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면서 마음 먹었던 일을 가운데 하나가 디지털 카메라를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저의 첫 디지털 카메라는 회전 렌드로 유명한 니콘 쿨픽스 4500이었는데요, 몇 년간 사용해보면서 얻은 결론은 '다 필요없고, 나에게는 항상 갖고 다닐 수 있으면서 편리하게 찍을 수 있는 카메라가 가장 잘 맞는다' 였습니다.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성능과 부가 기능들도 중요하지만 그간의 경험을 통해 디카는 역시 휴대성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게 된 만큼 이번에는 그런 필요에 잘 맞는 아주 컴팩트한 디카를 찾고자 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제품 검색과 비교를 하다보면 하나라도 더 좋고 새로운 기능이 더 들어간 제품으로 관심 이동을 하게 됩니다. 자연히 애초에 생각했던 필수 기능과 가격대를 넘어서게 되곤 하죠. 이럴 때는 잠시 시간을 두고 내가 지금 찾고자 하는 제품의 용도와 활용성, 그에 필요한 최소 기능에 대해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 경우에도 처음엔 분명히 '이너줌 방식의 슬림 디카'를 찾아본다고 하고서는 자꾸만 화질 좋기로 유명한 캐논 제품이나(충분히 작은 사이즈이긴 하지만 캐논은 아직 이너줌 디카 모델이 없습니다) 니콘에서 쿨픽스 4500의 후속작으로 내놓은 S10 등에게 마음을 뺐기곤 했습니다. 그외에도 광각 렌즈에 배터리가 오래간다는 파나소닉 루믹스나 동급 대비 가장 사진이 잘나온다는 허니컴 CCD의 후지필름 파인픽스까지... 정말 결정내리기 힘들었습니다.

원래는 소니 제품을 그다지 선호하는 편이 아닙니다. 품질의 우수성과 창의적인 디자인은 인정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싼 데다가 다른 회사 제품들과의 호환이 잘 안되게 만들곤 하는 정책적인 부분이 사용자에게는 큰 단점이 될 수 밖에 없는 부분이거든요. (하지만 중고로 다시 처분할 때 상당히 유리하다는 점은 큰 장점으로... 쿨럭)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사이버샷 DSC-T10을 선택하게 된 데에는 테크노마트에 직접 가서 시중에 나와있는 유사 제품들과 비교하면서 구입 전에 직접 손으로 만져본 과정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DSC-T10은 다른 회사 제품들은 물론이고 같은 소니 사이버샷 기종인 DSC-T50 보다도 더 컴팩트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소니 사이버샷 DSC-T10은 이너줌 방식의 슬림 디카로서의 휴대성과 손떨림 방지 기능 등의 편의성에 탁월한 디자인 감각(무광택 외장과 특유의 슬라이딩 커버)으로 사용자에게 지속적인 만족감을 선사해주는 제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DSC-T50의 좀 더 큰 LCD 화면과 터치 스크린 방식도 제품 가격만 올려놓았을 뿐 저에게는 불필요한 사양이라고 생각되었구요. 아마도 DSC-T10을 넘어설 수 있는 디카는 같은 소니 사이버샷의 후속 기종인 DSC-T100이나 T20 정도 밖에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830만 화소에 무엇보다 새로운 이미징 프로세서인 BIONZ가 탑재된 제품이니까 비교해본다면 아무래도 차이가 있을테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니 사이버샷 DSC-T10

더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라면 자연히 DSLR 계열로 나아가야 하겠지만(그리고 필름 카메라로까지) 저와 같이 수동 기능이 있어도 단 한번 사용해보는 일 없는 모드 촬영 위주의 사용자에게는 무엇보다 휴대성이 디카로서 갖춰야 할 최상의 미덕입니다. 디지털 카메라에 적용되는 기술이 많이 좋아져서 과거에는 어느 정도의 크기가 있어야만 얻을 수 있었던 좋은 사진들도 담배갑 크기의 슬림 디카에서도 충분히 가능해졌습니다. 2대 이상의 카메라를 사용해서 같은 장면을 동시 촬영해 비교해보지 않으면 사실상 알 수 없는 수준의 화질과 성능 차이 때문에 어정쩡한 크기의 컴팩트 카메라를 선택했다가 점점 갖고다니지 않게 되는 일 보다는 언제 어디서든 꺼내 사용할 수 있는 '항상 휴대가 가능한 디카'가 가장 실속있습니다.

