기 사고의 위험을 제외하고 뭔가 극적인 요소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은 승무원이나 탑승객들 중에서 뭔가 사연을 갖고 있는 인물을 등장시키는 것일텐데 <해피 플라이트>의 등장 인물들은 그런 점에서 다소 평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드라마틱한 요소의 부족을 들어 실망감을 표현하는 관객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 기준에서도 <해피 플라이트>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ANA 항공사의 홍보 프로그램이었던 것인지도) 야구치 시노부 감독이 작품치고는 밋밋한 범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윙걸즈>도 그랬지만 뭔가 드라마틱한 사연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나와야만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다는 건 오해입니다. 그런 요소를 배제하고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작품들이죠.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영화 속에는 착하고 성실하게 사는 인물들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바로 그런 평범한 모습들을 우리가 좋아했던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해피 플라이트>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여객기 운항과 관련한 인물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영화가 <해피 플라이트>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5 : Comment 6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몬스터 2009.07.21 12:11 신고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영화는 처음이었는데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한 번의 비행에 관계된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잘 그려져있는것 같구요 ㅎ
    글 잘 읽고 갑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9.07.21 21:24 신고

      확실한 드라마를 살리거나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기 보다는 많은 관련 인물들의 모습을 모두 담아내고자 했던 것 같더군요. <워터보이즈>와 <스윙걸즈>도 꼭 보세요. 정말 재미있답니다. ^^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BH_JANG 2009.07.22 00:45 신고

    저도 야구치 시노부 감독치고는 범작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이 유쾌한 웃음에는 반하지 않을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리고 전작들과는 다른 방향을 선택한 것도 긍정적으로 보이고요ㅋ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9.07.22 09:37 신고

      건강한 웃음을 주는 작품들이라는 부분에서 이구동성입니다.
      저도 야구치 시노부 감독 작품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점수를 주고 싶네요. ^^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tmrw 2009.08.13 00:28 신고

    아 스윙걸즈 감독이었군요... 워터보이즈는 곧 볼 것 같아요.
    전 정말 재밌게 봐서 기분 좋았어요. 승무원 관련 영화는 처음인 것 같아서요. :)
    그리고 공항직원들이 어떤식으로 일하는지 전반적으로 보니까 흥미롭더라구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9.08.14 23:21 신고

      승무원 관련 영화로 유명한 작품이 <에어플레인>이라는 코미디물이 있긴 해요.
      <해피 플라이트>는 역시 여객기 운항과 관련된 여러 인물들을 모두 담아주고
      있다는 점인 듯 합니다. ^^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