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 토리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2008 /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비 뱅, 아니 허, 크리스토퍼 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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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그만 동네에서 웨스턴 무비의 전형적인 내러티브가 펼쳐집니다. 전반적으로 일일 연속극을 방불케하는 소소함과 느릿함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인 외톨이 할아버지의 마지막 선택은 그야말로 감동입니다. "그랜 토리노"는 70년대에 만들어진 포드 자동차 모델명이더군요. 할아버지의 유산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을 미국적 가치의 보존과 미래에 대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진정어린 답변이라고 봐도 좋을까요? 그의 차기 연출작은 모건 프리먼이 넬슨 만델라로 출연한 <휴먼 팩터>(Invictus, 2009)입니다.



007 카지노 로얄
감독 마틴 캠벨 (2006 / 체코, 독일, 영국, 미국)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에바 그린, 매즈 미켈슨, 카테리나 뮤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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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퀀텀오브솔러스
감독 마크 포스터 (2008 / 영국, 미국)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올가 쿠릴렌코, 마티유 아말릭, 주디 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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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없이 <퀀텀 오브 솔러스>(★★★☆☆)를 봤는데 역시나 새로운 시리즈의 첫 시작인 <카지노 로얄>을 먼저 안본 것을 후회하게 만들더군요. 줄거리 상으로는 굳이 순서대로 볼 필요가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마크 포스터 감독의 007은 거의 느와르에 가까운 작품이라 그 정서의 기원을 알아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간간히 반복해서 듣게 되는 그 이름 '베스퍼'라는 인물도 확인해야 했고요. 그래서 순서를 뒤바꿔서 본 <카지노 로얄>(★★★★☆)은 중세의 검투사 같은 새로운 제임스 본드의 색깔을 드러내는 동시에 적당한 구라가 섞인 국제 첩보물의 전형적인 내러티브와 분위기를 잘 따라가면서도 진한 애증의 드라마까지 성공적으로 끼워넣은 정말 잘 만들어진 작품이더군요.

그러니까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 시리즈를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카지노 로얄>을 즐겁게 감상한 다음, 절망감에 사로잡힌 주인공의 심정을 따라 <퀀텀 오브 솔러스>의 스타일쉬한 분위기를 만끽하는 거라 할 수 있겠습니다. "본드, 제임스 본드"라는 시리즈의 워터 마크도 <카지노 로얄>에서는 등장하지만 <퀀텀 오브 솔러스>에는 결국 나오지 않더군요. <카지노 로얄>에서의 이유로 <퀀텀 오브 솔러스>의 제임스 본드는 그런 클리쉐를 날릴 기분이 영 아니란 거죠. 우아한 속편이긴 했습니다만 계속 그런 식으로 시리즈를 끌고 가다간 망할런지도 모릅니다. 제임스 본드는 제임스 본드이지 제이슨 본은 아니니까요. 2011년 개봉 예정인 <본드 23>은 <카지노 로얄> 정도만 해주면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


드래그 미 투 헬
감독 샘 레이미 (2009 / 미국)
출연 저스틴 롱, 알리슨 로만, 로나 레이버, 데이비드 페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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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이 워낙 좋아서 역시 샘 레이미인가 보다 하고 예정에 없던 관람을 했습니다. 취향에 상관없이 누구나 꼭 봐둬야 할 작품은 절대 아니고 적당한 예산에 적당한 흥행을 목표로 만든 정통 호러물이라는 생각입니다. 시청각 효과로 줄기차게 관객들을 긴장시키다가 마지막 깔끔한 마무리까지 장전한, 잘 짜여진 각본이고 연출의 작품인데 이 영화 끝나고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냐"라는 식으로 따져묻기 시작하면 피차 머쓱해질 뿐입니다. 유년의 나이에 놀이동산에 있는 도깨비집이라도 찾아 들어가면 시종일관 사시나무 떨듯 무서할 뿐이고, 정해진 코스가 끝나면 다시 밖은 태양 아래로 나오게 될 뿐인 거죠. 구전 설화에서 빌려온 심령 테마와 그 심령 현상에 대한 프로이트나 융의 해석이 인용되기도 하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결국 핵심은 롤러코스터와 같은 긴장과 충격, 이완의 반복입니다. 그리고 웃음도요.

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2 : Comment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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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지재이 2009.06.19 12:32 신고

    imdb에는 인빅터스라고하고 국내포탈은 휴먼 팩터라고 제목이 뜨네요
    어째든 클린트 이스트우드에 모건프리먼 게다가
    멧 데이먼까지 너무 기대되네요 ㅎㅎ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9.06.21 08:57 신고

      맞다 <휴먼 팩터>였군요. 우리 말 제목을 찾아봐도 나오지 않길래 원제목을 썼었는데 기왕이면 개봉 때 쓰게될 제목으로 고쳐놓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근데 모건 프리먼 옹께서 추문에 휩싸이는 바람에 흥행에는 문제가 없을런지. ^^;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raincastle 2009.06.20 14:54 신고

    요즘 '본드23'이 작업중이라고 하더군요.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9.06.21 09:07 신고

      <본드 23>은 다니엘 크레이그를 주인공으로 해서 계속 만든다고 발표만 되었을 뿐 아직 시나리오 작업 단계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감독과 다른 배우들 캐스팅도 해야 하고 갈 길이 머네요. ^^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배트맨 2009.06.28 01:29 신고

    <그랜 토리노>는 얼음집을 떠나있을 때 개봉을 해서 놓친 작품이니 일단 패스하고요. 아 정말 클린트 이스트우드옹의 작품이라서 꼭 보려고 했었는데요. T.T

    <퀀텀 오브 솔러스>는 매우 실망을 하면서 상영관을 나선 기억이 납니다. <카지노 로얄>을 보면서 '아 이제 007도 극장에서 보는 보람이 있구나'하며 기분좋게 상영관을 나섰던 것을 반추해 보면 <퀀텀 오브 솔러스>는 그야말로 한숨만 나오게 하더라고요.

    <드래그 미 투 헬>도 잘 만든 것은 알겠는데, 역시 제 취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내심 이 작품 한편으로 올 여름 호러 영화는 끝! 이러면서 봤었는데요. 기대를 많이 했었거든요. B급 무비는 역시 저와는 안맞는 것 같아요. T.T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9.06.28 12:47 신고

      <퀀텀 오브 솔러스>는 과유불급이라고나. 007 시리즈를 굳이 그런 식으로 만들 필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카지노 로얄>을 보니 전통과 혁신을 아우르는 적절한 선을 잘 찾은 작품이더라고요.

      저도 <드래그 미 투 헬>은 그냥 그랬어요. 호러물을 항상 챙겨보시는 분들께는 나름의 의미가 충분했을 수도 있겠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