니콘 쿨픽스 4500에서 소니 사이버샷 DSC-T10으로 바꾼지 벌써 반년이 지났는데요, 솔직히 더이상 다른 디카는 쳐다보지 않게되었을 만큼 흡족합니다. 호환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부분들도 사실은 별다른 불편함이 없더군요. 메모리 스틱을 4년된 제 회사용 노트북에 바로 끼워 쓸 수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된 것도 의외의 수확(?)이었지만 사실 대부분의 백업은 USB를 통해 카메라에서 PC에 바로 연결해쓰기 때문에 디카에서 메모리 카드를 빼는 일부터가 별로 없습니다. 그만큼 T10에서 PC로의 직접 연결 시의 데이터 전송 속도만으로도 충분히 빠르다는 얘깁니다.

슬라이드 쇼 기능 등 사용자들에게 어필할 만한 다재다능한 면이 있긴 하지만 제가 주로 쓰는 기능은 2단계의 접사 모드(매크로와 확대경 모드를 별도 버튼으로 간단하게 전환)와 손떨림 방지(거의 항상 켜놓고 씁니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그외에는 촬영 모드 중에서 풍경이냐 인물이냐에 따라 바꿔주는 정도가 되겠네요. 이것도 귀찮으면 완전 자동 모드로 설정해놓고 T10이 알아서 판단해 최적의 촬영을 할 수 있도록 맡겨주면 됩니다. 사용자로서는 이전보다 훨씬 더 무식하고 게을러져버린 셈이지만 저로서는 그저 만족스러울 따름입니다.
Posted by 신어지 Trackback 0 : Commen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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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tmrw 2007.07.26 11:04 신고

    카메라의 휴대성 절대 무시 못하는 부분이죠. 전 DSLR 이나 필카 가지고 다니는데 그나마 작은 사이즈인데도 크기가 원망스러울때가 많아요. 근데 님 카메라 정말 작구 디자인 이뿌네요. ㅋㅋ 갑자기 디카 똑닥이 지르고 싶은 맘이..쩝.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7.07.26 11:20 신고

      예전에 쓰던 니콘 4500을 사면서 나름 수동 기능에 대한 욕심을 부렸었거든요... 카메라는 좀 카메라답게 생겨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구요. 하지만 몇 년간 쓰면서 수동 모드는 정말 단 한번도 안쓰고, 어정쩡한 사이즈에 점점 가방에 넣고 다니기 싫어하는 저 자신을 보면서 그래 나한텐 무조건 코딱지만한 카메라다 라는 생각을 굳혔죠. 물론 지금의 T10도 매일 갖고 다니지는 않습니다만. ^^;;;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sunny cloud 2008.06.07 21:27 신고

    저도 하이엔드 카메라 팔고 지금 똑딱이 찾고있는 중이예요.
    소니 t시리즈중에 찾을려고 하는데 출시된지 오래긴 하지만 아직도 t10의 평이 좋아서,
    찾아보던중에 좋은 리뷰 보고갑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신어지 2008.06.08 16:23 신고

      DSLR을 사용하시다가 똑딱이로 바꾸시면 화질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으시겠네요. 여러 대의 사진기를 놓고 비교한다면 부족한 점이 있을테지만 T10 하나만 쓰다보니 별로 아쉬움을 못느끼고 있습니다. 디카도 정 붙이기 나름 아닌가 싶어요. 좋은 똑딱이 만나시길 바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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